배우처럼 액트아웃 - 보여주고 싶은 나, 원하는 나를 연출하는 생활연기훈련
이윤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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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일까. 모두가 각각 다른 대답을 내놓겠지만 고대부터 현재까지, 현자들은 '자신을 아는 것'이라 말해 왔다. 그 옛날에도 어려웠던 자아성찰은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진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적응하기에도 벅찬 우리는 무엇보다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을 뒷전에 둔 채 다른 이들과 진정한 소통을 하기는 힘든 법이다. 내가 나를 아는 것은 정말 어렵기만 한 일일까. 이제는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 다채로운 세상을 누리기 위해서는 앞으로만 향한 시선을 잠시 나에게로 돌릴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을 온전히 알고 싶은 평범한 우리에게 '액트아웃'이라는 방법을 제시한다. 연기를 하며 진짜 자신을 찾은 경험을 살려 생활연기 기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그는 여러 훈련을 통해 '현재의 나'를 분석하고 자신의 여러 역할을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나를 밖으로 꺼낸다'라는 뜻의 '액트아웃'. 내 속에 들어있는 것들을 꺼내는 과정에는 물론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누구이며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찾기 위해, 나아가 타인을 이해하고 유연하게 관계 맺기 위해서 이런 시도는 해봄직하다. 여기서 말하는 연기가 거짓으로 꾸며낸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최상의 모습을 보인다는 의미라는 걸 잊지 않는다면 훈련의 효과는 더 좋을 듯하다.

저자가 최고의 자신을 만나는 과정을 다도에 비유한 부분이 인상 깊다. 찻잎을 따서 찌고 덖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한 뒤 차를 우리고 잔에 담아 그 맛과 향을 음미하기까지의 시간 속에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정성이 깃들게 마련이다. 내면을 들여다보며 몸과 마음을 함께 다듬어 나가는 데는 이보다 더한 정성을 들여야 하지 않을까. 미처 몰랐던 나의 능력, 잠재력이 발휘되는 순간을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내 안에 숨어 있던 모습이 좋은 모습으로 드러나 살아가는 데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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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 해피엔딩
강화길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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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다운 삶이란 무엇일까. 박완서 작가의 8주기를 추모하며 29명의 작가들이 모여 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생전, 우리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가감 없이 바라보던 박완서 작가를 떠올리게 하는 글들이다. 우리는 때로는 우울하다가도 행복을 느끼고 절망하다가도 한순간 희망을 떠올린다. 사람 사는 데 별일이 다 있다 싶다가도 너무 무료해 무슨 일이든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한결같지만은 않은 우리네 인생이다.

작가들이 쓴 짧은 소설들은 이런 우리 모습을 다양하게 담고 있다. 이리저리 흔들리며 온갖 감정에 시달리는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나가는 걸까 생각하다가 그렇지, 이렇게 별것 아닌 일에 눈물을 쏟고 지나간 일을 후회하고 사랑하는 이와 멀어지기도 하는 거지. 그러다 친하지 않은 이의 말 한마디에 위로를 받기도 하고 애인의 옛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 마음의 온기를 느끼기도 하는 거지 하며 혼자 중얼거리게 된다. 김숨, 박민정, 백민석, 백수린, 이기호, 정세랑, 조남주 등 좋아하는 작가들의 글을 특히 재미있게 읽었는데 불안한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백수린의 '언제나 해피 엔딩'이 기억에 남는다. 다른 이들도 겪고 있을 불안, 끝도 없는 불안을 민주가 언젠가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눈물, 한숨, 기대, 사랑, 열정이 모두 담겨 있는 책 한 권을 보면서 박완서 작가의 작품들을 다시 정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지 않은 때의 이야기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문체를 오래도록 바라보고 싶다. 아마 앞으로의 삶도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으며 그렇게 살게 되겠지. 어쨌거나 늘 행복하지만은 않은 나의 삶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면서 나아가기로 한다. 사람답게 사는 것, 그게 중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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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성역 1 - 노아즈 아크, Novel Engine POP
카지오 신지 지음, toi8 그림, 구자용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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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영국의 의료 저널 란셋에서 2030년 한국인 기대 수명을 여성 90세, 남성 80세라고 예측했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는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이다. 중세 유럽인의 평균 수명이 30년이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오래 살고 있는 셈인데 딱히 놀랍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아주 느린 속도로 변하던 세계가 최근 백여 년 동안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로 빠르게 변한 데다 갈수록 더 많은 것들이 더 좋게, 더 편리하게 변하리라고 생각하는 믿음이 아주 굳건히 사람들의 마음을 지탱하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그렇다면 사람의 수명은 얼마나 더 연장될 수 있을까. 몇백 년 후에는 상상할 수없이 오래 살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닐지 심히 궁금하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수명의 길이뿐 아니라 많은 것이 변할 것이다. 지구의 환경, 의식주, 과학 기술 등 모든 것이. SF 소설을 볼 때마다 미래를 상상해본다. 수명이 늘어난 만큼 사람들이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지, 쉽게 파괴되지 않는 소재로 집을 만들게 될지, 오염된 물을 정화할 수 있는 기술이 생겨 죽어가는 바다와 강들을 되살릴 수 있을지 등을.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환경, 인구, 전쟁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할 것이다.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어져 점점 지구 밖으로까지 뻗어 나간다. 벌써부터 여러 나라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을 우주 개척에 쏟아붓고 있으니 언젠가는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지닌 행성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이고 그곳으로 가기 위한 방안도 마련되지 않을까 하는. 먼 훗날, 거대한 우주선에 수많은 사람들이 탑승해 다른 행성으로 이주할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 말이다.

3만 명을 태우고 170광년을 여행하는 노아즈 아크호를 보니 지금의 생활이 얼마나 만족스럽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는 우주선이지만 개인의 공간은 좁디좁고 활동을 제약하는 규칙은 또 얼마나 많은지. 우주선 밖으로는 한발 내딛지도 못하는 생활을 견뎌내는 사람들이 대단하게만 보인다. 몇백 년 동안의 여행, 몇 세대를 거친 이 여정의 끝에 어떤 환경이 기다리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면서도 목적지를 향해 가야만 하는 상황은 보는 것만으로도 불안하고 갑갑하다. 우주선에서 태어나고 자란 2세대, 3세대 들은 좀 나을 수도 있겠지만. 태양이 폭발하면서 지구가 없어져 목표 행성으로 가야만 한다는 이유를 어릴 때부터 학습한 이들은 그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홍수로 인류가 멸망할 때 노아의 방주에 탔던 소수의 사람들은 결국 살아남았다. 이들은 행복했을까. 인류의 명맥을 잇게 되어 만족하면서 살았을까. 그렇다면 지구의 멸망을 예측하고 지구를 빠져나간 3만 명, 노아즈 아크호의 승객들은 행복할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만 생각하고 있을까. 지구에 남겨진 나머지 사람들이 성간 이동 기술을 개발해 먼저 약속의 땅, 새로운 행성에 도착해 이를 갈며 자신들을 기다린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하는 이들은 사라진 지구를 애도하고 있는 걸까. 이 책에는 위기 상황에서 나타나는 극도의 이기심, 새로운 환경에서 서로를 결속하는 강렬한 복수심, 수명이 다한 지구에 남은 이들이 서로를 보듬는 이타심이 대비를 이루고 있다. 우주선 안에서 질서를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 새 행성에 출몰하는 괴물들과 싸우면서 척박한 환경을 개척하는 사람들, 지구에 남아 마지막 시간을 알차게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이제 어떻게 전개될까. 우주선은 무사히 새로운 행성에 도착할지, 새 행성에서 원시인처럼 살던 사람들은 문명을 이뤄낼지, 지구는 정말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일지가 궁금하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인류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사람의 본성은 어쩌면 이다지도 변하지 않는 것인지 신기하기도 하다. 성간 이동을 할 수 있는 기술이 있지만 새로운 행성에서는 맨몸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상황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핵 전쟁이 일어나 지구가 멸망한 뒤, 전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세상에서 원시인처럼 생활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소설이 떠오른다. 굳이 전쟁이 아니더라도 이상기후나 우주의 변화로 지구에 불운이 닥칠 수 있는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본다. 기술의 발달이 지구의 변화를 따라갈 수 없을 때 어떤 일들이 생길지 생각해보아야 할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나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때 우리의 삶도 한 단계 더 발전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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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아르테 미스터리 1
후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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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포스터가 아닌가 싶을 만큼 표지가 환상적이다. 이 이미지가 각인되어서인지 책 속 이야기가 애니메이션을 보듯 머릿속에서 재생되었다. 미련이 남아 죽어서도 이 땅을 뜨지 못하는 '사자'와 이들의 마음을 풀어주고 저세상으로 보내는 '사신'의 이야기는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다가온다.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죽음이지만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들의 사연이 안타깝다가 사신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가야할 길로 가는 모습을 보면 다행이다 싶어진다.

이들의 이야기는 비극적인 죽음보다는 살아있을 때 다하지 못한 일에 중점을 두고 있기에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오히려 삶과 죽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현실을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하는 듯하다. 사람은 소중한 것을 곁에 둔 채 다른 곳을 보고 있다가 그것을 잃은 후에야 그 가치를 깨닫곤 한다. 그러고는 후회를 하지만 곧 그에 대한 것은 망각한 채 같은 일을 반복한다. 간절함이 부족한 것일까, 옆에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고 말이다. 부모님의 따뜻한 애정, 나를 사랑하는 연인의 마음, 서로를 아끼는 친구의 우정, 이 모든 것이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의 무심한 마음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사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현재의 소중함을 깨달은 주인공은 아마도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지 않을까. 아무리 후회해도 바꿀 수 없는 일이 있다는 사실을 체득했으니 그의 인생은 그 전보다는 활기차게 흘러가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언젠가 세상을 뜨게 될 때 미련이 남지 않도록 마음이 하라고 하는 일들을 하나씩 하면서 살고 싶다. 나와 함께 하는 이들, 내 소중한 이들을 충분히 사랑하면서. 무언가 굉장히 그립고 아련한 기분이 들게 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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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츠드렁크 - 행복 지수 1위 핀란드 사람들이 행복한 진짜 이유
미스카 란타넨 지음, 김경영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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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을 불금이라고들 한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불타는 금요일이라는 말이 생긴 것은. 사람들은 이제 금요일 밤을 열렬하게 보낸다. 불금을 보내고 주말 동안 쉴 수 있으니 부담이 없다. 그런데 예전에는 그토록 좋던 불금이 십여 년 전부터 부담스럽기 시작했다. 체력이 달려서 그런가, 스트레스가 덜 쌓여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그냥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에 지쳐서 그런 것이었다. 어울려 맥주 한 잔씩 마시면 풀리던 기분이 더 이상 안 풀리면서부터 혼자 보내는 금요일 밤을 좋아하게 되었다. 편한 옷을 입고 맥주 한 캔과 감자칩을 준비해 영화를 트는 순간이 가장 좋다. 이제 좋아하는 것을 하는 나만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태평양처럼 넓어지는 것 같다. 아무에게도 어떤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흔하지 않기에 더 소중한 시간이다.

요즘에는 혼술 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밖에서 또는 집에서 혼자 술 마시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나만 알고 있던 것을 모두가 다 알게 된 기분이 들지만 좋은 것은 나누면 더 좋은 법이 아닐까. 혼자 느긋하게 즐기는 시간의 장점을 다들 알아챈 듯하다.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골라서 할 수 있다는 것은 무한한 만족감을 준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에게 혼술이 있듯 핀란드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문화가 있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공간에서 가장 편한 옷차림으로 술을 즐기는 것, 바로 '팬츠드렁크'다.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역시나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 스트레스를 받는 일들은 존재한다. 이를 팬츠드렁크로 푸는데 저자는 핀란드의 날씨와 인가의 밀집도 등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추측한다. 그러고 보면 지나치게 길고 춥고 어두운 겨울과 멀리 떨어진 집들이 팬츠드렁크를 더 활성화시켰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우리의 혼술과는 '몸과 마음의 휴식'이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된다.

이 책에는 팬츠드렁크를 위한 준비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준비물은 그리 어렵지 않게 갖출 수 있는데 함께 할 활동은 슬며시 웃게 되는 것들이 많다. 긴장을 풀고자 한다면 따라 해도 좋겠다. 혼자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이 책을 보면 분명히 팬츠드렁크를 하고 싶어질 것이다. 팬츠드렁크를 해야 하는 100가지 이유 목록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도 없을 뿐더러 맛있는 안주며 칵테일 레시피까지 나오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그림이며 글들이 팬츠드렁크를 할 때, 그 자유로운 순간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적절한 유머가 있는 글을 다 읽은 뒤에는 '발트해의 하얀 진주'라 불리는 헬싱키에 찾아가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백야가 나타나는 여름, 헬싱키의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환한 밤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버닝 리스트에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팬츠드렁크를 즐길 시간이다. 냉장고에 들어 있는 시원한 맥주를 꺼내기 전에 안주를 먼저 골라야겠다. 오늘은 감자칩에 초콜릿을 추가해 최고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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