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츠드렁크 - 행복 지수 1위 핀란드 사람들이 행복한 진짜 이유
미스카 란타넨 지음, 김경영 옮김 / 다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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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을 불금이라고들 한다.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불타는 금요일이라는 말이 생긴 것은. 사람들은 이제 금요일 밤을 열렬하게 보낸다. 불금을 보내고 주말 동안 쉴 수 있으니 부담이 없다. 그런데 예전에는 그토록 좋던 불금이 십여 년 전부터 부담스럽기 시작했다. 체력이 달려서 그런가, 스트레스가 덜 쌓여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그냥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에 지쳐서 그런 것이었다. 어울려 맥주 한 잔씩 마시면 풀리던 기분이 더 이상 안 풀리면서부터 혼자 보내는 금요일 밤을 좋아하게 되었다. 편한 옷을 입고 맥주 한 캔과 감자칩을 준비해 영화를 트는 순간이 가장 좋다. 이제 좋아하는 것을 하는 나만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태평양처럼 넓어지는 것 같다. 아무에게도 어떤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흔하지 않기에 더 소중한 시간이다.

요즘에는 혼술 하는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밖에서 또는 집에서 혼자 술 마시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나만 알고 있던 것을 모두가 다 알게 된 기분이 들지만 좋은 것은 나누면 더 좋은 법이 아닐까. 혼자 느긋하게 즐기는 시간의 장점을 다들 알아챈 듯하다.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골라서 할 수 있다는 것은 무한한 만족감을 준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에게 혼술이 있듯 핀란드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문화가 있다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공간에서 가장 편한 옷차림으로 술을 즐기는 것, 바로 '팬츠드렁크'다.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역시나 그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니 스트레스를 받는 일들은 존재한다. 이를 팬츠드렁크로 푸는데 저자는 핀란드의 날씨와 인가의 밀집도 등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추측한다. 그러고 보면 지나치게 길고 춥고 어두운 겨울과 멀리 떨어진 집들이 팬츠드렁크를 더 활성화시켰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우리의 혼술과는 '몸과 마음의 휴식'이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된다.

이 책에는 팬츠드렁크를 위한 준비물,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준비물은 그리 어렵지 않게 갖출 수 있는데 함께 할 활동은 슬며시 웃게 되는 것들이 많다. 긴장을 풀고자 한다면 따라 해도 좋겠다. 혼자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이 책을 보면 분명히 팬츠드렁크를 하고 싶어질 것이다. 팬츠드렁크를 해야 하는 100가지 이유 목록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도 없을 뿐더러 맛있는 안주며 칵테일 레시피까지 나오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그림이며 글들이 팬츠드렁크를 할 때, 그 자유로운 순간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적절한 유머가 있는 글을 다 읽은 뒤에는 '발트해의 하얀 진주'라 불리는 헬싱키에 찾아가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백야가 나타나는 여름, 헬싱키의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환한 밤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버닝 리스트에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팬츠드렁크를 즐길 시간이다. 냉장고에 들어 있는 시원한 맥주를 꺼내기 전에 안주를 먼저 골라야겠다. 오늘은 감자칩에 초콜릿을 추가해 최고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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