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관찰 백과 - 여왕개미, 일개미, 병정개미가 만드는 거대한 개미 제국 이야기 바이킹 어린이 과학 시리즈
베벌리 게르데만 지음, 이은경 옮김 / 바이킹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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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개미가 부지런히 열을 지어 움직입니다.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 뒤를 따라가지만 풀숲으로 들어가더니 자취를 감춥니다. 그 많은 개미는 어디로 간 걸까요? 어릴 때부터 개미를 보면 걸음을 멈추고 관찰했습니다. 몸집의 몇십 배나 되는 먹이를 물고, 이고 지고 가는 개미는 그렇게 작은데도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았습니다. 까만 개미, 빨간 개미, 날아다니는 개미는 크기도 다 달랐지요. 세상에는 참 많은 개미가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제 아이가 개미에 푹 빠졌습니다. 학교에서 집에 오는 길에 개미를 보면 가만히 앉아서 고개를 빼고 자세히 살핍니다. 집에 가자고 해도 조금만 조금만 하며 그 뒤를 따릅니다. 저는 이제 왕개미가 무서운데 아이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습니다. 사마귀, 장수풍뎅이, 개미를 줄곧 관찰하고 블록으로 만들고 그림을 그리더니 나름대로 친숙해졌나 봅니다. 그러니 아이가 다양한 개미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을 보고 함박웃음을 지은 건 당연하겠죠.


이 책에는 개미가 어디에 사는지, 어떻게 소통하고 무엇을 먹는지, 각 개미의 역할은 무엇인지 자세히 서술되어 있어요. 곤충 학자가 열심히 관찰한 내용이 담겨 있죠. 선사 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개미이니만큼 그 종류가 아주 많습니다. 공룡을 비롯한 대부분의 생물이 멸종할 때도 살아남은 개미는 생명력도 강하답니다. 잡식성인 개미는 지구 곳곳에서 무리를 지어 사는데 아마도 지구가 멸망하기 전까지는 번성하지 싶어요. 이번에 책을 읽으며 개미 군락이 상상보다 광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한 지역에 있는 모든 군락이 서로 연결되면 슈퍼 개미 군락이 만들어지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슈퍼 개미 군락은 길이가 6천 킬로미터에 이른다고 해요. 수십억 마리가 모여 있다니 굉장합니다. 몇 마리 정도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데 그렇게 많은 개미가 모여 있는 곳에 간다면 간담이 서늘해지지 않을까요. 토양에 공기를 공급하기도 하고 유기물을 분해하기도 하는 개미는 지구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되는 곤충이라고 해요. 작지만 강한 개미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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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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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민자의 딸인 케이시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미국 사회에 뿌리를 내린 부모처럼 살 생각이 없다. 화려한 인생을 꿈꾸는 그녀는 가부장적인 부모와 갈등을 빚으며 맨몸으로 사회로 뛰쳐나간다. 케이시는 이민자에게 쏟아지는 차별과 편견의 벽을 넘어 원하는 삶에 발을 디딜 수 있을까.

코리안 디아스포라 삼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이다. 일본에 정착한 한국인의 이야기인 <파친코>를 읽고 그 시대를 생생히 느낄 수 있어 감동했고 이민자의 고단한 삶에 무지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로 이민자로서 경계인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번 책은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자녀 세대를 통해 미국 사회에서 이주민들이 처한 위치를 짚으며 미국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애매한 상황에서 정체성을 찾으려는 인물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묘사한다.

작가는 케이시와 주변 인물들의 욕망과 선택을 선명히 드러낸다. 누구나 실수를 하며 티없이 깨끗한 사람은 없다는 것도 여실히 보여준다. 케이시의 선택을 두고 누구는 어리석다 비판하고 누구는 자신과 같다 여길 것이다. 사람들은 일, 사랑, 명예, 권력, 종교 등 각기 다른 가치를 마음에 품고 산다. 여기에 가정환경은 물론 인종, 계급 등의 사회적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결국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건 자기 자신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케이시는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아내리라 믿는다.

케이시가 사빈, 아이작과 저녁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아이작의 삼촌 이야기가 화제에 오르는데 그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지만 일에 대한 열정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랍비가 허락하지 않자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빈은 좋은 일을 할 기회를 뺏으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꿈을 꺾어버리는 일은 어떻게 보면 잔혹하지 않은가. 물론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반응은 달라질 테지만. 그렇다면 무엇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까. 무엇을 선택하든 자신이 원하는 일이 맞는지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은 필요할 듯하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두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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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크셔 시골에서 보낸 한 달
J. L. 카 지음, 이경아 옮김 / 뮤진트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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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때는 여행 에세이인 줄 알았다. 요크셔가 브론테 자매의 고향이 있는 지방이라 관심이 있었는데 책 소개 글을 보니 반갑게도 소설이지 뭔가. 1920년, 여름, 벽화 복원가, 고고학자, 전쟁, 후유증 같은 단어가 마음에 들어와 냅다 책을 읽기 시작했다. 오래전 이야기, 숨겨진 것들을 끄집어내는 이야기에 언제나 끌린다.

옥스갓비 역에 내린 버킨이 쏟아지는 비를 맞는 첫 장면은 처량하다. 말더듬증과 안면 경련증이 있는 사내, 어수룩해 보이는 버킨이 목사의 냉대를 견디며 벽화를 복원할 수 있을지 잠깐 걱정했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알고 보니 재치있는 사람이 아닌가. 상대의 말을 귀담아 듣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데다 유머까지 있다니. 그에게 서서히 마음이 기울었다. 첫인상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교회의 종루에서 바라보는 마을 풍경은 한없이 아름답고 그곳 사람들은 순박하고 따뜻하다. 종루에서 작업만 하던 버킨은 사다리를 내려가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진정한 평화를 느낀다. 벽에 켜켜이 쌓인 때를 벗기며 지옥 같았던 전쟁의 기억을 떨쳐내고 새 삶을 그리는 그의 모습은 옥스갓비에 처음 발을 디딘 순간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쟁의 후유증에 시달리는데다 아내의 배신에 상처까지 입은 인물이 낯선 곳에서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을 잔잔히 담은 소설을 읽으며 생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비극이 언제 닥쳐도 이상하지 않은 게 인생이지만 고난을 겪어 내고 다시 웃음을 지을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따사로운 햇살 아래 다정한 사람들과 어울린 시간은 생의 마지막까지 남을 추억이겠지. 왠지 아스라해지는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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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숙의 낭독시대 - 목소리 1인 크리에이터가 세상을 바꾼다
김형숙 지음 / 대경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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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 없었던 저자가 소리를 내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적, 외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에 마음이 끌렸다. 어떤 모임을 하든 처음에는 자기소개를 하기 마련인데 그때마다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다. 긴장하면 목소리가 떨리는데 말하면서 그걸 인식하는 순간 더 심하게 떨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듣지도 못한 채 할 말을 속으로 되뇐다. 심호흡을 한 뒤 말을 해도 때로는 떨게 되니 그 시간이 더 싫어진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나 자신이 움츠러드니 문제다. 초등학생 때 발표할 사람 손들라는 말을 들으면 선생님 눈을 피했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내 얘기 같아 책을 열심히 읽었다. 말끝을 얼버무리는 습관, 시선이 집중되는 걸 견디지 못하는 성격도 비슷하다. 저자처럼 낭독을 하면서 이런 습관들을 고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목소리가 좋은 친구가 있다. 말도 예쁘게 해서 자꾸 이야기하고 싶은 친구다. 좋은 목소리의 3요소가 호흡, 발성, 발음이라고 하는데 이 친구는 이걸 알고 연습이라도 한 걸까 아니면 타고난 걸까.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사는 친구라 목소리가 밝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저자도 이를 언급했다. 마음속에서 좋은 생각을 하면 좋은 말이 나오고 인생을 긍정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밝은 에너지는 활기찬 목소리로 나타나 대화 상대를 기분 좋게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존중하고 좋은 생각을 하고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연습한다면 소극적인 성격도 서서히 변할 수 있지 않을까. 발성 연습과 복식 호흡을 하면서 낭독을 하고 세상에서 하나뿐인 카드 뉴스도 만들면서 작은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면 좋겠다. 조금 전, 읽고 있는 소설을 소리 내어 읽고 녹음도 했다. 어색한 부분이 많구나.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차츰 다듬어나가면 언젠가는 다른 사람에게도 들려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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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동물대탐험 1 : 비글호의 푸른 유령 - 동물들의 숨바꼭질 '의태' 최재천의 동물대탐험 1
최재천 기획, 박현미 그림, 황혜영 글, 안선영 해설 / 다산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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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잔과 허클베리 핀, 톰 소여를 좋아한 소년은 친구들과 동네를 돌아다니며 즐겁게 놀았습니다. 공터와 개천, 풀숲이 있는 동네는 언제나 아이들의 훌륭한 놀이터가 되었지요. 올챙이, 방아깨비, 풀무치를 잡고 놀던 소년은 커서 생물학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생명과 자연에 대한 책을 많이 썼는데 늘 자연과 아이들은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고 해요. 이번에 나온 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생물학 동화인데 동물의 의태에 대해 알기 쉽게 쓴 책이에요. 개성 강한 아이들과 개미박사, 다윈 박사가 등장하는데 개미박사는 저자 본인을 캐릭터로 설정한 것 같아요. 친근한 외모에 호기심 많은 눈빛, 보이시나요? 거대한 거미줄에 매달리고 조종실 바깥에 달라붙기도 하는 개미박사는 은근히 웃겨요. 아이들은 개미박사와 비글호를 타고 이동하면서 친환경 재료로 만든 음식도 먹어보고 정글 탐사도 하고 개미박사의 장난에 시달리기도 하면서 자연과 친해진답니다. 의태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지요.


의태란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이나 무생물을 흉내 내거나 닮아서 혼동을 일으키는 현상을 의미해요. 겉보기에는 벌처럼 생겼지만 벌이 아닌 꽃등에, 꽃 흉내를 내면서 먹잇감을 유인하는 난초사마귀, 독이 있는 제왕나비와 무늬가 비슷한 총독나비 등을 예로 들 수 있어요. 저자는 이를 진화의 증거라고 이야기해요. 수백, 수천만 년에 걸쳐 변화가 쌓인 끝에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는 거지요. 그런데 이렇게 오랫동안 환경에 적응해 모습을 바꾼 동물이 위기에 처하는 경우가 있어요. 지구온난화로 갑자기 환경이 바뀌어 지금까지 장점이었던 흰색털이 단점이 되어버린 북극곰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얼음이 많이 녹아서 사냥할 곳을 잃은 북극곰은 숲으로 들어가기도 하는데 하얘서 눈에 잘 띄니 사냥하기가 어렵겠죠. 재미있는 동화를 읽으면서 환경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고민도 할 수 있는 책이라 주위에 권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 이야기는 무엇을 주제로 할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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