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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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이민자의 딸인 케이시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미국 사회에 뿌리를 내린 부모처럼 살 생각이 없다. 화려한 인생을 꿈꾸는 그녀는 가부장적인 부모와 갈등을 빚으며 맨몸으로 사회로 뛰쳐나간다. 케이시는 이민자에게 쏟아지는 차별과 편견의 벽을 넘어 원하는 삶에 발을 디딜 수 있을까.

코리안 디아스포라 삼부작 중 첫 번째 이야기이다. 일본에 정착한 한국인의 이야기인 <파친코>를 읽고 그 시대를 생생히 느낄 수 있어 감동했고 이민자의 고단한 삶에 무지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로 이민자로서 경계인의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이번 책은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자녀 세대를 통해 미국 사회에서 이주민들이 처한 위치를 짚으며 미국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애매한 상황에서 정체성을 찾으려는 인물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묘사한다.

작가는 케이시와 주변 인물들의 욕망과 선택을 선명히 드러낸다. 누구나 실수를 하며 티없이 깨끗한 사람은 없다는 것도 여실히 보여준다. 케이시의 선택을 두고 누구는 어리석다 비판하고 누구는 자신과 같다 여길 것이다. 사람들은 일, 사랑, 명예, 권력, 종교 등 각기 다른 가치를 마음에 품고 산다. 여기에 가정환경은 물론 인종, 계급 등의 사회적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결국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건 자기 자신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케이시는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아내리라 믿는다.

케이시가 사빈, 아이작과 저녁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아이작의 삼촌 이야기가 화제에 오르는데 그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지만 일에 대한 열정이 지나치다는 이유로 랍비가 허락하지 않자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빈은 좋은 일을 할 기회를 뺏으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꿈을 꺾어버리는 일은 어떻게 보면 잔혹하지 않은가. 물론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반응은 달라질 테지만. 그렇다면 무엇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까. 무엇을 선택하든 자신이 원하는 일이 맞는지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은 필요할 듯하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 두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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