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 꽃이야 국악 동요 그림책
류형선 지음, 이명애 그림 / 풀빛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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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노래를 흥얼거렸습니다. '산에 피어도 꽃이고 들에 피어도 꽃이고~' 가만히 들어보니 노랫말도 좋고 가락도 좋아서 크게 불러보라고 하고 들어봤지요. 가사를 다 못 외웠대요. 학교에서 배웠다고 유튜브를 틀어서 같이 보자고 해서 보면서 가사를 익히고 따라불렀습니다. 어렵지 않은 노래라 금방 익혔는데 입에 착 붙어서 하루종일 흥얼거리게 되었습니다. 꽃은 어디서나 피어납니다. 산이든 들이든 길가든 그 장소가 다르다고 해서 꽃이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지요. 산에 피어도 예쁘고 보도블럭 사이에 피어도 예쁘기만 해요. 봄이든 여름이든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에서나 마주하게 되는 꽃, 꽃만큼 기분 좋은 게 또 있을까요. 크고 화려한 꽃도 있고 작고 수수한 꽃도 있는데 어느 꽃이든 각자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습니다.


책 속에 피어난 꽃도 한결같이 아름답습니다. 산을 색색으로 물들이기도 하고 꽃집에 한가득 놓여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한껏 받기도 하지요. 입학식에 선 아이들의 가슴을 장식하기도 하고 울타리를 덮을 정도로 피어나 향기를 흩날리기도 하고요. 그리운 사람을 보러 가는 가족의 손에 들리기도 합니다. 우리도 그렇지요. 엄마 등에서 곤히 자고 있는 아기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도 모두 다 꽃입니다. 세상에 태어나 주변을 밝히는 고운 존재이지요. 존재만으로 사람들을 위로하는 꽃처럼 우리도 모두 똑같이 귀합니다. 아기부터 노인까지 모두 다른 얼굴을 가진 소중한 꽃입니다. 다채로운 색으로 가득한 책장을 넘기면서 노래를 불러봅니다.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 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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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딩요의 백년 건강 - 내과 의사 유튜버 ‘닥터딩요’가 알려주는 성인병의 오해와 진실
김태균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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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의사인 저자는 '닥터딩요'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성인병의 오해와 진실이 담긴 내용을 전하고 있다. 어릴 때 아파서 병원에 가면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무서웠다. 부모님이 질문을 하면 그다지 잘 설명해 주지도 않고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의사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궁금한 게 있어서 물어보면 자세히 설명해 주니 답답함이 사라져서 좋고 병원 이미지가 밝아져서 이제는 거부감이 없다. 저자도 어떻게든 환자가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비유를 들면서 쉽게 설명한다고 한다. 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나면서 사람들의 마음에 유사 의학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깨닫고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널리 알리고 싶어 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하는 그를 보니 열정이 대단하다 싶다.


성인병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이르는 말로 최근 '생활습관병'으로 개정되었다. 이 3대 만성질환의 원인은 유전, 노화, 생활습관으로 세 가지 모두 가볍게 볼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두 가지 이상의 생활습관병을 앓고 있을 만큼 흔하기 때문에 별일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심뇌혈관 질환이나 말기신부전 같은 중증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생활 습관을 교정하고 성인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이것이 어떤 병인지, 적절한 치료법은 무엇인지 인지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주위에 당뇨병에 걸린 사람이 있어서 당뇨병을 관리하는 방법이 나온 부분을 유심히 보았다. 당뇨병에 걸린 뒤 관리를 못하면 합병증으로 엄청난 고생을 하게 되니 정기적으로 당뇨병 진단 검사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건강한 밥상에 공을 들이는 게 중요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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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친구 웅진 세계그림책 216
샬롯 졸로토 지음, 벵자맹 쇼 그림,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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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풍경이 섬세하면서 생동감 있게 그려져 책장을 넘기면 눈앞에 숲이 보이는 느낌이 들어요. 나무와 꽃, 강과 새, 언덕과 집이 잘 어우러져 보면 볼수록 매력 있어요. 자연을 배경으로 친구와 만나고 헤어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실감 나게 그려낸 책을 읽으면서 사실 마음이 조금 아팠습니다. 강기슭이고 언덕이고 들판이고 어디든 함께 다니며 놀던 아이들이 갑자기 갈라지게 되거든요. 사실 한 명의 마음이 변해 말도 없이 다른 친구에게 간 것이긴 하지만요. 단짝이었던 두 아이가 개울 속에 있는 돌을 만질 때, 다락방에서 빗소리를 들을 때, 사과나무에 올라가 사과를 나눠 먹을 때, 아지트에서 책을 읽을 때 그 반짝이는 모습에 눈을 뗄 수 없었는데 한 명이 친구를 잃어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속상한 마음을 어쩔 수 없었어요.


어릴 때를 떠올리니 저렇게 말도 없이 관계를 끊은 적은 없지만 싸우고 나서 화해할 시간을 놓쳐 어색한 채로 멀어진 기억이 나네요. 어찌 됐든 친구와 멀어져 기분은 안 좋았지만 그 기간이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친한 친구들은 늘 있었거든요. 그런데 책 속 아이는 갑자기 다른 친구와 노는 아이를 숨어서 보기만 해요. 왜 그러는지 묻지도 못한 채로요. 자기와 했던 놀이들을 새 친구와 하는 모습에 너무 슬퍼 울다 잠드는 모습이 어찌나 안쓰러웠는지 몰라요.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꿈을 꾼 아이가 서서히 마음을 다스리고 새 친구를 만날 준비를 하는 장면에서 코끝이 찡했어요. 마음 맞는 친구와 즐겁게 놀면서 예전에 이런 단짝이 있었지 하고 아무렇지 않게 떠올릴 그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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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먼트
테디 웨인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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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는 사람이 친구가 되는 데에는 찰나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이야기가 잘 통해, 전에 이런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만큼 누군가와 친해진 경험이 한 번쯤은 있지 않은가. 문제는 영혼의 단짝이라 느껴 늘 함께 어울리다가 처음의 감정이 식어 멀어지는 경우이지 친해져 행복한 순간은 아닐 것이다. 주인공인 '나'와 빌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소설은 주인공의 기억으로 시작된다. '나'의 작품이 날카로운 말로 난도질당하는 순간에 구원으로 다가온 빌리! 곤혹스러워 사라지고 싶은 순간에 유일하게 자신을 옹호하는 빌리에게 관심이 생긴 '나'는 대화를 할수록 마음에 드는 빌리와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맨해튼의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나'는 형편이 어려운 빌리에게 남는 방을 제공하고 석사과정이 끝나 함께 작가가 될 미래를 그린다. 살아온 환경, 가치관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끝까지 잘 지낼 수 있을까.

젊을 때 만나 노년까지 우정을 지키며 사는 '나'와 빌리의 모습을 잠깐 상상하기도 했으나 사소한 일이 쌓여 오해도 그만큼 느는 것을 보고 행복한 결말은 아닐 거라 짐작했다. 1990년대에 사회가 제시하는 남성상과 거리가 멀었던 '나'와 그 반대의 입장에 서 있는 빌리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 작가를 꿈꾸지만 재능이 없어 괴로운 주인공에게 이론적인 지식은 전혀 없지만 뛰어난 재능으로 벌써부터 훌륭한 글을 쓰는 빌리는 질투조차 나지 않는 대단한 사람이다. 자신에게 없는 걸 가진 사람이 자신의 글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안도하는 '나'의 마음은 빌리가 자신에게서 멀어지기 시작하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들끓고 심각한 사건을 일으키고 만다. 이 소설은 '나'의 입장에서 서술되므로 그가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은 알 도리가 없다. 숨길 의도는 없었겠으나 관계가 정리되는 장면에서 드러나는 '나'의 진심에 조금 놀랐다.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게 두렵다고 고백한 그는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이 빌리이길 얼마나 바랐을까.


주인공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형편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면 결말은 다르게 흘러갔을 듯하다. 빌리에게 끌리는 마음이야 생겼겠지만 마음 나눌 친구는 여럿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만약이라는 가정은 허망하지만 왜 이렇게 안타까운지 모르겠다. 돌이킬 수 없는 옛일을 가끔씩 떠올릴 때 찾아올 아픔을 알아서일까. 마지막 문장을 보고 '나'와 빌리가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가 즐겨 찾던 술집으로 향하는 부분을 찾아서 다시 읽었다. 빌리를 이끌던 '나'와, 기꺼이 함께 가던 빌리. 주위 남자들과 다른 성격 탓에 위축된 '나'와 내세울 게 없는 동네 출신이라는 이유로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빌리는 어쩐지 비슷해 보였다. 술집에서 만난 노인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하며 건넨 빌리의 말이 마지막 장면과 겹쳐지며 여운을 남긴다. 그래, 간절히 꿈꿨던 일을 포기하고 산다고 해서 존재 의미가 사라지는 건 아닐 테다. 지금 여기서 삶을 꾸리고 있는 것보다 중요한 게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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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
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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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이 일상이 되어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월등히 높은 우리나라에서 이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유명한 가게 앞에는 끝을 알 수 없는 줄이 늘어선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절이 뭐냐는 듯 이런 장소들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예전처럼 거리낌 없이 외출하는 일상으로 돌아간 것도 아닌데 어떻게 된 일일까. 예전과는 달리 매장에 들어가면 본인 인증을 해야 하고 머무는 시간도 한정되어 있지만 불편함을 감내하면서도 이런 공간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저자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충족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매장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주목하면서 그것을 채우기 위해 기존과 다른 기준과 방식을 세울 필요가 있음을 알리고 있다.


저자는 컨설팅 전문가로서 고객들이 안전하게 느끼고 머물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공간을 소개하고 있는데 사진으로만 봐도 멋진 곳이 많아서 가면 좋겠다 싶은 곳들을 적어 놓았다. 책 내용 중 청결에 대한 기준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보기에도 깨끗하고 실제로 관리도 엄격하게 해야 하며 그 기준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 '가장 예민한 사람'을 따라야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부러 외출을 줄이고 집에 있다가 마음먹고 찾은 카페에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았다고 치자.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좌석 간격이 좁아서 옆에 있는 사람이 먹는 음식 냄새가 콧속으로 들어온다거나 바닥 청소가 제대로 안 되어 있다면 불쾌감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이제 사람들은 예전과 비할 수 없는 기대치를 가지고 마음에 드는 공간을 찾는다. 이를 채울 수 있는 공간은 아마도 오래 살아남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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