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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
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평점 :

비대면이 일상이 되어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말이 많이 들린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월등히 높은 우리나라에서 이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유명한 가게 앞에는 끝을 알 수 없는 줄이 늘어선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절이 뭐냐는 듯 이런 장소들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예전처럼 거리낌 없이 외출하는 일상으로 돌아간 것도 아닌데 어떻게 된 일일까. 예전과는 달리 매장에 들어가면 본인 인증을 해야 하고 머무는 시간도 한정되어 있지만 불편함을 감내하면서도 이런 공간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저자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충족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매장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주목하면서 그것을 채우기 위해 기존과 다른 기준과 방식을 세울 필요가 있음을 알리고 있다.
저자는 컨설팅 전문가로서 고객들이 안전하게 느끼고 머물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공간을 소개하고 있는데 사진으로만 봐도 멋진 곳이 많아서 가면 좋겠다 싶은 곳들을 적어 놓았다. 책 내용 중 청결에 대한 기준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보기에도 깨끗하고 실제로 관리도 엄격하게 해야 하며 그 기준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 '가장 예민한 사람'을 따라야 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일부러 외출을 줄이고 집에 있다가 마음먹고 찾은 카페에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았다고 치자.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좌석 간격이 좁아서 옆에 있는 사람이 먹는 음식 냄새가 콧속으로 들어온다거나 바닥 청소가 제대로 안 되어 있다면 불쾌감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이제 사람들은 예전과 비할 수 없는 기대치를 가지고 마음에 드는 공간을 찾는다. 이를 채울 수 있는 공간은 아마도 오래 살아남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