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마지막 바이올린 생각쑥쑥문고 12
안나 만소 지음, 가브리엘 살바도 그림, 오세웅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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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들은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즐거움을 얻지요. <아빠의 마지막 바이올린>의 주인공, 옥타비오는 아빠가 바이올린을 만드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취미입니다. 매일 학교에서 돌아와 오후 내내 작업실에서 바이올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데도 전혀 지겹지가 않습니다. 옥타비오는 아빠가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아빠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빠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거든요. 할머니의 표현대로라면 손가락이 탭댄스를 추게 된 것이지요.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진귀한 물건 수집가들이 아빠의 작업실에 나타나서 마지막 바이올린을 만들어달라고 합니다. 아빠는 옥타비오를 조수로 삼아 함께 바이올린을 만들어 나가지요. 바이올린의 색깔, 사운드 포스트의 재질 등 많은 것을 스스로 선택하면서 옥타비오는 점점 바이올린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며 행복을 느낍니다.

바이올린이 완성되고 옥타비오의 생일이 되었습니다. 그날 옥타비오는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됩니다. 바로 바로 아빠의 마지막 바이올린! 아빠는 자신의 바이올린이 연주되지 않는 바이올린, 장식장 안에 갇혀 있어야만 하는 바이올린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이지요. 이제 아빠는 현악기 제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기로 합니다. 마지막 바이올린의 주인이 된 옥타비오는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을 하고 아빠처럼 훌륭한 현악기 제작자가 되기로 마음먹지요. 옥타비오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될 거라는 아빠의 말처럼 옥타비오는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빠의 바이올린>에는 아빠와 아들의 고민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아빠는 평생 바이올린을 만들겠다는 꿈을 잃게 되어 수심이 가득하고 아들은 아빠가 너무 걱정되지요. 아빠를 힘껏 껴안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지만 아빠는 아들의 행동에 적잖이 위로를 받은 것 같습니다. 서로를 위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보며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옥타비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할머니나 옥타비오의 친구들을 보며 마음이 담긴 따뜻한 말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도 느낄 수 있었지요. 무엇보다 절망 앞에 무릎 꿇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아빠가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올바른 선택을 한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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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꺼버린 소년 온세상 그림책
폴 브라운 지음, 마크 오할런 그림, 고수미 옮김 / 미세기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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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없어진다면 이 세계는 어떻게 될까요?

지구뿐만 아니라 수많은 행성에 큰 변화가 일어나겠지요.

여기, 지구에는 사람이 더 이상 살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태양을 꺼버린 소년>을 보고 있자니 온 지구가 얼음으로 뒤덮이는 장면이 생각나 아찔합니다.

마르셀은 아이스크림을 좋아합니다.

그냥 좋아하는 게 아니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행복을 느낀답니다.

마르셀은 바닷가에 있는 의자에 앉아 아이스크림 먹는 게 너무 좋은데

태양이 내리쬐는 바람에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려 기분이 좋지 않아요.

곰곰이 생각하던 마르셀은 태양의 전원 스위치를 꺼 버리자는 마음을 먹습니다.

태양이 없으면 아이스크림도 녹지 않겠지요.

곧 설계도를 그리고 태양열 로켓을 만들기 시작하는 마르셀!

드디어 완성된 로켓을 타고 우주로 갑니다.

멀리 보이는 지구는 꼭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 같군요.

아이스크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우주로 간 마르셀은 우주복을 입고 태양 가까이로 가서 결국 태양을 끄는 데 성공합니다.

상상이 현실이 된 그 순간 얼마나 기뻤을까요.

이제 태양 때문에 녹는 일 없는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기만 합니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잠이 든 마르셀은 즐거운 꿈을 꿉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아침에 눈을 떠보니 큰 일이 났네요.

아침인데 밤인 것처럼 깜깜하고 신문에는 온통 무서운 얘기뿐입니다.

지구가 눈으로 덮이고 꽃과 나무가 죽어갑니다.

동물들은 사라지고 바다는 얼어붙었네요.

불과 몇 시간 사이에 너무 큰 변화가 일어났어요. 세계는 혼돈에 잠깁니다.

마르셀은 이 상황을 되돌려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큰 숟가락에 어마어마하게 큰 아이스크림을 발사할 생각을 하게 되지요. 태양으로요!

사람들이 몰려든 가운데 아이스크림을 날리는 마르셀.

이 장면을 보면서 창의력 번득이는 마르셀의 계획이 성공하기만을 바라게 됩니다.

과연 이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태양이 없어지면 어떻게 될지 생각하게 하는 <태양을 꺼버린 소년>은 초등 과학 교과 연계 도서입니다.

'낮과 밤이 달라요. 지구와 달, 온도와 열, 태양계와 별, 계절의 변화' 등의 내용과 연관이 되어 있지요.

교과서와 함께 봐도 좋을 것 같아요.

혼자 로켓을 만들고 태양 스위치를 끄고 아이스크림 덩어리를 날리는 마르셀을 보며 

아이들이 통통 튀는 생각을 실행에 옮기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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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됐나요?
아라이 료지 지음, 이경희 옮김 / 한솔수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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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꽁 언 눈을 보고, 차디 찬 바람을 맞으며 겨울을 보내다보면 마음까지 추워지는 것 같을 때가 있지요. 겨울이 좋기는 하지만 파릇파릇한 새싹을 보고 싶기도 하고 따뜻한 햇볕을 쬐고 싶기도 해서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때쯤 마음은 설레기 시작합니다.
생각해보면 봄은 소리 없이 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 겨울이 가나 싶은데 바로 따뜻해지거든요. 이제 5월인데 벌써 한여름 날씨가 계속되니 봄을 좀 더 잡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3월쯤 봄이 오던 순간을 느끼고 싶어 <준비됐나요?>를 읽었습니다.

한 아이가 집을 나섭니다.
두꺼운 옷을 입고 털모자, 목도리, 장갑까지 꼈네요. 밖은 아주 춥거든요.
아이는 강아지와 함께 공원을 산책합니다.

어느 순간 살랑살랑 바람이 붑니다.
볼을 간질이는 바람은 한기를 몰아내고 사람들의 마음속을 간질입니다.
폴짝 뛰어오르는 개구리와 물고기도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는군요.

모두 두꺼운 옷을 벗어던지고 봄을 느낍니다. 모두들 봄을 기다렸군요.
사람들과 나무, 나비와 새, 고양이와 강아지는 웃으며 봄을 맞이하고
집은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집안으로 봄바람을 들입니다.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표정과 몸짓,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그렇죠. 이게 바로 봄이죠. 온 세상이 깨어나는 봄이 왔네요.

누군가가 묻습니다. "준비됐나요?"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대답합니다. "준비됐어요!"
예쁜 목소리로 노래하는 새들이 대답합니다. "준비됐어요!"
봄이, 그리고 우리 모두 대답합니다. "준비됐어요!"

<준비됐나요?>는 봄이 오는 순간, 봄을 맞이하는 기쁨을 느끼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봄 햇살을 받아 눈부시도록 환한 풍경, 봄꽃이 활짝 피어 분홍색으로 물든 나무가 어쩌면 이렇게 예쁜지 모르겠습니다. 가벼워진 바람, 꽃망울을 터뜨리는 작은 꽃들, 연둣빛을 띤 연한 잎사귀들을 생각할 때마다 짧은 봄이 아쉬워집니다. 내년에 봄이 올 때는 깨어나는 봄을 사진기에 한껏 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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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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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소설이 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사랑이 아닌 <아낌없이 뺏는 사랑>입니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지요. 따뜻한 사랑과는 거리가 먼 내용이라는 것을요. 이 이야기는 사랑이라는 요소가 없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사랑으로 인해 누군가는 비할 데 없이 비참해지고 누군가는 목숨을 잃으며 누군가는 배반당한다는 것이지요. 이 책을 읽다보면 사랑은 모든 이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이야기는 우리의 불쌍한 주인공, 조지의 등장으로 시작됩니다. 폴리스 라인이 쳐진 집 안으로 몰래 들어가 책 한 권을 찾아내는 그의 행동이 수상합니다. '그녀'가 남겼다는 책은 어떤 의미일지, '그녀'는 누구일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궁금해지게 하는 프롤로그입니다. 이 소설은 기막힌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과 20년 전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구성으로 전개됩니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주인공들의 심리를 잘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에 한 부분도 허투루 볼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을 읽고자 하는 사람은 일단 책을 읽기 시작하면 웬만한 일로는 책을 덮을 수 없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네요.

 

오매불망 기다리던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20년 만에 리아나를 만난 조지를 보니 그 기분이 조금은 짐작됩니다. 그녀는 과거보다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나 그에게 미소를 보내고 그는 같은 인물에게 다시 반하고 말지요. 만나자마자 전 애인에게 훔친 거액을 대신 돌려달라는 부탁하는 그녀는 가냘픈 모습으로 보호본능을 자극합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거절하지 못하는 그의 인생은 거기서부터 꼬이기 시작합니다. 리아나를 잊지 못해 애인을 한없이 기다리게 하는 조지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 생각됐겠지요. 설사 뒤에 일어날 일들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순간에 거절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거절하지 못한 채 똑같은 일을 겪게 되었으리라 봅니다.

 

20년 전 처음 만났을 때는 오드리, 그 뒤로는 리아나, 현재는 제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그녀. 조지의 기억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밝혀지는 리아나의 행적은 그녀가 위험인물임을 드러냅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녀를 보호하고자 하는 조지는 세월이 지나도 마음이 변치 않는 드문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 사랑을 받는 기분은 참 좋을 것만 같은데 그를 이용하기만 하는 리아나를 보니 착잡한 마음이 듭니다. 그녀가 자라온 환경이 불우했다고는 하나 거리낌 없이 사람을 해치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타인을 조종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과거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변신하는 데 능한 그녀의 재능에 감탄을 해야 할 지경입니다.

 

리아나가 넘겨준 돈 가방을 별 일 없이 그녀의 전 애인에게 돌려주고 기분 좋게 돌아온 조지는 다음날 느닷없이 살인용의자가 되고 맙니다. 그가 돌아가고 난 뒤 돈을 돌려받은 사람이 살해되었기 때문이지요. 조지는 그제야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감을 느끼지만 리아나에게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거라고 굳게 믿습니다. 사랑에 눈 먼 사람의 전형적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조지가 철저히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은 책을 읽고 있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정작 그만 모른다는 사실이 슬프게 느껴집니다. 진짜 살인자를 쫓는 조지가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지, 그것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해결할 수 있을지 점점 궁금해지는 가운데 사건은 급물살을 타게 되는데 마지막 장을 보기 전까지는 어떤 예측도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책을 덮으니 '쇼생크 탈출'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릅니다. 실제로 이렇게 가슴 뭉클한 장면이 연출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요. 영화 '건축학개론'을 본 많은 남성들이 첫사랑의 추억에 빠져 허우적거렸지요. 그들이 <아낌없이 뺏는 사랑>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합니다. 첫사랑의 환상에서 살짝 깨어나는 사람도 있을 것 같고 자신이 이용당했음을 깨닫지만 위협을 당하고 있을 리아나를 구하려 하는 조지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보는 사람도 있을 것 같네요. 사랑이란 머리로 생각한 대로 되는 게 아니지요.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라 어떤 사람의 사랑이 어리석다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조지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리아나의 마음 한편에는 조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기를 바라고 싶네요. 그게 아니라면 당할 만큼 당한 조지가 너무 가여워질 것 같거든요.

 

<아낌없이 뺏는 사랑>이라는 제목은 원제인 'THE GIRL WITH A CLOCK FOR A HEART'보다 전체적인 내용을 잘 나타낸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강렬한 색의 표지를 봤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던 가제본이라 실제로 붉은 색 계통의 표지로 발행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강렬한 표지와 어울리는 치명적인 매력의 리아나 덕에 최근 접한 소설 중 가장 재밌게 읽을 수 있었지 않았나 싶네요. 어떤 부분에서는 그녀가 이해가 되기도 해 무작정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인 것 같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작가의 후속작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이제는 책이 발행될 날을 기다려야겠네요. 소설이 어떤 옷을 입고 나올지 참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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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누가 돌보지? - 엄마를 위한, 엄마에 의한, 엄마들의 마을 공동체
C. J. 슈나이더 지음, 조은경 옮김 / 서유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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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있는 집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생각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낸 듯 보입니다. 엄마들의 공동체인 마을을 만들자는 취지로 써내려간 이 책은 엄마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활동적이고 독립적이었던 저자가 아이를 세 명 낳고나서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첫 이야기에서부터 충분히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곁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절망적인 상황에서 다른 엄마들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을 추스를 수 있었던 그녀는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이제 그녀는 엄마들에게 '엄마들이 서로의 마음을 연결하고 모으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게 됐습니다.

 

수천 년 동안 인간은 공동생활을 했습니다. 환경적으로 함께 사는 것이 모두에게 이로웠기 때문이지요.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 외에도 돌봐줄 어른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놀며 자랐고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어른들, '알로마더', '알로페어런츠' 가 함께 보살펴준 덕에 정서적으로 안정된 유년을 보낼 수 있었으리라 봅니다. 시대가 변해 현대 사람들은 핵가족 시대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여성들은 모두가 함께 하던 육아를 전적으로 혼자 감당하게 되었지요. 아이를 낳고 너무나 힘든 시기를 보낸 적이 있어서인지 요즘의 '엄마'를 혼자 극본을 쓰고 연출을 하고 연기까지 모두 하는 배우에 비유한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게 됩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떠오릅니다. 1980년대, 또 그 이전 시대에는 동네 사람들이 서로 친밀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이웃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던 정 많은 시대였지요. 그때는 지금보다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더 좋은 시대였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하루 종일 어울려 놀았고 친구 집에 가면 친구 엄마가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아 줬습니다. 엄마가 일이 생기면 옆집 아주머니가 아이를 돌봐줬고요.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한 집에서 밥을 먹곤 하던 그런 시대가 다시 오기는 힘들겠지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떠올리니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저자는 '협력은 우리 안에서 최고의 것을 이끌어 낸다'는 말을 인용하며 엄마들은 마을을 만들어 서로 돕기를 주저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이사해 혼자 하는 육아가 힘들던 차에 이 책을 보니 이제는 엄마들의 마을을 만들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낯선 사람과 관계 맺는 일에는 서툴지만 엄마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정성을 들이고 노력을 한다면 마음 맞는 엄마들과 마을공동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엄마의 친자매는 아니지만 이모의 역할을 즐기며 서로의 아이들을 돌보고 엄마끼리 우정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단 몇 명이 되었든 서로의 아이들에게 알로마더가 된다는 것은 정말 값진 경험이 되리라 봅니다. 엄마들과 육아를 공유하며 혼자가 아님을 느끼고 전보다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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