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누가 돌보지? - 엄마를 위한, 엄마에 의한, 엄마들의 마을 공동체
C. J. 슈나이더 지음, 조은경 옮김 / 서유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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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있는 집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자의 생각을 그림으로 잘 표현해낸 듯 보입니다. 엄마들의 공동체인 마을을 만들자는 취지로 써내려간 이 책은 엄마라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활동적이고 독립적이었던 저자가 아이를 세 명 낳고나서 정신적으로 무너지는 첫 이야기에서부터 충분히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곁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절망적인 상황에서 다른 엄마들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을 추스를 수 있었던 그녀는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이제 그녀는 엄마들에게 '엄마들이 서로의 마음을 연결하고 모으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게 됐습니다.

 

수천 년 동안 인간은 공동생활을 했습니다. 환경적으로 함께 사는 것이 모두에게 이로웠기 때문이지요.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 외에도 돌봐줄 어른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놀며 자랐고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어른들, '알로마더', '알로페어런츠' 가 함께 보살펴준 덕에 정서적으로 안정된 유년을 보낼 수 있었으리라 봅니다. 시대가 변해 현대 사람들은 핵가족 시대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여성들은 모두가 함께 하던 육아를 전적으로 혼자 감당하게 되었지요. 아이를 낳고 너무나 힘든 시기를 보낸 적이 있어서인지 요즘의 '엄마'를 혼자 극본을 쓰고 연출을 하고 연기까지 모두 하는 배우에 비유한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게 됩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떠오릅니다. 1980년대, 또 그 이전 시대에는 동네 사람들이 서로 친밀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이웃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던 정 많은 시대였지요. 그때는 지금보다 아이들을 키우기에는 더 좋은 시대였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친구들과 하루 종일 어울려 놀았고 친구 집에 가면 친구 엄마가 아이들을 따뜻하게 맞아 줬습니다. 엄마가 일이 생기면 옆집 아주머니가 아이를 돌봐줬고요. 동네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한 집에서 밥을 먹곤 하던 그런 시대가 다시 오기는 힘들겠지요.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떠올리니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저자는 '협력은 우리 안에서 최고의 것을 이끌어 낸다'는 말을 인용하며 엄마들은 마을을 만들어 서로 돕기를 주저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이사해 혼자 하는 육아가 힘들던 차에 이 책을 보니 이제는 엄마들의 마을을 만들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낯선 사람과 관계 맺는 일에는 서툴지만 엄마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정성을 들이고 노력을 한다면 마음 맞는 엄마들과 마을공동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엄마의 친자매는 아니지만 이모의 역할을 즐기며 서로의 아이들을 돌보고 엄마끼리 우정을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단 몇 명이 되었든 서로의 아이들에게 알로마더가 된다는 것은 정말 값진 경험이 되리라 봅니다. 엄마들과 육아를 공유하며 혼자가 아님을 느끼고 전보다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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