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됐나요?
아라이 료지 지음, 이경희 옮김 / 한솔수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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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꽁꽁 언 눈을 보고, 차디 찬 바람을 맞으며 겨울을 보내다보면 마음까지 추워지는 것 같을 때가 있지요. 겨울이 좋기는 하지만 파릇파릇한 새싹을 보고 싶기도 하고 따뜻한 햇볕을 쬐고 싶기도 해서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때쯤 마음은 설레기 시작합니다.
생각해보면 봄은 소리 없이 오는 것 같습니다. 이제 겨울이 가나 싶은데 바로 따뜻해지거든요. 이제 5월인데 벌써 한여름 날씨가 계속되니 봄을 좀 더 잡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3월쯤 봄이 오던 순간을 느끼고 싶어 <준비됐나요?>를 읽었습니다.

한 아이가 집을 나섭니다.
두꺼운 옷을 입고 털모자, 목도리, 장갑까지 꼈네요. 밖은 아주 춥거든요.
아이는 강아지와 함께 공원을 산책합니다.

어느 순간 살랑살랑 바람이 붑니다.
볼을 간질이는 바람은 한기를 몰아내고 사람들의 마음속을 간질입니다.
폴짝 뛰어오르는 개구리와 물고기도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는군요.

모두 두꺼운 옷을 벗어던지고 봄을 느낍니다. 모두들 봄을 기다렸군요.
사람들과 나무, 나비와 새, 고양이와 강아지는 웃으며 봄을 맞이하고
집은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집안으로 봄바람을 들입니다.
사람들 한 명 한 명의 표정과 몸짓,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그렇죠. 이게 바로 봄이죠. 온 세상이 깨어나는 봄이 왔네요.

누군가가 묻습니다. "준비됐나요?"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대답합니다. "준비됐어요!"
예쁜 목소리로 노래하는 새들이 대답합니다. "준비됐어요!"
봄이, 그리고 우리 모두 대답합니다. "준비됐어요!"

<준비됐나요?>는 봄이 오는 순간, 봄을 맞이하는 기쁨을 느끼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봄 햇살을 받아 눈부시도록 환한 풍경, 봄꽃이 활짝 피어 분홍색으로 물든 나무가 어쩌면 이렇게 예쁜지 모르겠습니다. 가벼워진 바람, 꽃망울을 터뜨리는 작은 꽃들, 연둣빛을 띤 연한 잎사귀들을 생각할 때마다 짧은 봄이 아쉬워집니다. 내년에 봄이 올 때는 깨어나는 봄을 사진기에 한껏 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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