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트롱 : 달로 날아간 생쥐 - 멀티버스 인물동화 독깨비 (책콩 어린이) 46
토르벤 쿨만 지음, 윤혜정 옮김 / 책과콩나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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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트롱 달로 날아간 생쥐>는 멋지게 색이 바랜 것처럼 보이는 책이에요.

다락방에서 찾아낸 듯한 이 책에는 생쥐의 모험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그것도 60년이나 전에 있었던, 달 탐험 이야기예요.

하고자 하는 일에 매달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모험을 감행하는 이 작은 생쥐의 열정 넘치는 모습이 멋집니다.

누가 보더라도 감탄할 수밖에 없는 세밀한 그림은 생쥐의 모험을 더욱 실감나게 해준답니다.

밤마다 밤하늘을 관찰하는 생쥐가 있어요. 특히 달을 보는 것을 좋아해 매일 관찰한 것을 기록하기까지 한답니다.

똑똑한 이 생쥐는 다른 쥐들에게 달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아요.

달을 치즈라고 믿는 쥐들은 달이 커다란 돌로 이루어진 공이라는 말을 듣기조차 싫어했지요.

자신의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 힘이 빠진 생쥐는 누군가가 보낸 초대장을 받고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으로 여행을 떠나요.

그곳에서 늙은 쥐를 만나 생쥐 비행술의 역사를 들으며 달로 날아가는 첫 번째 생쥐가 되자고 마음먹게 되지요. 

하늘을 날아다니던 생쥐가 있었으니 분명히 달까지 날아갈 수 있을 거예요. 가보면 달이 치즈인지 아닌지 확실히 알 수 있겠지요.

집으로 돌아온 생쥐는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대학교에 가서 몰래 수업도 들으며 달로 가는 방법을 연구해요.

우주복을 만들고 우주선을 몇 번이나 만들어 가면서요.

탁상시계를 개조해 새총 우주선을 만들어 시험하고 롤러스케이트를 개조해 로켓 롤러스케이트를 만들다가 불을 내기도 하지요.

이렇게 바쁜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 소련의 스파이라는 혐의를 받아 쫓기는 신세가 돼버려요.

우주선을 시험하는 모습과 불을 낸 정황을 들켜버렸거든요.

생쥐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다시 도전하기 시작해요. 로켓 설계도를 그리고 부품을 찾아서 성공적으로 로켓을 만들었지요.

이륙준비를 하는데 생쥐를 찾는 사람들이 들이닥쳤어요. 생쥐는 정신을 차리고 잡히기 전에 가까스로 우주선을 발사시켰어요. 

생쥐는 아름다운 청록색 보석 같은 지구를 점점 뒤로한 채 우주여행을 떠나요. 그토록 보고 싶었던 달을 향해서! 

삼 일의 여행 끝에 달에 도착한 생쥐는 통통 뛰어다니며 달을 관찰해요. 분화구도 조사하고 암석도 살피지요.

생쥐는 다른 쥐들에게 보여줄 돌멩이를 챙긴 뒤 지구로 돌아옵니다. 이제 달에는 조그마한 생쥐 발자국이 수없이 찍혀 있어요.

깃발도 있어서 아무도 생쥐의 탐험을 의심하지 못할 거예요.

하고 싶었던 일을 제대로 해낸 생쥐는 정말 행복합니다. 이제 달을 치즈라고 생각하는 쥐는 한 마리도 없겠지요.

생쥐의 사진은 박물관에 있는 늙은 쥐의 비행기 사진 옆에 당당하게 붙을 거예요.

생쥐 비행술의 역사가 된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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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이 있는 집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35
맥 바넷 지음, 매트 마이어스 그림, 서남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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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를 연상시키는 표지입니다. 집 안에서 비치는 빨간 불빛이 무시무시하네요.

무엇인가에 쫓기는 듯한 아이는 정말로 놀란 표정입니다.
<규칙이 있는 집>은 유령이 나오는 집일까요?     

이 책은 두 남매의 이야기를 통해 '규칙'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규칙은 꼭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모든 규칙을 가리지 않고 착실히 지키는 이안과

규칙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지킬 생각도 없는 누나, 제니는 항상 아웅다웅하며 지냅니다.

서로 너무 다르거든요.

캠핑을 가서 노는 모습을 보면 둘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제니가 아빠와 물 속에서 신나게 놀 때 이안은 '음식을 먹은 뒤 한 시간 뒤에 물에 들어간다.'는

규칙을 지키기 위해 시계를 들여다보며 기다렸고,

제니가 아주 큰 나무 꼭대기에 있는 가지에 올라갈 때 이안은 아주 낮은 가지에 앉아 있었지요.

이안은 위험한 일은 하지 않는답니다. 

즐겁게 놀다 통나무집으로 들어왔는데 제니가 통나무집에 붙어 있던 규칙을 모조리 어기기 시작하네요.

진흙이 묻은 신발을 신고 러그 위를 지나가고 욕조를 쓴 뒤에 청소를 하지 않아 머리카락이 흩어져 있고

땔감을 다 쓰고 채워놓지 않고 빨간 방문까지 열어버립니다.

그 당시에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밤이 되니 엄청난 일이 일어납니다.

러그와 욕조, 벽난로가 괴물이 되어 규칙을 지키지 않은 제니를 잡아먹으려고 하네요.

이안은 혼자 도망갔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겁에 질린 누나를 구하러 멋지게 통나무집으로 돌아가지요.

수프로 변한 누나를 보게 되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이겠네요.

이안이 누나 앞을 막아서며 칫솔을 휘두릅니다.

이안도 잡아먹힐 뻔한 위기의 상황을 겪지만 사건은 희한한 방향으로 해결됩니다.

이 이야기를 읽다보니 정말 반전의 묘미가 있는 책이구나 싶더군요.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낼 수 있는 꾀라는 것을 무시하면 안 될 것 같네요.

규칙이 있는 통나무집에는 유령이 아니라 괴물이 있었습니다.

규칙을 어기면 죽음으로 죄를 묻는 괴물들!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존재들이네요.

이제 제니는 규칙을 지켜 나갈 것 같고 이안은 조금씩 융통성을 발휘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정에서는 아이의 바른 생활 습관을 위해 규칙을 만듭니다. 

물론 규칙은 지켜야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못 지킬 수도 있습니다.

모든 규칙을 무시하는 제니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를 좀 너그럽게 대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때로는 아이들이 규칙 때문에 답답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 같네요.

꼭 지켜야 할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집이라는 곳을 편안한 장소,

쉴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융통성 있는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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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철도 분실물센터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지음, 이윤희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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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그렇게나 많이 타고 다녔으면서도 분실물센터에는 가본 적이 없습니다. 졸다가 아끼던 3단 우산을 놓고 내렸을 때도, 빽빽한 사람들 틈에 귀걸이 한 짝을 떨어뜨렸을 때도 그냥 포기해버렸지요. 작은 물건들을 종종 두고 내렸었는데 잃어버린 물건이 분실물센터까지 가겠느냐는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하철 분실물센터에 매일 많은 물건들이 들어온다는 기사를 보면 주워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텐데 필요 이상으로 사람들을 불신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네요.
 
'펭귄철도 분실물센터'에도 사람들이 잃어버린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야마토기타 여객철도 나미하마선 유실물 보관소'라는 정식 명칭을 가지고 있는 이곳은 다른 분실물센터에 비해 특별한 점이 많습니다. 뒤뚱거리며 자박자박 걷는 귀여운 펭귄과 빨간 머리의 직원이 다정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만 해도 신기한 일인데 여기서는 승객이 잃어버린 물건을, 가져갈 마음을 정할 때까지 계속 맡아주기도 하니 정말 특별한 곳이지요. 처음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동물, 그것도 사람을 봐도 당황하지 않는 젠투펭귄을 보면 다들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어느새 펭귄의 까만 눈을 들여다보며 웃게 되고 어딘가 초연한 태도의 직원, 소헤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면서 상담 비슷한 것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분실물센터는 어떤 의미에서는 마법의 공간이라고 해도 될 듯합니다. 현실 같지 않은 곳에서 경계심을 풀고 웃음을 터뜨리던 이들은 잃어버린 물건과 함께 자신의 마음까지도 함께 찾아가곤 하니까요.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 속을 살고 있지만 마음을 열 상대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의 위로를 필요로 하게 되지요. 그 대상을 제대로 만나게 되는 날, 새로운 마음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꽉꽉 닫힌 마음을 가졌던 사람들이 펭귄과 소헤이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분실물센터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이야기는 뒷부분에서 서로 연결되며 감동을 줍니다. 우연히 만나며 지나치거나 새롭게 관계 맺는 인물들을 통해 전철 안에서 함께 있게 되는 많은 사람들이 어쩌면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게 합니다. 물건을 잃어버리면 주워갈 거라 생각했던, 못 믿을 사람 천지라고만 생각했던 그 생각은 너무 오만한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모두가 나와 같은 그냥 보통의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네요. 매일, 같이 출근을 하고 휴일에는 공원에서, 야구장에서, 동네에서 마주쳤을 많은 사람들을 상상해 봅니다. 이제 만원 지하철 안에서도 한결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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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숲 하늘파란상상 10
이정덕.우지현 지음 / 청어람주니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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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숲>은 딸이 그림을 그리고 어머니가 수를 놓아 만든 책이에요.

한 땀씩 수놓은 시간이 그대로 느껴지는 독특한 그림책이지요.

실의 느낌이 전해지는 것만 같아서 자꾸 만져보게 되네요.

모녀가 함께 작업해 아이들이 볼 책을 만드는 것은 참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아요.

책을 읽고 나니 나중에 아이가 좀 더 크면 함께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둘만의 특별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

이 책은 숲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건네고 있어요.

첫 장부터 한 아이가 등장하지요. 아이는 숲 속의 모든 것과 함께 합니다.

나무와 새, 나비, 다람쥐, 나무열매, 옹달샘 등 그 모든 것은 이 아이의 친구랍니다. 

아이는 숲 속에서 살아요. 숲에 가면 이 아이의 노래를 들을 수 있지요.

아이가 숲으로 놀러오라고 초대를 하네요. 함께 가보지 않을래요?

숲에서는 매순간 생명이 새로 생겨요.

봄이 되면 나뭇가지의 싹이 움트고 나무 옆에는 버섯이 생기지요.

새들은 알을 낳고 새끼가 태어나고요.

비가 내려 옹달샘이 생기고 동물들은 옹달샘으로 모여들어 물을 마셔요.

나무는 물을 빨아들여 예쁜 열매를 만들지요. 생명은 돌고 돌아 숲의 모든 것이 됩니다.

계속 반복되는 '내가 태어났어요'라는 문장의 비밀을 아이들이 금방 알아챌까요.

아마도 '나'는 바로 생명이라는 것을, 숲에 가면 그 생명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리듬감 있는 문장들을 통해 살아있는 숲의 리듬을 상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이들이 책을 읽고 당장 숲으로 가자고 할 수도 있으니

배낭부터 챙겨놓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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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의 온기 - 내가 먹은 채소에 관한 40가지 기억
김영주 지음, 홍명희 그림 / 지콜론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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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하고 푸르른 채소를 좋아합니다. 생각하면 힘이 나는 이 채소들은 각각 고유한 향과 맛이 있어 먹을 때마다 입이 즐겁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갖가지 나물과 채소무침을 먹은 덕에 잔병치레를 하지 않고 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지금껏 먹어왔던 채소를 떠올리게 합니다. 40가지나 되는 채소에 얽힌 저자의 추억을 공유하면서 덩달아 옛 추억을 더듬게 되는 책인 것 같습니다. 좋아하지만 그렇게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 채소에 대해서도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지요.

그대로 먹기도 하고 샐러드로, 구워서, 소스로 먹는 토마토, 장아찌나 피클로 만드는 양파와 오이, 구우면 고소한 맛을 내는 마늘, 가니쉬로 훌륭한 아스파라거스, 기침을 멎게 하는 맵고도 향긋한 생강, 시원한 국물 맛을 내는 무, 달콤한 맛이 간식으로 제격인 고구마 등 채소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보면서 참 재밌다 싶었습니다. 채소의 효능과 간단한 요리법도 볼만 했지만 언젠가 채소를 먹으며 했던 생각과 비슷한 내용도 있고 채소를 통해 위안을 얻던 상황들이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이지요.

텅 빈 주머니로 인해 책을 팔아 장을 보던 날, 생각보다 맛있었던 시금치나물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며 눈물을 글썽이고, 머릿속이 복잡할 때 샐러드를 만들려고 양상추를 뜯다가 고민도 같이 떨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그녀의 상황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앞날에 대한 불안으로 밤잠을 설치던 시기에 먹은 표고버섯 들깻국이 몸과 마음을 함께 녹이던 기억은 얼마나 따뜻할까요. 이런 기억들이 그때 만난 채소를 특별한 채소로 만들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오래 전, 외할머니는 봄이면 쑥버무리를 해서 가져오시곤 했습니다. 쑥향이 그윽한 쑥버무리는 별미였지요. 녹진한 찹쌀가루와 약간 마른 듯한 쑥이 어우러져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입안에 감돌았습니다. 그 뒤로 그렇게 맛있는 쑥버무리는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맛있다고 감탄하면서 먹는 제 모습에 흡족한 미소를 지으시던 외할머니가 그립습니다. 이제 쑥이 들어간 음식을 보면 외할머니의 미소가 떠오릅니다. 고사리, 도라지, 두릅, 곰취, 쑥 등 좋아하는 채소가 많지만 그 중에 제일은 앞으로도 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좋았던 추억을 떠올리게 되어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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