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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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공중그네>를 주로 잠자리에서 읽었다.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편한 옷차림에 긴장을 풀고 잠자리에 들어 이 책을 읽으면서 잠이 들곤 했다.
이 책은 이미 여러 사람의 입을 통해 오르내린 것처럼 코미디에 가까운 소설이다.
아무리 힘든 하루였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 아무 생각 없이 책 속으로 빠져드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 이 책 제목을 보았을 땐 도대체 어떤 책인지 매우 궁금했다. 서커스 단원의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공중그네라는 말과 함께 표지에도 피에로 비슷한 모습의 사람이 공중그네를 타는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 <공중그네>는 직업이 각기 다른 5명이 ‘이라부’라는 정신과 의사의 진료를 받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그런데 진료 과정이 시쳇말로 엽기적이다. 또 5명의 환자도 엽기적이긴 마찬가지다.
예컨대 뾰족한 것에 오금을 펴지 못하는 야쿠자 중간 보스. 야쿠자가 이쑤시개를 보기만 해도 식은땀을 흘리며 꼼짝 못한다니 말이 될법한 일인가.
장인이자 자신이 몸담고 있는 병원 원장의 가발을 벗겨버리고 싶어하는 사위. 감히 장인의 머리에 손을 대며 심지어 가발을 벗긴다는 게 있을 법한 일인가.
이런 유형의 환자들이 이라부를 찾아온다.

이라부의 치료 방식은 더욱 별나다. 오는 환자마다 일단 주사를 맞게 한다.
그리곤 각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엉뚱한 행동을 한다.
각 환자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게 하다. 예컨대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어하는 사위 환자와 함께 장인이 잠든 사이 가발을 벗기고 만다.
정말 꼭 다문 입에서 웃음이 새어나오고 손엔 진땀이 배어나오는 장면이다. 
 
어떤 일을 하지 못해서 생기는 병은 직접 해야 병이 안치된다는 것은 이부라는 아는 것일까.
아무튼 각 환자의 병(?)은 치유되고 읽는 이의 마음도 편안해진다. 
 
이 책의 저자는 어쩌면 이런 효과를 노렸는지도 모르겠다.
바쁜 현대 생활에 찌든 일반 사람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신적으로 공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라고 보고...
이들 자신이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길 바라는 게 저자의 심정이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정신과 의사 이라부의 치료법은 매우 단순하다.
그래서 책에선 이라부를 두고 천진난만하다느니 어린애 같다는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겐 작은 병이 있을 듯하다.
그것도 오랜 시간 그런 현상이 이어지면 얼마나 힘든 생활로 하루하루를 보낼까.
하고 싶은 일은 일단 해보라는 게 이라부의 주문이자 저자의 주문이다. 
 
또 거꾸로 의사 이라부처럼 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이라부는 환자와 함께 자신이 즐기는 듯한 인상을 준다.
환자를 접하면서 야쿠자 생활을 직접 체험하는가 하면 서커스의 공중그네를 직접 타본다. 또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야구를 시작한다.
그것도 매우 즐긴다. 오히려 환자가 이라부를 이상하게 생각한다.
환자를 진료해주기는커녕 이라부 자신이 즐기고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모든 일을 즐기면서 현대생활을 이어가라는 저자의 메시지일지 모른다는 말엔 이런 배경이 있다. 
 
이런저런 생각하지 않고 이 책을 읽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난다. 이상하다. 이라부를 만나러 가야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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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반양장)
앨빈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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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반가웠고 매우 놀랐다. <권력이동(Power Shift)>이란 책을 낸지 15년 만에 앨빈 토플러의 책이 나왔다는 소식이 나를 흥분시켰다. 또 77세의 나이에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라는 방대한 책을 냈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6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의 요점을 하나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추측건대 저자도 자신의 책 제목을 정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고민하는 데 쏟았을 것같다. 그럼에도 저자는 '부(富)'란 단어를 끄집어낸 데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부는 단순히 '페라리 2대를 소유했다'는 식의 의미가 아니다. 부란 욕망을 해소해주는 것이라는 게 앨빈 토플러의 시각이다. 따라서 부란 자동차나 돈일 수도 있으며 권력이나 지식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부와 돈은 동의어가 아니다. 잘못된 인식이 만연되어 있기는 하지만 돈은 여러 가지 부의 증거 혹은 상징적인 표현 중 하나에 불과하다. 때로 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살 수 있다. 따라서 누구든 부의 미래를 가장 포괄적으로 이해하려면 그 근원인 욕망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P37)
 
미국에 머물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이회장은 "기업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면서 경제가 과거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음을 표현했다. 이 같은 표현은 이 책에도 잘 나타나있다. 앨빈 토플러는 이를 강조하기 위해 '무용지식(Obsoledge)'이라는 신조어까지 동원했다. 지식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무용지물이 되므로 어떤 시점에서 (지식을) 취득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새로운 지식을 계속 확보해야 그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정한 지식을 취사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무수한 정보가 인터넷 등을 통해 매우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나오는 현실에서 '가짜'가 아닌 '진짜' 정보를 어떻게 분별하느냐는 이제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앨빈 토플러는 어제의 진실이 오늘의 진실이 아닐 수 있다고까지 표현하며 이를 구별해내는 능력이 미래의 부를 거머쥘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자는 또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이 속도의 충돌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경제 발전의 속도를 사회 제도나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시속 100마일'이란 표현으로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시속 100마일로 질주하는 자동차는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기관을 대변한다. 기업이나 사업체가 여기에 해당되는데, 이들은 사회 다른 부분의 변혁을 주도한다. (중략) 마지막으로 느림보 중에서도 가장 느리게 변화하는 것이 있다. 다름 아닌 법이다."(P63)
 
그는 이 '속도' 이론의 시각을 넓혔다. 부가 지역적으로 이동한다는 점에서 이는 '공간' 이론과 결합한다. 앨빈 토플러는 이를 '지각변동'이라고 칭했다. 현재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의 부가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로 옮겨지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런 지각변동 속의 한 중심에 있는 우리나라를 앨빈 토플러는 10페이지를 할애하면서까지 들춰냈다. 그는 한국이나 북한이 세계적인 '슈퍼파워(super-power)'와는 거리가 멀지만 전 세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북쪽이 탄도미사일과 핵탄두 기술을 확보했을 때, 두 국가 사이에서 발생하는 일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때문에 워싱턴과 북경에서부터 모스크바, 대만, 도쿄, 뉴델리에 이르는 국제 사회의 군사 및 외교 전문가, 언론인, 소설가, 정보기관 등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다양한 한반도 시나리오를 토해내고 있다. 이들 시나리오는 양 국가의 평화적 통일에서부터 전면적인 핵 전쟁까지 온갖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P491)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 앨빈 토플러는 책에서 부를 강조하고 있다. 부란 지식이다. 또 어떤 지식이 '진짜'인지 가려내는 분별력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지식엔 속도가 있어 빠르게 이를 잡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복합적인 부를 설명하기 위해 그의 1980년 저서 <제3의 물결(The Third Waves)>의 시나리오를 대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부의 제1의 물결은 '노동'이며 제2의 물결은 '산업주의'다. 제3의 물결은 '지식'이며 현재 우리는 제3의 물결에 휩쓸려 가고 있으며 이 물결의 흐름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지식을 석유에 비유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래의 세계는 석유 전쟁을 벌일 것이고 이같은 징조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이 전쟁을 통해 중동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나 캐나다가 모래에서 석유를 뽑아내는 것은 이젠 뉴스도 아니다. 일본 총리가 중앙아시아를 누비고 우리나라 대통령과 총리도 아프리카를 내 집 드나들듯 한다. 또 중국은 어떤가. 아예 현금 가방을 들고다닌다고 한다. 모두 석유를 구하기 위해서다. 또 각 나라가 태양열과 풍력을 이용한 재생에너지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앨빈 토플러는 이 같은 현실적인 상황을 지식에 연결하고 지식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석유와 지식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무엇보다 석유는 쓸수록 줄어들지만 지식은 사용할수록 더 많이 창조된다는 것이다. (중략) 지식은 본질적으로 무한하다. 지식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이러한 변화들은 현실 세계의 부, 즉 '누가 어떻게 부를 손에 넣느냐'하는 문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P160)
 
이 책이 미래를 예언할 수 없다. 하지만 예측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앨빈 토플러는 방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확실한 자료가 없인 한 줄도 쓰지 않았을 정도로 매우 치밀한 자료에 의존했다. 따라서 그 예측의 정확성을 매우 높였을 것임에 틀림없다. 이런 점 때문에라도 지금 시각에도 수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있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다만 각 국의 수뇌부와 경제인 등 '미래 결정자'들이 이 책의 방대함이나 앨빈 토플러의 명성에 끌려 어떤 결정을 내리지 않길 바란다. 이 책은 어떤 측면에선 매우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겠지만 미래의 '답안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또 매우 악의적으로 본다면 이 책은 미래의 예언을 가장한 '사기(詐欺)'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앨빈 토플러의 집대성 노력에 경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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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6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
강인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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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
 
#1 첫 대면

책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를 처음 대면하고 두 가지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나는 읽고 싶다는 생각.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42대)의 부인이자 현재 뉴욕주 상원의원인 힐러리 로댐 클린턴이란 인물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란 인물이 나란히 책 제목에 올랐기 때문이다. 미래의 미국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힐러리와 흑인이면서 여성으로 미국 국무장관 자리까지 오른 콘디(콘돌리자 라이스의 별칭)는 나의 관심 대상이었다.

또 다른 생각 하나는 표지에 대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현란한 표지들의 책 중에 단순한 멋을 풍기긴 하지만, 또 이렇게 보면 “ 참, 표지 신경 안 썼네”하는 생각도 든다. 그저 표지에 책 제목이 큼지막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 별다른 문양이나 디자인이 없다.
아무튼 이 책은 나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2 실망

그러나 책 내용 중 힐러리와 콘디와 직접 관련된 내용은 책 앞 부분 몇 페이지에 불과했다. 나머진 저자의 미국 특파원 시절 겪은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묶어 놓은 것에 불과했다.
대부분 이 책의 독자는 이런 점을 비판하고 아쉬워한다. 전체적인 책 내용으로 봐선, 예컨대 ‘미국 특파원 생활기’ 정도가 이 책의 제목으로 적당할 듯 싶다. 그럼에도 저자가 제목에 ‘힐러리’와 ‘콘디’를 등장시킨 배경을 두 가지로 유추할 수 있다. 우선, 기자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신문을 집어들면 첫 페이지부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제목이 시선을 끈다. 하지만 기사를 읽고나면 “뭐야, 별 내용 없는데… ”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우선 독자의 시선을 기사로 끌어들이는 제목에 기자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이런 습관(?)이 이 책에도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

또 저자는 자신의 몸값(?)을 책에 의연 중에 나타내고자 했을 지 모른다. 저자는 이미 두어 권의 책을 펴낸 것으로 안다. 바쁜 언론사 생활 속에서도 책을 쓴 것은 훗날 자신을 돌아볼 일기(日記)를 미리 써놓자는 심산이었을지 모른다. 한편 제목에 굵직한 정치인을 등장시킴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간접적으로 높이고자 했을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저자는 힐러리와 직접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오히려 저자는 힐러리와 콘디와 같은 지위 높은(?) 여성이 되고 싶은 마음을 책에 표현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 책 1장의 제목 ‘여자의 야망은 클수록 좋다’를 보면 당장 알 수 있다. 많은 여성에게 던지고 싶은 저자의 메시지이면서 자신을 마인드 컨트롤하는 수단으로 충분한 대목이다.
 
#3 다시 읽고 싶은…

그렇다고 이 책이 매우 개인적인 사생활을 시시콜콜 써놓은 개인 방랑기는 아니다. 실제 미국 정치와 정치인의 이이기가 주를 이룬다. 워싱턴 특파원으로서 저자의, 한국인의 눈에 비친 미국 정치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다. 여기까진 ”뭐 다른 책도 많은데… ”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저자가 여성이라는 점과 기자라는 점에서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사실 책을 두 번씩 읽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근 <이건희>란 책을 세 번 읽은 게 한 책을 가장 많이 읽은 경우다. 아무튼 이 책은 남성의 눈으로 본 미국 정치계가 아닌 여성의 눈으로 본 그것이다. 매우 세심한 면이 드러나 보인다. 예컨대 식사할 장소를 잡는 데도 이런저런 배려나 의중을 둔 대목이 그렇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현미경으로 미국 정치계를 둘러보는 듯한 요지경을 보는 듯했다.

또 책이 술술 읽힌다. 기자라서 쉽게 썼다. 아무리 초점이 좋은 기사라고 해도 어렵게 쓴 기사는 독자가 외면한다. 기자는 괜히 어려운 단어를 쓰려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진짜 기자는 기사를 쉽게 쓴다. 이 책의 저자는 글을 쉽게 썼다.
사족을 붙이자면 이 책은 필자의 직업과 저자의 직업이 같은 신문사 기자라는 점에서 더욱 또 읽고 싶은 책이 되고 말았다. 필자에게 부족한 부분이 이 책 내용에 듬성듬성 묻어있다. 다음에 이 책을 읽을 땐 그것을 집중해서 볼 생각이다.

<이 책의 인상깊은 내용>
 
“첫째, 살아 있는 개구리는 아침 일찍 먹어야 효과가 좋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먹어도 좋고 출근해서 일을 시작하면서 먹어도 된다. 하지만 늦으면 늦을수록 효과는 줄어든다.

둘째, 개구리가 여러 마리 있을 때는 그 중에서 가장 흉측하고 커다란 놈부터 잡아야 먹어야 한다. 작은 개구리를 몇 마리 잡아먹고 나서 개구리를 제대로 먹은 체하면 안 된다.

셋째, 그러면 큰 개구리는 도대체 어떻게 먹느냐. 코끼리를 먹는 방법과 똑같다. 한 입씩 차근차근 먹어치우다 보면 코끼리 한 마리도 다 먹을 수 있다. 제아무리 커다란 개구리라도 해도 그런 각오로 달려들면 다 먹을 수 있다.

여기서 ‘개구리’란 우리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 또는 가장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을 말한다.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노동자로 떠돌다가 세일즈를 시작한 브라이언 트레이시. 그는 세일즈를 하면서 ‘왜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더 잘할까?’라는 고민이 바탕이 되어 쓴 책 ‘Eat That Frog’를 종합하면 위와 같은 결론이 나온다.

자신을 돌아봐서, 언제나 시간이 부족거나, 늘 계획만 세우거나, 일의 우선 순위를 파악할 수 없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를 달고 다닌다면 흉측하고 큰 개구리를 먼저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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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 삶을 재발견하는 최고의 법칙
척 마틴 지음, 김명신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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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이렇다. 한 대기업의 자회사의 사장직을 맡은 빌(Bill)은 워커홀릭으로 회사일에 최선을 다한다. 그럼에도 실적은 좋아지지 않아 삶의 회의마저 느낀다. 이런 가운데 본사가 파견한 ‘선생’이란 이름의 사람을 만난다. 그는 경영개선 전문가이기 때문에 그를 통해 회사 정상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찬 빌은 첫 만남부터 실망한다.

회계장부 등 각종 회사 자료를 놓고 토론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선생’이 제안한 것은 ‘루나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자는 것. 바쁜 아침부터 한가하게 커피나 마시자는 제안이 미덥지 않았지만 일단 그의 제안에 따라 커피숍으로 향한다.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며 ‘선생’이 빌에게 제안한 것은 일을 하지말라는 것. 빌이 너무 일에 파묻혀 지내므로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본사가 보낸 사람이므로 빌은 일단 ‘선생’의 의견을 따르기로 한다. 그의 제안을 받아 행동하면서 자신이 변하고 회사가 변하는 것에 빌은 적지 않게 놀란다. 빌이 과거보다 적은 시간으로 더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다는 것으로 이 책의 내용은 마무리된다.
 
책 <관심>의 원제는 ‘Coffee at Luna‘s’다. ‘루나 커피숍’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신다는 것인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이 의미를 알 수 있었다. 한 대기업의 자회사의 사장직을 맡은 빌이 자신의 일과 삶을 변화시킨 장소가 그 커피숍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장소가 큰 의미를 지닌 것은 아니지만 커피를 마신다는 의미가 일하는 책상을 벗어난다는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일에서 떨어져 주위를 둘러보면서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이 책의 메시지다.
 
이 책은 일반 직원보다 CEO 특히 중소기업 CEO에게 매우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실적을 높이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게 중소기업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숨 고르기하면서 주위를 둘러봐야 새로운 안목도 생긴다. 이에 대해 ”한가한 생각“이라고 치부한다면 이 책의 의미는 없다. 하지만 같은 시간 또는 보다 적은 시간에 효율적인 성과를 내려한다면 매우 유용한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최근 동기부여나 성공관련 책이 과거 논술식 또는 이론식 나열 방식이었다면 최근엔 이야기나 대화를 가미하고 있다. 재미도 재미지만 내용을 알리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전달방식의 변화로 독자의 눈과 귀를 끌어들일 수 있다면 이 같은 방법의 전환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론을 억지로 이야기로 표현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어설픈 논리를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도 한 부분이 선명하지 못하다. 예컨대 ‘선생’이란 경영컨설턴트의 등장이다. 기업의 경영자문을 하는 사람이 이름도 없이 단순히 ‘선생’이라는 예명을 쓰고 한 기업의 대표와 기업의 운명을 논한다는 부분은 어설픈 설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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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休
반지인 지음 / 마음길(도서출판마음길,마음길어린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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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했던 2006년 장마가 끝난 다음 이 책 <그리고 休>(글.사진 반지인)을 접해서일까.
 눈 부신 햇살을 뒤로한 채 이 책을 읽는 맛이 산뜻했다.
 저자가 프로르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쉼표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어디 이 책을 읽어야한 휴식을 느낄 수 있을까만, 이 책의 글을 읽노라면 잊은 옛 기억을 뒤집게 된다.
 
 이 책은 크게 사계절로 나뉘어 있고 각 계절별 짧은 글들이 빼곡하다.
 글 한 꼭지에 사진이 꼭 붙어 있어 여유가 느껴진다.
 사진도 예사롭지 않다.
 저자는 사진에도 깊은 감각이 있는 모양이다.
 사진과 글이 잘 어울린다.
 또 사진은 로모(lomo)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사진을 감상하며 친절한 설명을 듣는듯하다.
 그만큼 쉬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이 책은 겨울에 출간됐어야 했다.
 따뜻한 커피가 그리운 겨울엔 이 책의 참 맛을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단어 하나의 의미가 깊다.
 때론 말장난 같기도 하고, 때론 비꼰 말투도 보인다.
 하지만 깊은 성찰을 주는 어구도 보인다.
 그래서 짧은 글이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의 장점 중에 또 다른 하나는 책을 읽다 말고 다른 일을 해야할 때 굳이 책갈피를 끼우지 않아도 좋다는 점이다.
 또 휴식이 필요할 때 이 책 어느 페이지부터 읽어도 전혀 지장이 없다.
 짧은 글이 단막극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너무 짧아 어떤 글은 詩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은 시집이자 수필집 또는 사진첩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자칫 니힐리즘으로 빠질 수 있을 정도로 글과 사진이 공허할 때도 있다.
 자칫 현실을 멀리 떠나야 할 것 같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글은 현실 속에서 잡은 소재로 구성되어 있어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글을 읽고나서 ‘멍’할뻔했다.
 
 이 책엔 CD가 부록으로 따라붙는다.
 힐링뮤직 연주그룹인 노튼(noton)의 곡이 수록되어 있다.
 힐링뮤직(healing music)이란 무언가를 회복시키는 음악이란 뜻이란다.
 프레스토(presto) 삶을 안단테(andante)로 바꾸려면 이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꼭 음악을 들어 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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