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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休
반지인 지음 / 마음길(도서출판마음길,마음길어린이)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지루했던 2006년 장마가 끝난 다음 이 책 <그리고 休>(글.사진 반지인)을 접해서일까.
눈 부신 햇살을 뒤로한 채 이 책을 읽는 맛이 산뜻했다.
저자가 프로르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쉼표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어디 이 책을 읽어야한 휴식을 느낄 수 있을까만, 이 책의 글을 읽노라면 잊은 옛 기억을 뒤집게 된다.
이 책은 크게 사계절로 나뉘어 있고 각 계절별 짧은 글들이 빼곡하다.
글 한 꼭지에 사진이 꼭 붙어 있어 여유가 느껴진다.
사진도 예사롭지 않다.
저자는 사진에도 깊은 감각이 있는 모양이다.
사진과 글이 잘 어울린다.
또 사진은 로모(lomo)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사진을 감상하며 친절한 설명을 듣는듯하다.
그만큼 쉬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이 책은 겨울에 출간됐어야 했다.
따뜻한 커피가 그리운 겨울엔 이 책의 참 맛을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단어 하나의 의미가 깊다.
때론 말장난 같기도 하고, 때론 비꼰 말투도 보인다.
하지만 깊은 성찰을 주는 어구도 보인다.
그래서 짧은 글이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의 장점 중에 또 다른 하나는 책을 읽다 말고 다른 일을 해야할 때 굳이 책갈피를 끼우지 않아도 좋다는 점이다.
또 휴식이 필요할 때 이 책 어느 페이지부터 읽어도 전혀 지장이 없다.
짧은 글이 단막극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너무 짧아 어떤 글은 詩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 책은 시집이자 수필집 또는 사진첩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자칫 니힐리즘으로 빠질 수 있을 정도로 글과 사진이 공허할 때도 있다.
자칫 현실을 멀리 떠나야 할 것 같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글은 현실 속에서 잡은 소재로 구성되어 있어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글을 읽고나서 ‘멍’할뻔했다.
이 책엔 CD가 부록으로 따라붙는다.
힐링뮤직 연주그룹인 노튼(noton)의 곡이 수록되어 있다.
힐링뮤직(healing music)이란 무언가를 회복시키는 음악이란 뜻이란다.
프레스토(presto) 삶을 안단테(andante)로 바꾸려면 이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꼭 음악을 들어 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