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
강인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
 
#1 첫 대면

책 <힐러리처럼 일하고 콘디처럼 승리하라>를 처음 대면하고 두 가지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하나는 읽고 싶다는 생각.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42대)의 부인이자 현재 뉴욕주 상원의원인 힐러리 로댐 클린턴이란 인물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란 인물이 나란히 책 제목에 올랐기 때문이다. 미래의 미국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힐러리와 흑인이면서 여성으로 미국 국무장관 자리까지 오른 콘디(콘돌리자 라이스의 별칭)는 나의 관심 대상이었다.

또 다른 생각 하나는 표지에 대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현란한 표지들의 책 중에 단순한 멋을 풍기긴 하지만, 또 이렇게 보면 “ 참, 표지 신경 안 썼네”하는 생각도 든다. 그저 표지에 책 제목이 큼지막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 별다른 문양이나 디자인이 없다.
아무튼 이 책은 나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2 실망

그러나 책 내용 중 힐러리와 콘디와 직접 관련된 내용은 책 앞 부분 몇 페이지에 불과했다. 나머진 저자의 미국 특파원 시절 겪은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묶어 놓은 것에 불과했다.
대부분 이 책의 독자는 이런 점을 비판하고 아쉬워한다. 전체적인 책 내용으로 봐선, 예컨대 ‘미국 특파원 생활기’ 정도가 이 책의 제목으로 적당할 듯 싶다. 그럼에도 저자가 제목에 ‘힐러리’와 ‘콘디’를 등장시킨 배경을 두 가지로 유추할 수 있다. 우선, 기자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신문을 집어들면 첫 페이지부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제목이 시선을 끈다. 하지만 기사를 읽고나면 “뭐야, 별 내용 없는데… ”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우선 독자의 시선을 기사로 끌어들이는 제목에 기자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이런 습관(?)이 이 책에도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

또 저자는 자신의 몸값(?)을 책에 의연 중에 나타내고자 했을 지 모른다. 저자는 이미 두어 권의 책을 펴낸 것으로 안다. 바쁜 언론사 생활 속에서도 책을 쓴 것은 훗날 자신을 돌아볼 일기(日記)를 미리 써놓자는 심산이었을지 모른다. 한편 제목에 굵직한 정치인을 등장시킴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간접적으로 높이고자 했을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저자는 힐러리와 직접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오히려 저자는 힐러리와 콘디와 같은 지위 높은(?) 여성이 되고 싶은 마음을 책에 표현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 책 1장의 제목 ‘여자의 야망은 클수록 좋다’를 보면 당장 알 수 있다. 많은 여성에게 던지고 싶은 저자의 메시지이면서 자신을 마인드 컨트롤하는 수단으로 충분한 대목이다.
 
#3 다시 읽고 싶은…

그렇다고 이 책이 매우 개인적인 사생활을 시시콜콜 써놓은 개인 방랑기는 아니다. 실제 미국 정치와 정치인의 이이기가 주를 이룬다. 워싱턴 특파원으로서 저자의, 한국인의 눈에 비친 미국 정치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다. 여기까진 ”뭐 다른 책도 많은데… ”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저자가 여성이라는 점과 기자라는 점에서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사실 책을 두 번씩 읽는 경우는 거의 없다. 최근 <이건희>란 책을 세 번 읽은 게 한 책을 가장 많이 읽은 경우다. 아무튼 이 책은 남성의 눈으로 본 미국 정치계가 아닌 여성의 눈으로 본 그것이다. 매우 세심한 면이 드러나 보인다. 예컨대 식사할 장소를 잡는 데도 이런저런 배려나 의중을 둔 대목이 그렇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현미경으로 미국 정치계를 둘러보는 듯한 요지경을 보는 듯했다.

또 책이 술술 읽힌다. 기자라서 쉽게 썼다. 아무리 초점이 좋은 기사라고 해도 어렵게 쓴 기사는 독자가 외면한다. 기자는 괜히 어려운 단어를 쓰려는 습성이 있다. 하지만 진짜 기자는 기사를 쉽게 쓴다. 이 책의 저자는 글을 쉽게 썼다.
사족을 붙이자면 이 책은 필자의 직업과 저자의 직업이 같은 신문사 기자라는 점에서 더욱 또 읽고 싶은 책이 되고 말았다. 필자에게 부족한 부분이 이 책 내용에 듬성듬성 묻어있다. 다음에 이 책을 읽을 땐 그것을 집중해서 볼 생각이다.

<이 책의 인상깊은 내용>
 
“첫째, 살아 있는 개구리는 아침 일찍 먹어야 효과가 좋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먹어도 좋고 출근해서 일을 시작하면서 먹어도 된다. 하지만 늦으면 늦을수록 효과는 줄어든다.

둘째, 개구리가 여러 마리 있을 때는 그 중에서 가장 흉측하고 커다란 놈부터 잡아야 먹어야 한다. 작은 개구리를 몇 마리 잡아먹고 나서 개구리를 제대로 먹은 체하면 안 된다.

셋째, 그러면 큰 개구리는 도대체 어떻게 먹느냐. 코끼리를 먹는 방법과 똑같다. 한 입씩 차근차근 먹어치우다 보면 코끼리 한 마리도 다 먹을 수 있다. 제아무리 커다란 개구리라도 해도 그런 각오로 달려들면 다 먹을 수 있다.

여기서 ‘개구리’란 우리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 또는 가장 어렵고 하기 싫은 일을 말한다.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노동자로 떠돌다가 세일즈를 시작한 브라이언 트레이시. 그는 세일즈를 하면서 ‘왜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더 잘할까?’라는 고민이 바탕이 되어 쓴 책 ‘Eat That Frog’를 종합하면 위와 같은 결론이 나온다.

자신을 돌아봐서, 언제나 시간이 부족거나, 늘 계획만 세우거나, 일의 우선 순위를 파악할 수 없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를 달고 다닌다면 흉측하고 큰 개구리를 먼저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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