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드리는 개 ㅣ 안온북스 사강 컬렉션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유진 옮김 / 안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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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리는 개 - 프랑수아즈 사강 (지은이), 김유진 (옮긴이) 안온북스 2023-11-20>

많은 작품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읽을 때마다 내 스스로 감탄을 하게 되는 작가들의 글이 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이 내게 손꼽는 그런 작가이다. 개인적으로 심리묘사에 감탄하고는 하는데, 이번 작품 역시 너무 좋았다. 

엎드리는 개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와 같다. 

주인공 게레는 27살의 탄광회사의 회계과 직원이다. 성실한 것 빼고는 딱히 두드러지는 점도 없는 그는 어느 날, 우연히 엄청난 고가의 보석을 발견한다.  보석을 발견하게 되고 난 후, 그가 하숙하고 있는 하숙집 주인, 늙은 여자 비롱부인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에 그들의 관계가 변한다. 그가 사람을 열일곱번이나 찌르고 보석을 쟁취한 인물이라고 여기는 비롱부인, 마리아. 게레 스스로는 자신의 삶을 비교하면 마리아의 삶은 모험과도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들은 사랑에 빠진다. 

작가에 대한 자세한 삶은 나도 잘 모른다. 그러나 작가가 그려내는 작품들은 왜인지 나이차이가 꽤나 많이 나는 커플들의 그림이 자주 그려지곤 한다. 

나이차이가 많다는 건, (남녀관계를 불문하고서라도) 한쪽의 경제적인 면에서 (이건 인간이 살아가면서 벗어나기 힘든 것이기도 하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안정감이라는 것이 생긴다. 예를 들면 패배의 신호에서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남자를 사랑한다. 혹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이 어리거나 비슷한 남자와 사랑을 해도 결국은 자신의 안정을 택한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작가는 자신이 등장시키는 인물들에게(전반적으로 다) 자신의 모습과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조금은 투영시킨다고 생각한다. 사강은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기대지 않고,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그런 온전한 사랑을 꿈꾸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자신이 무엇이든 많은 쪽이든, 적은 쪽이든간에 말이다. 작품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게는 점점 더 그렇게 느껴진다. 여자로서 온전히 사랑받고 싶었던 마음들이라고 해석하면 될까? 

엎드리는 개에서는 게레와 마리아의 모습에서 게레가 마리아의 눈에 비춰보이고 싶은 자신의 모습이 반복적으로 움츠러들었다가 다시 당당해지고 움츠러들고 한다. 타인에게 평가받는 자신의 모습이 아닌 자신의 모습으로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진부할 것 같으면서도 결코 진부하지 않는 그녀의 이야기, 이번 것도 너무 좋았다. 사강 최고…💛 

✏️ 이상하게도, 미친 듯이, 그는 이 침울하고 가혹한 여주인의 발 아래 무릎 꿇고 싶었다. 그는 그녀에게 피든 목숨이든 보석이든, 무엇이든 바치고 싶었다. 그녀의 시선을 다시 얻을 수만 있다면, 한번만 더, 존경과 욕망이 뒤섞인 그 기묘한 표정을……. 그녀가 자신을 사랑한 건 당연히 아니라고, 그는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그를 다시 본 것이다. 그를 존중하고, 수컷으로서 그리고 영웅으로서의 그를 마음에 들어한 것이다. 실제로 오늘 그녀가 게레에게서 보길 거부한 이 미지의 영웅과 수컷이라는 이미지는 니콜이 보내는 시선에서는 결코 발견할 수 없는 것이었다. 니콜은 모호함도 매력도 없는 너무나 단순한 이미지로 그를 바라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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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레퓨테이션: 명예 1~2 세트 - 전2권
세라 본 지음, 신솔잎 옮김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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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퓨테이션 - 세라 본 (지은이), 신솔잎 (옮긴이) 미디어창비 2023-11-22>

- 자만이 몰락을 부른다. 

- 엄마가 하원의원이 된다는 건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의미했다. 

- 요즘 10대 애들이 어떤지 엄마는 모른다. 툭 던지는 댓글과 날 선 농덤은 치익 라고 그어지는 성냥불과 같다. 순식간이 삶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 훗날 나는, 아이다 다른 여자아이의 명예를 훼손한 일이, 그리하여 자신의 명예까지 위험하게 만든 일이 내 명예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불러온 또 하나의 결정적 사건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 이렇게 작아지는 기분이 싫었다. 늘 감시와 미행을 당하는 것 같아 바짝 경계하며 무서워하는 것이. 

하원의원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여성 정치인. 엠마 웹스터. 스토킹과 협박을 받으면서 매일을 살아가는데.. 화려한 그 이면에는 이혼이 있었고, 딸 플로라는 친한 친구라 여겼던 아이에게 따돌림과 놀림을 당하고 있었다. ‘리벤지 포르노’라 불리는 범죄에 대해 특히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사랑하는 딸 플로라가 리벤지 포르노의 가해자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발견된 엠마의 집의 시체..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나갈 것인가, 

영상화가 확정된 이 책은 영상으로 보는 게 좀 더 재밌을 거 같단 생각을 하였다. 

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비밀과 야망 폭로가 빠질 수 없다. 아마도 이런 류의 책은 이런 것들을 파헤지는 재미가 있어 특히나 인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술술 읽히지만, 등장인물마다의 이야기는 또 다른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법정스릴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권력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반전으로 가는 과정 또한 즐긴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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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의 살림 일력 365 - 일상을 돌보는 다정한 시간
정이숙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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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의 살림 일력 365 - 정이숙 (지은이) 라이프앤페이지 2023-12-01>

이런 책 너무 너무 좋다!! 
책이라고 해야 하나, 일력이라고 해야하나! 일력이라고 되어 있지만, 책과도 같으니!! 헤헤 

결혼한 지 13년 차인 나는 어쨌든 분류하자면 “전업주부”이다. 전업주부라고 해서 살림을 척척 잘 해낼 거라고 생각하면 그건 큰 오산이다. 하핫, 

결혼하기 전까지는 내 물건만 정리만 하면 되었다. 
내 엄마도 전업주부였기 때문이다. 전업주부라.. 어쨌든 살림을 돌본다는 건데, 생각보다 손도 많이 가고 알아야 할 것도 많은, 예전에 이력서 쓸 때 참 많이 쓰던 말인데, 
일할 때는 스폐셜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했었나.. 제너럴리스트가 된다고 했었다.. 

굳이 영역을 따지자면 살림을 꾸리는 사람이야말로 제너럴리스트의 대표주자가 아닐까? 그 안에서도 요리 분야, 청소 분야, 정리&수납 분야 등의 스폐셜리스트들이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제너럴리스트들에게 스폐셜리스트가 될 기회를 준다. 그것도 일년 365일 내내 말이다!

매월 첫날, 그 달의 살림의 주요 포인트를 설명하고, 제철 식재료, 그걸 알았으면 구입과 보관법,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와 레시피, 계절 청소 루틴, 청소와 세탁, 정리정돈을 하는 법, 살림을 위한 정보, 살림의 힘에 대한 이야기들을 매일 들려준다. 

스스로가 살림을 잘한다고 생각하면 앎의 포인트로, 잘 못한다고 생각하면 매일 새로운 정보를 머릿속에, 그리고 잊어버렸다면 다음 해에 또 기억하면 되는 거다!! 

덤으로, 남편도, 아이도 매일 읽을 수 있다. 타인에게도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읽다보면 당연히 아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근데 그건 읽어봐야 당연하다고 여기는 걸 수도 있다. 아는 것도 다시 한번 보고 점검하자. 살림이 점점 재밌어질수도!! 

나의 일력이 이렇게 또 추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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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 - 내 마음을 다시 피어나게 하는 그림 50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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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 - 정여울 (지은이), 이승원 (사진) 웅진지식하우스 2023-11-10>

미술 쪽은 왜 봐도봐도 나는 잘 모르겠는가!! 
그런 내게 미술쪽으로 서평단을 신청해도, 읽어도 사실 쌓이는 게 거의 없는 것 같아서 이제.. 미술 쪽은 신청하지 말아야겠다. 욕심부리지 말아야지. 했는데!!

하니포터를 할 때 #문학이필요한시간 을 읽고 완전 반했던 정여울 작가님의 미술이야기라서 이건 너무너무 읽어보고 싶어서 신청했다! 잘했다 ^-^
 
그림에 대해 뭘 몰라도, 작가가 느껴온 것들을 오히려 더 잘 느껴보면서 아, 이렇게 그림을 느껴봐도 되는구나. 이런 식으로도 이해해볼 수 있구나. 물론 작가나 그림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조차도 괜찮다는 걸 이번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특히나 책 읽기와 글쓰기를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너무나도 곳곳에 묻어나 있어서 더 좋았다. 다정한 문장들이 곳곳에 있어 필사로 내 마음에 깊이 담아뒀다. 

저자의 나만의 ‘원픽’ 50가지 인생 그림을 통해서 깊은 사유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림을 보면서 머릿 속으로 선율이 지나갔고, 글을 읽으면서 나의 꿈에 대해 생각해 보았고, 가장 마지막에 도출해낸 결론은 그림을 읽으면서 독서 최고를 외쳤다.

이 책도 최고였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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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ㅣ 아르테 오리지널 24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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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 샐리 루니 (지은이), 김희용 (옮긴이) arte(아르테) 2023-11-01>

샐리루니의 소설은 노멀피플을 시작으로 읽었다. 물론, 그건 완독을 못했다. 그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내게 있어 대화문이 좀 친절하게 느껴지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엔 말에 괄호를 쳐가면서 읽었다. 와우, 이렇게나 잘 읽히는 것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책을 혹시 이런 이유로라도 못 읽는 독자들에게는 포기하지 말고 조금만 더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는 말이다. 

샐리 루니는 ‘더블린의 프랑수아즈 사강’으로 칭해지기도 한다고 한다. 나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일까. 더더욱 마음에 들었다. 

29살인 앨리스는 작가로 살고 있다. 심지어 자신의 책으로 백만장자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으로 신경쇠약을 겪고, 커다란 저택에서 혼자 살고 있다. 그런 그녀는 데이팅 앱에서 29살로 물류창고에서 일하고 있는 펠릭스라는 남자를 만난다. 앨리스와 같은 나이로 친구인 아일린은 가족끼리 친구인 집안의 아들인  5살 위 사이먼과 우정과 사랑의 미묘한 선에서 아슬아슬하다. 이들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

대략의 줄거리는 위와 같다. 

내게 이 넷은 정말 재미있었다. 특히나 읽으면서 점점 입체감있게 살아나오는 듯한 그들의 모습에 흥미진진했다다.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앨리스라는 등장인물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많이 풀어낸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면 대중에게 평가받는 작가, 혹은 자신이 글을 쓰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앨리스의 입을 통해 잘 풀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 

한 개인은 혼자만의 힘으로 큰 게 아니다. 가정에서 그리고 사회의 어떤 일원으로 구성하고 있느냐에 따라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기도 하고, 자신의 가치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말은 주인공은 4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들이 어떻게 자라왔는지,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에 따라 그들의 선택과 가치관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어떤 걸 선택하고,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를 청춘 속에서 사랑과 우정사이에서 갈등하고 화해하고 사랑하고 포용하고, 다시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나는 감동적이었다. 

이전에는 이런 내용들이 잘 읽히지 않았다. 알게 모르게 완벽한 인물들을 내가 그려왔는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의 주인공은 완벽해야 하고, 완벽하게 괜찮은 삶을 살아야 한다고. 

근데, 이렇게 부딪히고 아파하고, 별로인 모습들을 드러내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그들이 좋았다. 스스로의 별로인 부분들을 드러내는 과정들이 개인적으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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