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제스틱 극장에 빛이 쏟아지면
매튜 퀵 지음, 박산호 옮김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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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제스틱 극장에 빛이 쏟아지면 - 매튜 퀵 (지은이), 박산호 (옮긴이)   미디어창비   2024-07-29>

ෆ⃛
칼에게 보내는 고등학교 선생님인 루카스의 편지로 이루어진 서간체 소설로, 머제스틱 극장에서 22살의 제이콥이 총을 난사했던 그 날 밤. 루카스는 사랑하는 아내 다아시를 잃는다. 그리고 그 마을 사람들 중 17명이 사망한다. 루카스는 이전에 매주 금요일 두시간씩 자신의 정신분석을 했던 칼에게 편지를 쓰며 사건에 대해, 그리고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제이콥의 동생 앨리가 자신의 집 뒷마당에 찾아오고, 그와 함께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루카스의 부모님, 제이콥과 앨리의 엄마가 그들에게 가한 학대, 총기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잔잔하게 스며들었다.

책을 읽다보면 책 한 권 읽는데 들이는 품이 존재한다. 그 시간들을 취미생활이라고 치부하기엔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책 한 권 고작 읽는다고 무엇이 변할까? 책 한 권 읽는데 대략 4~6시간을 투자한다 쳤을 때, 현생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 실용서적이나 자기계발서나 그런 게 아니라 작가가 만들어놓은 세계관 속에서 나는 무엇을 얻고자 이렇게 나만의 책을 읽고 있는 것일까? 어찌보면 소설에서 뭔가를 깨닫고 느끼고 덮고 잊히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좀 많이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어쩌면 진부할 수 있고, 어쩌면 사회의 어떤 부분을 보여주었고, 원인과 결과가 나오는 값을 그럴 수 있지라고 읽을 수 있다.

*쓸데없는 생각일 수 있는데, 가까운 이(부모, 가족)가 토해내는 행동과 말들이 이전에는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는데, 점점 문제가 생기는 것들이 현재에 와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이전에는 미디어의 발달이 뎌뎠기 때문에 덜 알려진 것일까?

*부모가 개별적으로 좋은 사람일 순 있으나 가족간의 어떻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라는 것

*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 “우리 영화가 만들어낸 우주에서는 선과 악으로 편을 가르지 않는다는 점을 바비가 확실히 이해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완전하게, 그들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묘사할 거라고 설명했죠.

🔖”우리가 허구에서조차 마주하지 못하는 대상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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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ㅣ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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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 시메노 나기 (지은이), 장민주 (옮긴이)   더퀘스트   2024-07-17>

ෆ⃛
카페 도도에 오면 마음의 비가 그칩니다. 원제보다 좀더 직관적인 뜻으로 지어진 제목이었다. #こんな日は喫茶ドードーで雨宿り 인데 직역하자면 이런 날에는 카페 도도에서 비 그치기를 기다리기 인데, 여하튼.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그대만의 정답, 스패니시 오믈렛/ 상처받지 않도록, 오이 포타주/ 시간을 되돌리는, 버섯 아히요/ 자신감을 주는, 앙버터 토스트/ 첫 봄바람에 실어 보낸 말

재밌는 건 읽다 보면 전에 이야기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어딘가서 나온다는 거다. 요고 은근 재밌다.

서둘러서 실수하는 가호, 뭐든 꼼꼼하게 하려는 하즈키, 서로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게 되는 그 과정과 카페 오믈렛 요리로 화룡정점을 찍는다. 도도새가 이야기하는 카페 주인장 소로리에 대해 ㅋㅋㅋㅋ이야기하는 부분은 왜 이리 귀엽던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마음이 괜찮아 지지 않은 가즈키, 사람들이 하는 배려의 말들이 오히려 상처가 되는데, 가즈키는 카페 도도에서 어떤 위로를 받게 될까?

멋대로 단정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 싫으면서 자신도 다른 누군가에게 똑같은 말을 하게 되는 유나. 등등

정리해놓고 읽고 나니, 요즘 시대에 필요한 것들을 소설로 잘 풀어놨다는 생각이 든다.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내가 아닌 다른 것으로 대체되는게 쉬워지는 요즘 세상, 소위 내로남불을 생각하게 해 보고, 자신의 삶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하는 가볍지만 괜찮은 소설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가즈키가 카페 도도에서 먹은 차가운 오이가 먹고 싶었다. 전에 7월 더운 여름에 갔을 때, 먹었던 오이꼬치…!! 를 생각하게 했다.

🔖‘괜찮겠지’ 생각하고 무심코 내뱉은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는 사실을 우리는 언제나 인지하지 못한다.

🔖“상처 입은 말들, 상처 준 말들, 모두 훨훨 날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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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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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 야기사와 사토시 (지은이), 서혜영 (옮긴이)   다산책방   2024-08-05>

ෆ⃛
헌책방. 지금은 알라딘같은 대형중고서점에 익숙해있지만 내가 대학생때 자주 가던 헌책방이 있었다.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던 오래된 종이 냄새들로 가득하던 곳. 친구들을 만나려고 기다릴 때 심심하면 들어가서 책을 보고 사곤 했던 20대 초반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무려 십몇년 가까이 기억의 저편에 넣어두었던 추억이었다.

일본 여행을 자주도 갔다. 많이도 갔다. 근데 생각해보니 테츠야를 비롯 큰 대형 서점은 들렀지만 진보초고서점 거리는 생각도 못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일본의 영화에서 헌책방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매우 흥미롭게 봤으면서 말이다.

규수에서 태어나 취직을 위해 도쿄로 올라와 3년 다닌 직장에서 다카코. 사귄지 1년이 된 직장선배이자 3살 연상인 히데아키가 다카코와 입사동기인 여사원과 결혼을 한다 한다. 한계에 도달한 다카코는 사표를 낸다. 그런 다카코에게 엄마는 외할아버지에게 진보초 서점을 이어받은 사토루 외삼촌에게 가라고 하고, 다카코는 서점을 간다. 그곳에서 다카코는 진정으로 인생을 시작할 계기를 찾게 된다.

일단 이 책, 표지 그림 임듀이 작가의 그림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여러번 들렀던 그 작가의 고양이그림..!! 이 책 표지아래에도 있다 >.<

이 책은 출판된지 13년 만에 ‘영국 도서상’ 소설 데뷔작 부문 최종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요즘 세대가 책을 안 읽는다 해도 어떤 식으로든 좋은 책들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서 뿌듯했다. 이제 여름휴가 시즌이다. 책과 함께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을 들르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는다면 편안한 휴가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술술 읽혀서 좋았다 >.<

*알라딘 단독 펀딩에서 주는 사은품이 너무 귀엽다. 책러버는 또 못참지!! 내 책장 옆에 앙증맞게 놓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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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 수업 - 느끼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
정여울 지음 / 김영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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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 수업 - 정여울 (지은이)  김영사   2024-06-26>

ෆ⃛
책을 펼쳐들고, 펜을 꺼내는 일은 굉장히 드물다. 펜을 들고 색색으로 줄을 긋는 건 내게 있어서 꽤 많은 용기를 필요한다. 왜냐면 나중에 다시 읽을 때, 내가 그어놓은 밑줄이나 생각들이 나 스스로에게 걸림돌이 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여지를 걱정하지 않고 밑줄을 긋는다는 건 글이 내게 여지없이 좋을 거라는 굳은 확신을 갖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감수성이란, 느끼고 깨닫는 능력뿐 아니라 살아가고 이겨내는 능력을 키우는 힘이다.

작가가 말하는 감수성의 정의에 고개를 끄덕였다.

🔖 그 길이 정말 아프기만 했냐고. 그 길은 아프고 힘들긴 했지만 정말 아름답지 않았냐고.

[1부- 개념과 낱말/ 2부- 장소와 사물/ 3부- 인물과 캐릭터] 의 구성으로 43강의 이야기들이 있다. 어느 하나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것들이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1부가 정말 좋았다. 다양한 주제로 깊이 있는 생각들을 엿볼 수 있었고, 내가 갖고 있는 생각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혹은 깨부수고(부수지는 못했지만 아주 조금의 인식의 전환과) 일깨움들이 있었다.

2부에서는 장소들에 따른 글들이 와닿았는데, 그중에 나의 영원한 숙제이지 않을까 싶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을 들어 이야기하는 마들렌, 장소나 사물이 우리를 ‘비의지적’으로 흔들어 깨우는 것이라는 거에 밑줄 두 줄…💕 장소와 사물들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지는 감수성을 자극하는 글들까지!!

3부에서는 인물과 캐릭터이기 몹시나 흥미진지했다. 스토너, 위대한 유산, 데미안과 싱클레어, 라푼젤, 맡겨진 소녀, 난쏘공, 이방인, 인어공주 등등,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괜히 행복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진짜 좋아하지 않을까? 믿고 보는 작가님의 글이었다. 수많은 울림이 내게 메아리가 되서 다가왔다. 그 울림들을. 오래도록 내 안에 가둬두고, 수전손택처럼 이 글을 더 사랑할 수 있도록 예민한 후각, 청각, 시각, 미각, 촉각을 가지며 내 것으로 받아들여 아파할 수 있는 통각을 벼리고 싶다. 나 역시 꽤나 예민하다고 들었던 나의 감수성을 다양한 주제를 통해서 벼리고 싶다.

*도서를 김영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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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 복잡한 도시를 떠나도 여전히 괜찮은 삶
조여름 지음 / 창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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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 조여름 (지은이)   미디어창비   2024-07-01>

ෆ⃛
제 11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으로 공공기관 정규직원, 겨우 거머쥔 정규직 자리. 3년 여의 경력을 버리고 33살 퇴사를 결심한다. 평생 이렇게 살 자신 없었던 그녀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시골. 여러가지 가능성을 찾아본다. 농사짓기, 웹소설 작가되기, 공무원 시험보기 등으로 저자는 새로운 날개를 펼쳐본다.

왜 이 글이 대상 수상작이었을까?를 생각해보았다. 우리에게 누구나가 돌아갈 시골이 있는 건 아니다. (문자 그대로 시.골.) 그게 아님에도 이 글이 사랑받았다는 건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각자 시골이라는 것을 마음 속에 품고 살기에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다들 여기가 내 자리가 아니지 않을까? 이렇게 살 순 없어라며 자신의 꿈과 희망을 찾아가고 싶은 욕망을 느낀 게 아닐까. 라는 생각 말이다.

글을 읽고 도시의 강요에 대해 나는 너무나 익숙해있었던 게 아닐까. 한번도 그렇게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생각해보니 맞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웹소설에 도전하고 5년 만에 웹소설 런칭까지 한 저자의 끈기가 대단하고, 임기제 공무원으로 일을 하면서 의성에서도 일을 하고(심지어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제주도에서도 일을 한다. 말 그대로 복잡한 도시를 떠나도 여전히 더 괜찮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물론 도시의 삶의 장단점, 작은도시의 장단점도 있었다. 내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어서 재밌었다. 무조건 한 가지만, 내가 생각한 것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를 해보고,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게 요즘 사람들에게 필요한 내용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 겨우 거머쥔 정규직 자리는 포기할 수 없는데, 영화 속 일상은 내가 너무나도 잘 아는 행복이라 고통스러웠다. ‘영화니까 저렇지, 현실은 그렇지 않아’라며 신포도 바라보듯 위로할 수도 없었다. 결국 잘 아는 행복을 되찾기 위해 모든 걸 포기할 준비를 하고야 말았다.

🔖정직한 경험이야말로 가장 오래가는 자산이다. 실패와 포기의 경험도 정직하게 부딪힌다면 그 자체로 실패가 아닐 것이다. 그렇게 곶감 농사는 실패와 포기의 기억이면서 동시에 몇 안 되는 대단한 성공의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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