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윌북 클래식 호러 컬렉션
메리 셸리 지음, 이경아 옮김 / 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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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 메리 셜리, 윌북/2022-12-20, p,376>

윌북 클클단의 호러컬렉션 중 두번째 픽은 “프랑켄슈타인”
재독이었고, 역시나 너무 좋았다. 마지막 세 페이지에서 나는 엉엉 울었다. (좀 울보이긴 합니다..헤헷..)완전 몰입했었나보다.

처음 프랑켄슈타인을 읽었을 때는 사실 프랑켄슈타인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괴물같은 모습을 가진 이라고 생각했었고, 사실은 그를 만든 사람의 이름이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사실을 알았는데 대충격이었다.
처음에는 막연히 슬펐던 감정들이 재독에서 피조물에 감정이 너무 이입이 되는건지 프랑켄슈타인에 대해 계속 냉소적인 내 모습을 보았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재독이라 그런지, 스토리에 집중했었다면 이번엔 한 걸음 뒤에서 관망하는 느낌이라 그런지 이번엔 좀 더 글이 잘 보였다. 특히 월턴이 누님 마거릿에게 보내는 편지 초반에 선량한 사람들에 대해 기술한다. 인간답게 생을 마감하는 모습도 그려진다. 초반의 이런 기술이 내게 좀 더 생각하게 해 주었다.

프랑켄슈타인 그는 대학에서 크렘페 교수에 대해서 이렇게적었다 “물론 추한 외모와 불쾌한 태도는 여전했지만 그렇더라도 그에게서 얻은 지식은 가치가 있었다. 작가가 여러 곳에서 프랑켄슈타인이 어떤 사람인지 겉으로 인격적이라 느껴질지 모르지만 외양으로 이미 판단하는 마음도 있다는걸 보여준다. 과학만이 옹호되었을 때 겁도 상실한 그, 시신에 대한 경외도 없고, 실험체로만 대하는 그의 모습엔 다시금 질려버렸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걸까?

프랑켄슈타인과 피조물이 조우했을 때 그는 프랑켄슈타인의 눈을 가리고 “이러면 당신이 혐오하는 내 모습이 보이지않겠지. 그래도 내 목소리는 들릴 테니 내게 동정을 보여줘.”이 얼마나 슬픈가..

그가 지켜보았던, 받아들여지기를 원했던 한없이 선량하고 미덕이 넘치는 존재라고 여긴 드 라세 노인의 가족. 드 라세 가족을 지켜보면서 점점 문명인?지식이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인간으로 인정받고 싶은 그 욕구가 얼마나 절실해졌을까. 그리고 거부당했을 때의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의 선택지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이렇게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드 라세 가족을 지켜보면서 점점 문명인?지식이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인간으로 인정받고 싶은 그 욕구가 얼마나 절실해졌을까.

📝 “타락한 천사가 악랄한 악마가 되는 법이지. 신과 인간적인 악마도 비참한 처지에는 친구와 동료가 있었어. 그런데 나는 고독한 신세야.”

📝 “하지만 당신이 나를 얼마나 혐오하건, 나의 자기혐오에는 발끝에도 미치지 못해. 죄를 저지른 내 손이 눈에 선해. 범죄의 발상이 잉태된 심장이 떠올라. 그리고 그들이 나와 시선을 마주치고, 내 머릿속을 떠돌 순간만을 고대하고 있어.”

드 라세 가족에게서도 부정당하고 분노를 가지고 프랑켄슈타인에게 복수를 하러 가게 된 그의 심경의 변화.. 그 와중에 선의를 베풀고도 총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그, 그 처참함과 비참함. 그리고 마지막 선택까지... 정말 이 책은 3번째 읽을 때도 더 좋을 것 같다.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고 리뷰를 쓰는데 이번엔 책에 적어놨던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다시 적어서 좀 두서없지만, 결론은 아주 좋았다.

특히 윌북 출판사의 현대적인 번역이라 더더욱 와 닿았다.

📝 이제 더 이상 해나 별을 볼 수 없고, 두 볼을 간질이는 장난스러운 바람결도 느끼지 못하겠지. 빛과 감정, 감각도 사라질 거야. 나는 이런 상태에서 행복을 찾아야 해. 몇 해 전, 내 눈앞에 세상의 이미지가 처음으로 펼쳐졌을 때, 여름의 상쾌한 온기를 느꼈을 때, 나뭇잎이 살랑거리고 새들이 즐겁게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을 때, 이런 것들이 전부 내 것이었을 때 죽어야 했다면 나는 서러워서 울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죽음만이 위안이야. 악행으로 더럽혀지고 쓰라린 회한으로 산산이 찢긴 내가 죽음이 아니면 어디에서 휴식을 구할 수 있겠나?

진짜... 이 부분 눈물 펑펑..... 정말 좋았다

#프랑켄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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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도어 프라이즈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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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도어 프라이즈 - M.O.월시, 작가정신/ 2023-01-17, p,512>

- 적어도 시도는 해봐도 되잖아? 한번 해보는 게 어덜까? 어쩌다가 이렇게 나이를 먹어버린 거지?

- 문득 자신이 모르는 아내의 삶의 조각들이 궁금해졌다.

- “솔직히 말하면 아이들이 옛날 내 시절과 비교해서 그렇게 대단히 달라진 건 아니야. 그저 그 애들이 보고 자라는 역할 모델들이 달라진 거지. 변한 건 어른들이야.“

- 제프리의 요구대로 하는 게 상상할 수 있는 그 무엇보다도 더 쉽다는 사실에 더글러스 자신마저도 놀랐다.

-”에이, 그럴 리가. 나야 55년간 식료품 재고 채우면서 살았는데, 내가 할 줄 아는 거랑 못하는 게 뭔지 내가 제일 잘 알지.”
-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의사 소통이 대부분 그렇듯, 상황을달라지게 하는 건 말의 내용보다는 말투였다.

- 질투라는 이상한 편집 증세가 그의 사고 회로를 뒤틀어버리는 바람에, 여태 더글러스가 생각해온 인생의 모든 좋은 요소들이 진로를 바꾸어 지금까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심장 속깜깜한 저장고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 그들,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이고 모두 다 괜찮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아니라고 말래주듯 전해지는 압력과 맥박.

🏘️ 서로가 서로를 모르는 사실이 없다고 여겨지는 디어필드라는 동네에서 DNA를 읽어주는 기계가 생긴다. 사람이 가진 가능성을 알려주는, 과학적으로!! 모든 것이 제대로 됐다면 우리가 뭐다 될 수 있었는지,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무엇이 될 수 있었는지를 말이다. 이 기계로 생기는 주민들의 이야기.
고등학교 역사교사인 더글러스와 그와 아내 셰릴린
최근 쌍둥이형 토비를 음주사고로 잃은 동생 제이콥과 쌍둥이형의 수많은 여친 중 한 명이었던 트리나.
더글러스와 제이콥의 학교 디어필드 가톨릭 스쿨의 신부이자 트리나의 삼촌인 피트 신부, 제이콥과 토비형제의 아버지이자디어필드의 시장인 행크를 주축으로 큰 이야기가 반복된다.

DNA기계에 2달러를 넣는다. 그리고 나온 결과, 셰릴린의 결과는 왕족, 그걸 알게 된 후 묘한 감정선들.

인간이 어떻다라고 정의를 내린 게 내가 생각했던 범주에서 용인되는 것과 용인되지 못한 결과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고 여기는 마음이 이해가 되서 그런가. 인간은 비교를 피할 순 없고 알게 모르게 계급화를 나누는 건가 싶기도 하고 하찮을 거라 생각했던 이가 생각보다 더 큰 인물이 될 수 있는 사람이었고, 스스로는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기준보다 낮게 평가받았을 때 그 박탈감과 괴리 분노도 인간이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뭔가 장황하게 쓰려고 쓴 건 아닌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셰릴린이 제대로 되었다면 왕족이 되었을 수 있을텐데 안되었다고한 순간 난 더 대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어 라고 생각한 순간 모든 게 하찮아지고, 약간 그런 느낌…?

여기에 쌍둥이 형 토비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적 요소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청소년의 삶과 어른의 세계가 절충되면서 풀리는 느낌이었다.

사실 리뷰 쓰기가 어려웠다. 세가지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루면서 얽히고 설키어 가면서 실타래 풀리듯 풀어지는 이야기에어떻게 쓸지는 모르겠지만,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아끼고 관심을 기울이고 살자는 것. 현재를 소중히 여기라고. 그걸 말하고 싶었던 거겠지..?😊

이 책은 애플tv+에서 오리지널 제작 드라마로 2023년 상반기에 방영 확정이라는데 인물에 대한 설명이 좋았는데 어떻게 풀어낼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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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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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 정여울, 한겨레출판/ 2023-01-05, p,296>

💚 와, 너무 좋았다 진짜…💕
내가 왜 소설을 읽는지, 왜 문학을 사랑하는지, 나의 이 짧은 지식과 밑천으로는 형언할 수 없는 모든 걸 풀어준 느낌..!

🖋️문학은 내게 그런 존재였다. 내가 스스로 학대하고, 아무도 사랑하지 않고, 누구도 믿지 못할 때 문학은 한없이 다정한눈길로 속삭였다. 너의 불안과 너의 절망과 너의 증오조차 사랑한다고. 우리의 그 어처구니없음과 울퉁불퉁함과 대책 없음세상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임을 문학을 내게 가르쳐주었다.

와 여기서 진짜 눈물이 핑하고 돌았다. 어느덧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여러가지 일들을 거치면서 인간관계를 쳐내왔다. 내게 무례한 사람들로부터 나를지키기 시작하다보니 정말 알맹이같은 친구들만이 남았다. 그친구들조차도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기에 이젠 내게 책이 나의 유일한 숨구멍이다. 가만히 있다가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어가려는 나를 어느샌가 다가와 살짝 이끌어 올려주고, 불안감에서 나를 꺼내주었다.

이 책은 작가가 책들과 혹은 문학이라 여겨지는 것들을 이야기해준다.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를 내게 이야기해준다. 너무 좋아서 밑줄을 긋다가 기절기절- 문학이 산소나 습기처럼 세상 모든 것에 흩어져 존재한다는 문장에 와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지? 물개박수 짝짝짝💕

현실도피라고 생각했던 나의 책 읽기가 언젠가 작가의 글처럼더 커다란 현실과의 만남이 되었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란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윤이형의 <붕대감기>를 읽기 시작했다. 책이 또 다른 책을 불러온다. 아 너무 좋다. 진짜. 이 책 강추💖 너무 좋았어서 2023년 들어 올해 첫 필사💖 여기 소개해 준 책도 다 읽어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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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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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 - 가와무라 겐키, 소미미디어/ 2022-12-22, p,392>

- 알츠하이머라는 단어와 엄마가 연결되지 않는다. 마치 저먼 우화 속 세계에 만연한 병처럼 현실감 없게 들렸다.

- 드러그스토어에서 이 정도의 간병 용품을 파는 줄은 이때껏 몰랐다.

- 안타까워하며 위로하는 다나베와는 대조적으로 나가이는흥미 없는 표정으로 말이 없었는데, 이즈미는 오히려 그런 태도가 더 편했다.

- 저는 할머니 일을 후회해요. 모르는 사이에 치매에 걸려서 저를 잊었어요. 할머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지도 못한 사이에 돌아가신 기분이에요. 그러니까 어머님을 위해 시간을 쓰세요.

- 아이러니하게도 커뮤니케이션이 성립하지 않게 된 후로 엄마와 대화를 더 잘 나눌 수 있었다. 엄마와의ㅡ 대화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지금은 끝을 모르고 이어갈 수 있다.

- 말을 잃고 이름을 잊어버린 때, 엄마 안에는 자신의 무엇이 남을까.

🥹 내가 어딘가에 썼던 기억이 나는데, (어떤 책이었는지 왜 기억이 안 날까;;) 개인적으로 치매에 관한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피해왔다. 소미미디어 서포터즈 마지막 도서로 이 책이 왔다.

1/3은 사실 꾸역꾸역 읽었다. 말 그대로 치매에 관한 책을 안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이랬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 이후로는 괜찮았기 때문일 것이다.

서포터즈가 아니었으면 읽어보지 않았을 책이고, 다시 느끼지 않았을 감정이기에 오히려 좀 고마웠던 책이었다.

나의 친할머니는 아빠와 엄마가 결혼을 하고나서 쭈욱 내내 함께 살았다. 그리고 친할머니는 내가 고3 무렵에 치매가 오셨다. 엄마는 수발을 들어야 했다. 사실 고3이었기에 나는 정말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방에선 대변냄새가 났다. 그것만으로도 난 너무 싫었다.

친할머니와 내내 산다는 것, 친할머니와 내내 같은 방을 쓴다는 것, 어렸을 때는 할머니의 품안에서 응석을 부렸을 테지만 사춘기가 오고 내 공간이 없던 내겐, 신경질 부리는 못된 나였던 것 같다. 그리고 할머니로 인해 아빠 엄마의 싸움의 원인이었던 걸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을까. 나는 할머니에 대한 소위 무한한 사랑? 이게 별로 없다.
그런 할머니가 치매에 걸렸고, 엄마는 식사를 차려드리고도 또 밥을 차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할머니를 잃어버렸다.파출소에서 찾았다. 이런 일들이 일년도 안되는 시기에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건 내가 아주 크게 기억하는 사건일 뿐,,

내가 이걸 옆에서 겪었지만 나는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귀찮고 성가신 일이었다. 그래서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이 책은 엄마 유리코와 단 둘이 살았던 이즈미라는 아들이 크고 난 후, 엄마에게 치매가 찾아온다. 그리고 간병이 있고, 언제든 불려가야 할 수 있음을, 그리고 엄마의 기억과 아들의 기억이 맞물려진다. 엄마가 여자로 살았던 한 때의 기록도 나온다. 그렇게 치매에 관한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이즈미는 이즈미의 생활을 꾸려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아내 가오리의 임신으로 본인도 아버지가 곧 되어간다.

치매를 걸린 사람과 다르게 그 주변인은 치열하게 살아가야 한다. 그 삶 속에서 치매에 걸린 엄마 유리코를 이해해본다. 그렇게 엄마에 대한 사랑을, 그리고 아빠가 되어간다.

난 여전히 치매에 부정적이다. 치매 자체에 부정적인 게 아니라, 내가 만약 치매라고 가정한다면에 굉장히 부정적이다. 인간이 수명이 늘어난 만큼 생겨난 여러 질병 중 하나이지만 정말 잔인한 병이라고 생각한다.

📝 그래도 색이나 모양은 잊더라도, 누군가와 같이 보았고어떤 기분이었는지는 추억으로 남아

이건 치매를 겪은 이를 감당했던 이에게 오히려 더 애잔하게 남을 소설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즈미는 아버지가 된다.

그리고 부모가 된다는 건 함께 했던 순간들이 잊혀졌을 지라도 이런 사랑을 받아왔다고, 잊고 있었어도 그 사랑들이 내 안에 남아 있고 그 사랑으로 또 다른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심지가 될 수 있다는 걸, 그것만으로도 이미 감사하다는 걸 느끼게해주었다.

읽는 동안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있는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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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소설, 잇다 1
백신애.최진영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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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 백신애와 최진영, 작가정신/ 2022-12-20, p,260>

#광인수기
- 사랑한다는 것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자꾸 변해진다고요? 참 잊어버렸군,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랑이란 영원한 것이 아니고 찰나가연장해가는 것이니까 이 순간 아무리 사랑하지마는 다음 순간에는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라지요.

#혼명에서
- 나의 괴로움은 이것이었어요. 나에게 이혼한 여자란 불명예를 회복시키라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첫째 방 안에서 나오지 말아야 하며, 세상의 기구한 억측에서 흘러나온 갖은 비평을 일일이 변명하고, 그리고 주위의 명예를 위하여 세상에 사죄하는 뜻으로 근신하여야 되며, 그리고 얌전스런 여인으로서의 본분을 지켜야 된다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노을
- 우리는 다만 그러고 있기만 하면 그만입니다. 그 외에 다른 아무 욕망이 없었어요. 그는 어린아이처럼 되려고 애쓰고 나는 늙은 어른 같이 보이려 애쓰고, 그러면서도 모든 것을 잊고 함께 감격되는 이야기가 나올 때는 서로 뺨을 기대고 하였답니다.

#우리는천천히오래오래 #최진영
- 아주 흔해빠져서 다 아는 이야기 같은데도 막상 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나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더라고.
- 순희씨가 웃어서 나도 따라 웃었다. 내가 간절하게 원하는 건 바로 이런 것.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보고 웃는 것. 비슷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 나에게 기쁜 마음을, 심심한 마음을, 힘든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 그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을, 외롭고 불안한 하루하루를, 망하고 계속 망할 뿐이라는 평범한 삶을 기꺼이 살아갈 수 있다.

#해설_ 흥미로운 점은 여자들의 광기가 발생하는 근원에 사랑이, 배신으로 인한 절망이든 매혹으로 인한 정열이든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세상이 정한 이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감정의 에너지와 그것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표출하지 못하게 하는 현실의 모순이 여자들을 미치게 한다.

🤍 아, 여자의 삶의 고달픔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이었다.
광인수기, 혼명에서, 아름다운 노을은 백신애 작가의 글로 식민지 조선의 구속된 여성들의 삶을 여성의 언어로 그려냈다는평가를 받는 작가라 일컬어진다.

광인수기를 읽으면서 와.. 이 얼마나 미칠 수 밖에 없는 삶인가. 근데 어떻게 된 게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왜 이질감이 없고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걸 보니 아직 여성의 삶은 이와 다르지 않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혼명에서 역시 이혼한 여자이기에 주위의 시선에 충족해야 하고 복종해야 하는 삶의 애환이,

아름다운 노을은 젊은 미망인인 여인이 본인의 이야기를 하며시작한다. 16살 아들이 있는데 자신에게 구애하는 남자의 동생 정규에게 (아들보다 3살 많은) 사랑을 느끼는데…

그리고 최진영 작가의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는 아름다운 노을의 두 주인공이 뒤집어 진 듯한 20대 비정규직 알바생 정규와 40대 순희의 사랑이 그려진다.

최진영 작가의 에세이에서 #절반의가능성절반의희망 에서 아름다운 노을의 두 주인공을 여자와 남자의 사랑 이야기로 생각할 때 엄습한 단어가 가스라이팅, 스토킹 범죄, 그루밍 범좌, 데이트 폭력, 교제살인 ,디지털 성범죄, 불법촬영, 이십 대 여성 자살률…… 여자와 남자의 로맨스에는 위험한 요소가 너무 많다고 적었다.

나는 이 글을 보고 현 시대의 여성과 남성의 위치를 확 느꼈다왜 남녀가 이런 식으로 나눠지게 된 건지, 서로를 위할 순 없는건지 안타까움을 느꼈다. 책이 의도한 바를 내가 적확하게 잡아내진 못한 것 같았지만, 성별을 떠나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삶은 될 수 없는 것인가를 느꼈던 소설들이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랑이 가득한 소설이 다음 세대에 연결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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