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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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 - 가와무라 겐키, 소미미디어/ 2022-12-22, p,392>

- 알츠하이머라는 단어와 엄마가 연결되지 않는다. 마치 저먼 우화 속 세계에 만연한 병처럼 현실감 없게 들렸다.

- 드러그스토어에서 이 정도의 간병 용품을 파는 줄은 이때껏 몰랐다.

- 안타까워하며 위로하는 다나베와는 대조적으로 나가이는흥미 없는 표정으로 말이 없었는데, 이즈미는 오히려 그런 태도가 더 편했다.

- 저는 할머니 일을 후회해요. 모르는 사이에 치매에 걸려서 저를 잊었어요. 할머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지도 못한 사이에 돌아가신 기분이에요. 그러니까 어머님을 위해 시간을 쓰세요.

- 아이러니하게도 커뮤니케이션이 성립하지 않게 된 후로 엄마와 대화를 더 잘 나눌 수 있었다. 엄마와의ㅡ 대화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지금은 끝을 모르고 이어갈 수 있다.

- 말을 잃고 이름을 잊어버린 때, 엄마 안에는 자신의 무엇이 남을까.

🥹 내가 어딘가에 썼던 기억이 나는데, (어떤 책이었는지 왜 기억이 안 날까;;) 개인적으로 치매에 관한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피해왔다. 소미미디어 서포터즈 마지막 도서로 이 책이 왔다.

1/3은 사실 꾸역꾸역 읽었다. 말 그대로 치매에 관한 책을 안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이랬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 이후로는 괜찮았기 때문일 것이다.

서포터즈가 아니었으면 읽어보지 않았을 책이고, 다시 느끼지 않았을 감정이기에 오히려 좀 고마웠던 책이었다.

나의 친할머니는 아빠와 엄마가 결혼을 하고나서 쭈욱 내내 함께 살았다. 그리고 친할머니는 내가 고3 무렵에 치매가 오셨다. 엄마는 수발을 들어야 했다. 사실 고3이었기에 나는 정말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방에선 대변냄새가 났다. 그것만으로도 난 너무 싫었다.

친할머니와 내내 산다는 것, 친할머니와 내내 같은 방을 쓴다는 것, 어렸을 때는 할머니의 품안에서 응석을 부렸을 테지만 사춘기가 오고 내 공간이 없던 내겐, 신경질 부리는 못된 나였던 것 같다. 그리고 할머니로 인해 아빠 엄마의 싸움의 원인이었던 걸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을까. 나는 할머니에 대한 소위 무한한 사랑? 이게 별로 없다.
그런 할머니가 치매에 걸렸고, 엄마는 식사를 차려드리고도 또 밥을 차리라고 하셨다. 그리고 할머니를 잃어버렸다.파출소에서 찾았다. 이런 일들이 일년도 안되는 시기에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건 내가 아주 크게 기억하는 사건일 뿐,,

내가 이걸 옆에서 겪었지만 나는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귀찮고 성가신 일이었다. 그래서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이 책은 엄마 유리코와 단 둘이 살았던 이즈미라는 아들이 크고 난 후, 엄마에게 치매가 찾아온다. 그리고 간병이 있고, 언제든 불려가야 할 수 있음을, 그리고 엄마의 기억과 아들의 기억이 맞물려진다. 엄마가 여자로 살았던 한 때의 기록도 나온다. 그렇게 치매에 관한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이즈미는 이즈미의 생활을 꾸려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아내 가오리의 임신으로 본인도 아버지가 곧 되어간다.

치매를 걸린 사람과 다르게 그 주변인은 치열하게 살아가야 한다. 그 삶 속에서 치매에 걸린 엄마 유리코를 이해해본다. 그렇게 엄마에 대한 사랑을, 그리고 아빠가 되어간다.

난 여전히 치매에 부정적이다. 치매 자체에 부정적인 게 아니라, 내가 만약 치매라고 가정한다면에 굉장히 부정적이다. 인간이 수명이 늘어난 만큼 생겨난 여러 질병 중 하나이지만 정말 잔인한 병이라고 생각한다.

📝 그래도 색이나 모양은 잊더라도, 누군가와 같이 보았고어떤 기분이었는지는 추억으로 남아

이건 치매를 겪은 이를 감당했던 이에게 오히려 더 애잔하게 남을 소설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즈미는 아버지가 된다.

그리고 부모가 된다는 건 함께 했던 순간들이 잊혀졌을 지라도 이런 사랑을 받아왔다고, 잊고 있었어도 그 사랑들이 내 안에 남아 있고 그 사랑으로 또 다른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심지가 될 수 있다는 걸, 그것만으로도 이미 감사하다는 걸 느끼게해주었다.

읽는 동안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처럼 있는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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