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 99가지 강박으로 보는 인간 내면의 풍경
케이트 서머스케일 지음, 김민수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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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 99가지 강박으로 보는 인간 내면의 풍경 - 케이트 서머스케일 (지은이), 김민수 (옮긴이) 한겨레출판 2023-05-03>

-인류 진화의 역사와 개인의 역사가 남긴 섬뜩한 흔적을 봤다. 즉 깊이 감추어진 동물적 본능과 우리가 억눌렀던 욕망의 징후를 공포증과 광기에서 본 것이다.

- 모든 공포증과 광기는 문화의 창작물이다.

ꢭ 나는 무엇에 대해 공포를 느끼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여기서 소개하는 것들을 쭉 보고 적어보면 기본적으로 곤충, 뱀, 조류(이건 큰 것들과 비둘기::), 치과공포증, 주사공포증,환공포증, 결정장애, 고소공포증, 이 정도 인가? 라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이게 해당이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겠는 모든 것에 대한 공포증 까지,

사실 읽다보면서 내가 느끼는 공포의 범주가 강도가 많이 약한 것 같고, 나는 일상생활이 방해받지는 않고 불편하거나 불쾌함에 더 가까운 쪽이긴 한 것 같다. 그리고 이게 명명되고 나서야 더 공포스럽게 다가오는 건가? 싶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공포증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들을 읽다보니, 역사와 맞물리는 것들이 재밌었고, 정신분석에 대한 이야기도, 개인의 경험으로 기인되어지는 공포와 혐오들이 이렇게까지 생각할 수 있음에 신기하고 재밌었다.

다양한 공포, 혐오에 관심있는 이들, 심리분석 쪽으로 흥미롭고, 궁금한 것들에 대해서도 도움을 얻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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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방울 채집 - 곁을 맴도는 100가지 행복의 순간
무운 지음 / 밝은세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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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방울 채집 ,곁을 맴도는 100가지 행복의 순간
- 글, 그림 무운 (지은이) 밝은세상 2023-05-09>

이렇게 사랑스러운 책을 또 만나게 되다니 말이다 >.<

나이가 +1되면 될수록 핸드폰 사진첩을 열면 확연하게 달라지는 것들이 있다. 20대 때는 셀카와 친구들과의 사진이나 뭔가 어디를 갔고, 즐거웠으며 그런 것들이 주인 반면에 +1씩 될 수록 자연의 사진이 늘어간다. 압도적으로. 생각해보면 나의 20대 때는 이렇게 자연사진을 찍었던가? 혹은 꽃이 무엇인지 궁금하여 검색이라도 했던가? 자연의 노을에 이렇게 경탄하고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던가? 를 생각해 보았다.

왜 나이를 먹을수록 자연을 그리워하고, 자연 속에 있는 모습이 예뻐보이고 그러는걸까?
봄부터 시작해서 겨울에서 마무리되는 이 책에서 이삭과 보리, 반려 강아지 망두, 무리를 지어 다니는 개구락찌의 사계절을 보면 이게 행복이구나, 뭔가를 거창하게 하는 게 아니어도, 이벤트가 빵빵하지 않아도, 같이 산책을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선풍기 앞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고, 가을 낙엽을 보고, 겨울 눈을 보고, 노을을 바라보는 이삭과 보리, 망두를 보면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보리, 마음이 방울방울해.”
“그게 무슨 말이야?”
“행복하다는 말!”

내 마음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아주 많이 방울방울해졌다.
각각의 계절의 끝에 행복 방울 기록이 한 페이지 수록되어 있는데, 매년 행복의 방울 기록을 적어보면 10년 쯤 되면 내가 어떤 것에 방울방울을 느꼈는지 알 수 있겠지?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러운, 일상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귀여운 책이었다.

아, 읽는 내내 계속 방울방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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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데이 파더스 클럽 - 육아일기를 가장한 아빠들의 성장일기
강혁진 외 지음 / 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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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데이 파더스 클럽, 육아일기를 가장한 아빠들의 성장일기
- 강혁진, 박정우, 배정민, 손현, 심규성 (지은이) 미디어창비 2023-05-01>

- 육아의 현실에서 준비와 계획만큼 무용한 단어가 없다.

- 쌍둥이를 낳은 지인이 해준 말이 있다. 아이를 낳기 전에 느꼈던 행복의 최대치가 100이라면 아이를 낳은 후 느낄 수 있는 행복의 최대치는 1,200 아니 20,000 정도는 될 거라고.

- 아마 내가 아버지로 살아가면서 짝꿍처럼 붙어 있을 ‘불안’ 이란 감정이다.

- 육아 고충 중 하나는 속 터짐을 속 터지게 하는 당사자에게 토로하지 못하는 데 있다.

- 아이가 태어나기 전, 이미 아빠가 된 지 몇 년 된 지인이 건네준 육아 팁이 기억난다. “뭘 하고 있든지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면 바로 엉덩이를 떼면 돼.”

ꕤ 썬데이 파더스 클럽, 다섯 아빠가 모여 육아일기를 쓴 책이다. 이걸 읽으면서 나는 나의 육아를 다시 한번 떠올렸다.

10살 아들, 5살 딸아이를 키우면서 우리부부는 현재 웬만한 건 다 안다. 뽑기 인형에서 키키묘묘 인형을 보고 “왜 우리 키키묘묘 이름까지 다 아는거야?”를 말하고 어느순간 둘이 흥얼거린 노래는 프린세스 프링의 주제곡과 하츄-! 하츄핑 노래를 부른다. 이게 설마 하지만.. 심지어 첫째때는 로보카폴리, 슈퍼윙스, 라바의 빠빠 빠빠 빠빠빠빠빠. 이런 곡들을 따라불렀다. 자연스럽게 입에 붙는다.

차 안에서 똥을 싸서 부랴부랴 미니 돗자리를 펴고 닦아도 봤다. (그러다 잘못 닦아서 돗자리에 묻히고 난리부르스를 편 경험도 있고), 혹시 모를 장거리에 화장실에 못 갈까봐 첫째는 늘 빈 생수병 하나, 둘째는 이제는 뗀 기저귀 두개는 자동차에 늘 있다. 자연스럽게 애 둘 부모의 포스가 생겨난다. 아.. 그리고 아이가 울면 짬뽕밥 중에 하나다(잠똥밥ㅋㅋㅋㅋ)

손톱은 첫째나 둘째나 어느정도 크기까진 손도 못 댔던 내게 남편은 구세주였다. 그 조막만한 밥풀같은 손톱을 어떻게 잘라야할지 고민했을 때도 우리는 나름 서로가 못하는 걸 채워준다.

기저귀는 떨어지지 않게 늘 구비해 놨어야 했고, 어디를 외출을 하더라도 핸드폰과 가방을 넣을 조그만 크로스백 + 짐을 바리바리 챙긴 에코백은 필수였다. (여벌옷, 간식, 기저귀, 물, 물티슈, 칫솔치약(어느 날 우리 부부가 필 받아서 밤늦게까지 놀 수 있으니 양치까지 시킬 수 있는 준비)

첫째때는 아이를 데리고 아이가 3-4살 때도 아기띠하고 버스도 타고 자주 돌아다녔다. 5살 터울의 동생이 태어난 후로는 나는 아이 둘과 움직이는 일은 없다. 그게 얼마나 감당하기 힘든 일인지 알고 있다. 성별도 다르니 화장실문제도 만만치 않다. 둘과의 외출은 딱히 별 일이 없는 이상 남편과 함께이다. 우리는 물아일체..! 유튜브 2배속은 나 역시 늘 그러고 있는 터라 육아 제대로 하고 계시군!!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결혼해서 둘이 만든 세계와 아이를 키우는 세계는 또 다른 세계로의 확장을 불러일으켰다. 그 여정에 남편과 우리의 세계가 견고해진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고, 첫째 육아 초반엔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늘 고마운 남펴니 :) 이 책을 읽고 남편에게 더 고마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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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은 없고요?
이주란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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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은 없고요? - 이주란 (지은이) 한겨레출판 2023-04-30>

- 사람이 간결해서 좋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의 나는 상대방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먼저 나서서 무리를 하곤 했는데.

- 나는 내가 어느 날 태어난 이후로 줄곧 빗물을 맞으며 살아왔다는 것이 싫었고 앞으로도 계속 빗물을 맞아야 한다는 것이 싫었다.

- 우리는 가졌던 것을 잃었다기보다는 원래 없는 사람들이었고 삶 속에서 어떤 이야깃거리를 발견하는 것조차 버거웠던 듯하다.

- 나는 아줌마가 대단하긴, 슬프긴, 하면서 자주 쓰는 ‘긴’ 화법이 좋다. 그 뒤에 생략된 말들이 좋기 때문이다.

- 그렇게 차가운 걸 빈속에 먹으면 좋지 않다구요. 우리 건강하게 오래 살아요. 다정한 타박을 듣고 싶다, 생각하면서.

- 누구도 켜지 않았으므로 당연한 일이었고 그러자 누군가 켜주길 바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 조용히 살지 않아도 되는데 조용히 사는 거랑 조용히 살아야 해서 조용히 사는 것은 다르니까 체념하자.

- 사람이 다 다르다는 것이 가끔은 무섭게, 그래서 외롭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아는 만큼만 타인을 이해할 수 있나요?

ꕤ 책을 다 덮고 나서야, <별일은 없고요?> 라는 제목이 이 책을 관통하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일은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표시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안부를 묻겠는가, 나는 종종 생각한다. 안부를 묻는 행위는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냐고, 그게 사랑이 아니면 무엇일까?라고. (사랑이 남녀간의 사랑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니, 세상의 사람을 향한 모든 사랑의 개념으로 말이다.)

일상의 것들을 평범하게 누린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것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작가의 단편 소설들의 조각이었다. 그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추면서 서로가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얼추 맞추어지면서 마음에 이정도면 잘 맞췄어.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볼만해 라고 알려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잔잔하지만, 뭔가 모르게 울컥 다가오는 감정들이 있다. 임팩트 있는 사건이 있는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내가 갖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다시 한번 반짝거리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었다.

📌 나는 호박죽을 데워 먹었다. 그러다 갑자기 눈물을 조금 흘린 것은 호박죽이 너무 맛있어서도, 무언가가 슬퍼서도 아니었다. 아줌마가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삶의 모든 것을 내가 지금 나눠 받고 있다는 무자비한 따뜻함 때문이었다.

이 문장이 이 책에서 가장 오랫동안 눈에 머물러 있었다. 마음에 머물러 있었다. 이 책은 이러한 온기로 얼어붙은 마음을 조금씩 데펴주는 느낌이었다.

오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께서는 “별일은 없나요?”

다정한 안부를 건네어 보고 싶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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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엄숙한 얼굴 소설, 잇다 2
지하련.임솔아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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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엄숙한 얼굴 - 지하련, 임솔아 (지은이) 작가정신 2023-05-09>

- 형예는 전에 없이 아름답고 즐거운 밤인 것을 확실히 느낄수록 어쩐지, 점점 물새처럼 외로워졌다. 저와 상관되고 가까운 모든 사람이 한낱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순간, 그는 저와 가장 멀리 있고, 일찍이 한 번도 사랑해본 기억이 없는 허다한 사람을 따르려고 했다.

- 그런데 생각을 해볼수록 청년이 꼭 겹으로 된 사람 같았다. 한 겹을 벗기면 또 속이 있고, 또 벗기면 속이 있어 어떠한 사람이고, 사태고 간에 그 겹겹에서, 능히 허용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또 달리는 어떠한 사람과도 어떠한 사태와도 그 스스로가 허하지 않는 한,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장 독립한 인간으로 생각되었다.

- “오라버니만 조소적이요, 방관적일 수 있고 남은 그렇다면 못쓴단 거지요?”하고, 말을 하니까, 오라버니는 잠자코 있더니, 한참 만에서야 “그게 좋은 거면 모르지만 나쁘니 말이다. 난 내게 있는 약점을 남에게서 발견하면 아주 우울하다.”

- “쓸쓸하니 말이지…… 사랑하기만 하면 백 년 천 년 보지 않아도 된다는 건 거짓말이었어요.~ 참는단 건 자랑이 있는 사람의 일일 게고, 또 자랑이 없는 사람은 외로워서 쓸쓸할 게고 그 쓸쓸한 걸 이겨나갈 힘도 없을 게고…… 그러니까 결국 아까 말한 그런 약점이란 어리석은 여자에겐 운명처럼 두려운 것이에요.”

- 마침내 그는 사람이 병을 앓는다는 게 참 재미있을 것 같았다. 눈 감고 가슴에 손 얹고 무작정 누워서, 귀찮아지면 죽을 것을 궁리하고, 그 반대일 경우엔 또한 살 것을 궁리해보고…… 얼마나 인생에 대한 유한 배포이냐 싶었다.

- 여자의 앞에서 영애가 당당하게 원래의 말투를 사용한 것에 여자는 분노했다.

* 작가정신에서 나온 소설 잇다의 두번째 작품은 지하련 작가는 1912년생으로 시인 임화의 아내이자 사상적 조력자라는 이름으로 불려왔으며, 월북 이력으로 인해 우리 문학사에 온전히 기록되지 않았고 충분히 읽히지 못했다 한다.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서 (옛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왜 이렇게 세련된 글들이 많은 것인가? 올드할 거라는 나의 예상을 전부 다 붕괴시켜버리듯이 훅 다가온다) 그녀가 그 당시에 생각했었던 게 어떤 것인지 왠지 느껴질 것만 같았다.

소설 <결별>에서는 기혼인 형예가 친구 정희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불편함 마음의 꼬리가 결국은 자신이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데서 오는 것은 아닐까?하는 그 마음들. 친구에게 느끼는 마음들에서 결혼 후의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던 어느 때가 떠올랐다.

<체향초>와 <종매>에서는 ‘하이칼라‘인 지하련이 느꼈던 것들을 당시의 지식인들, 특히 남자들에게 주어졌던 권위 속에서 바라본 것들을 자전적으로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하게 주변인이 아니라, 하이칼라라고 조소하던 오라버니에게 일침을 가하는 모습에서 스스로의 목소리를 소설로 내고 싶었던 그녀의 마음이 내게 느껴졌다.

<가을>이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으로, 석재와 죽은 아내의 친구 정예의 대화와 심리변화와 행동들이 마치 영화가 그려진 듯 따라 그려진다. (해설에는 읽어보면 오,, 이런 의미가 있구나 하면서 감탄하지만, 내 스스로 그렇게까지 생각하게 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간략하게만 나의 마음을 적었다.)

임슬아의 작품은 지하련의 등장인물들이 묘하게 비틀어져 나온 느낌이다. 책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겹으로 쌓여 있는 인간들의 내면을 본 느낌이라 기분이 영 요상했다. 인간은 몇 겹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걸까? 마지막의 로봇청소기가 오히려 제일 인간스러웠다고 느껴졌다면 나는 이 책을 잘 소화해 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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