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유즈키 아사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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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9년 '수도권 연속 의문사 사건'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이 사건은 범인은 기지마 가나에 라는 30대 여성으로 일반적인 꽃뱀 이미지가 아닌 모습으로 주목받았다고한다.

왜 우리는 사건의 본질이 아니라 겉모습에 좌지우지되는걸까? 만약 범인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얐면 이렇게 소설의 모티브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씁쓸했다. 이놈의 외모지상주의는 아시아공통인가(너무 확대해석인가?)

기지마 가나에를 작중에서는 '가지이미나코'로 주간지 자인 리카가 이 여자에게 흥미를 느끼며 그녀를 취재하려고 구치소에 다니면서 그녀 대신 먹기 시작한다. 그렇게 먹으면서 리카의 주변인들과의 관계와 더불어 본인 스스로의 욕망에도 눈뜨기 시작한다. 버터.. 그 시작은 버터였다. 소설 전반에 나오는 가지이가 진짜라고 주장하는 버터가 계속 나온다. 그 시작인 버터간장계란밥에 군침이 꼴깍
이카도 점점 그녀가 요구하는대로 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의 묘사들이 생동감 넘치고 재미있었다. 인간의 3대 욕망 중 수면욕, 식욕, 성욕까지 수면욕은 차치하고 식욕에 이어지는 리카의 성생활까지 전반적인 행동을 통해 가지이를 이해해보려고 한다. 그러면서 리카는 본인의 트라우마에 대해 극복하게 된다. 그런 트라우마가 있었기에 가지이의 취재에 점점 빠져들었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대개 본인이 경험한 것에 공감도가 더 높아지고 끌리므로

나도 읽다가 가지이가 진짜 괜찮은 사람인데 내가 색안경을 끼고 보는걸까? 라고 생각했다. 만약 리카의 입장이 아니라 가지이의 입장에서 생각했었더라면 어땠을까? 난 가지이가 사실은 여자친구가 너무 갖고 싶은데 여자무리에 끼기 힘들었던 그녀의 성향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나는 가지이가 이렇게 느껴졌다) 오히려 난 너희들따위 필요없다고 배척하는 입장이 되었는데 요리교실에서도 한명에게 친해지려고 했던 것과 이야기의 후반쯤에 리카로 인해 그토록 원하던 여자친구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기쁨에 행복했는데 레이코를 위험에 빠뜨려서(이건 리카와 레이코의 우정에 대한 질투) 리카가 그녀를 외면하자 그럼 그렇지. 여자친구 따위, 이런느낌이었다. 너무 억측인가?ㅎㅎ

여하튼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있는동성친구를 갖고 싶은데 결국 못 가져서 마음을 닫고 남자에게 의존하게 된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인간관계가 어려웠던 가지이는 이상한 방법과 자신과 나이차가 그렇게 많이 나는 정상적이지 않은 남자들과 만났던 것 같다.

난 삼보이야기로 초점을 잡아서 호랑이들은 꼬마삼보의 것을빼앗아 자신의 것이라고 옥신각신한다( 가지이는 내사람이아닌 것들을 빼앗는다. ) 그리고 빙글빙글 나무 주위를 돌아 녹아서 노란 버터가 된다(가지이가 그렇게 신봉하는 버터는 사실 가짜인 것이다. 그럴싸한 가짜) 삼보의 아버지가우연히 그 버터를 발견해 핫케이크가 되어 삼보가족의 먹이가 된다(결국 나쁜 행동을 한 자는 응당 벌을 받는다)
내가 생각한 방식이 조금 웃기긴하지만 이렇게 이해했다

가지이로 인해 리카는 성장한다(일본인들 이 '성장'이라는 거 정말 좋아한다. 진심!!!) 한사람의 성장은 주변인에게 긍정적인효과를 낸다. 리카로 인해 리카 본인과 주변인들이 조금 더 행복해졌다. 마음에 드는 결말이었다. 다음엔 가지이의 시선에서 철저히 이해하며 읽어볼 생각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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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행복해야지
도대체 지음 / Lik-it(라이킷)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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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와 닿는다. 그리고 필사의 마지막에 있듯이,맞다태어났으니까, 이왕이면 행복해야지.

작가는 개 태수를 키우며 길고양이들의 캣맘이 되었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들, 이야기가 적혀 있다. 나 또한 캣맘은 아니지만 이사오기 전에 노란색에 하얀색의 고양이에게 '밍밍이'이라 이름 붙여주며 예뻐해주었다. 워낙에 주변에서 많이 챙겨주는 길고양이었기에 작가분처럼 깊이는 몰랐지만 그 때를 계기로 길고양이와 고양이 자체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고양이에 관해서 잘 모르고 오고가며 예뻐만 했기에 이 책은 '아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라고 생각도 하게 되었고, 고양이에 대해 장황한 설명이 아닌 옆집 언니랑 커피 한잔 하며 이야기해주는 느낌에 한껏 감상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고양이가 주는 매력을 단시간에 훅 느낄 수 있는책으로 요즘처럼 답답한 시기에 가볍게 읽기 참 좋은 책이었다.
작가가 이야기하는 길고양이의 일상과 소소한 행복에 미소가 지어지는 마음 몽글몽글해지는 따뜻한 책이었다.

나만 빼고 다 있어 고양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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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어른들 - 고통의 중심축에서 보내는 절실한 위로
부순영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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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 책 뭐지? 어떻게 이렇게 잘 썼을까? 읽으면서 공감가는 글이 너무나 많아서 이런 인생을 작가님이 사셨나? 경험하신 거 아니야? 싶었다.

책은 사하, 휘광, 연숙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딸 사하, 아버지 휘광, 어머니 연숙 그들의 이야기가 어찌나 마음을 저미는지..
몇년째 공시생인 사하, 사하의 오빠 형진때문에 고통받는 가족이다. 난 가족은 2인3각 달리기를 계속해서 하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서로 맞춰서 달려야하지만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있다고. 근데 그게 진짜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오빠로 인해 힘든 가정이 되었다. 사하는 그 때문에 자신이 꿈꾸는 삶이 아니라 다른 이가 만족하게 할 만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근데 사하만이 아니었다. 아버지 휘광도. 어머니 연숙도 어렸을 적부터 희생하는 힘든 삶을 살았다. 그래서 더 슬펐다. 자기 자식에게는 그 힘든 삶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을텐데..

이 셋을 주축으로 이러지는 이야기에 너무 몰입해서인지 자꾸 자꾸 이해가 되고 마음이 아팠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자주 '각자의 사정'을 생각한다. 각자의 사정을 모두 이해하는 순간 등장인물 모두가 되어버린다.
이 소설이 와 닿은 이유는 조금만 눈 돌리면 있을 법한 우리주변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몇년째 공시생, 속썩이는 골칫덩이 자식, 자식때문에 속앓이하는 부모, 가난으로 찌든 삶(정말 부자 아니고서야 어느 누가경제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친구들 가장한 못된 사람, 어리숙한 이를 등쳐먹으려는 사람, 또 그 사람도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능한 이야기, 내 주변에서 어느정도 거리를 갖고 있을 땐 모르지만 한 걸음 가까워지면 한 두개쯤은 갖고 있거나 있을 수 있는 가정사들. 어디 누가 완벽한 어른으로 가족의 구성원으로 있겠는가.

완벽한 인간도, 이상적인 어른도 없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누구나 조금은 이상한 어른인 것이다.
단지 내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가정을 지키고 사랑하는 이들이다.

장수로 한 20장 정도 남을 때까지 어두운 터널 속에서 있는 느낌이었는데(사하의 시선에서 많이 생각했다) 결국 한걸음 나아가는 그녀의 모습에 정말 잘했다고 위로해 주고 싶었다.

살아가는 건 딱 한걸음의 이해와 딱 한걸음의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사하의 그 한걸음으로 사하가족에게 조금의 희망이 생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웃으면서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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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가이드북 - 한 권으로 살펴보는 미스터리 장르의 모든 것
윤영천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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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좋아한다 했지만 내가 아는 미스터리는 정말 수박겉핥기였구나 이렇게 내가 무지했드나 싶어서 조금 부끄러웠다. 이 책은 정보를 기준으로 했기에 목차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책으로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part1 미스터리 장르 일반에서는 미스터리와 스릴러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며 소설이든 어떤 문학장르든 시대와 역사적 배경이 있음을. 그리고 고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부끄럽게도 그 고전에 대해 진짜 몰랐음에 살짝 얼굴이 붉어졌다.

part2 서브장르에서는 미스터리의 장르들이 세분화되면서 나누어지는데 좀더 세밀한 이해를 도와준다.

part3 기법에서는 우리가 미스터라 좀 안다 싶으면 들어봤을 기법에 개해 설명한다. 이 부분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내가 읽었던 소설이 이런 기법으로 쓰인 거구나라고 생각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part4 창작과 평가에서는 미스터리를 쓰려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미스터리 작품을 읽을 때 작가가 이런 의도로 썼구나 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좀 더 흥미로운 독서생활이 될 듯하다.

part5 정보에서는 유명한 미스터리에 대한 정보들이 있다.사실 이 정도의 정보력을 가지고 책을 쓰신 작가분의 미스터리에 대한 사랑과 해박한 지식에 감탄했다.

마지막 장은 추천 미스터리100선인데 진짜 언젠가 1번부터 100번까지 다른 리뷰에서 본 것 처럼 차례대로 도장깨기 하고 싶다.

그냥 막연하게 나 미스터리 스릴러 좋아한다고 사회파 미야베미유키 작품 좋아. 에드거 상 수상작 있어보이네 이렇게 아무생각 없이 읽었는데 이제 조금 더 즐기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한국의 추리소설의 발전에 도움이 될 만한 책으로 좋은 미스터리 책을 쓰고 만들어낼 수 있는 작가배출과 출판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외국에 견주어도 비할 바 없는 멋진 작품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하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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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바보의 일생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말과 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박성민 옮김 / 시와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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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를 전공하였음에도 부끄럽게도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작품은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되었다. 매번 읽는 일본 소설들의 타이틀, ~회 아쿠타가와 수상작! 이라는 걸 몇 번이나 봤음에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다. 그나마 <라쇼몬>이런 작품이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서평을 신청해서 알게 되었는데(서평을 신청하는 것 자체가 나도 관심은 있었나보다) 박성민 엮고 옮김으로 그의 삶과 작품을 엿볼 수 있는 것들이 나와 있다.

제 1장에서는 아쿠타가와 작품에서의 여러 글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핵심을 찌르거나 곱씹어 볼 필요가 있는 문장들이 많아 속도가 더뎠지만 걸작들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제 2장에서는 <어느 바보의 일생>과 <어느 옛 친구에게 보내는 수기>가 실려 있었다. 옮긴이의 말에서 작가의 배경지식이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아 하셨는데, 처음 읽을 땐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에 대해 찾아 본 후 정독하고 나니 좀 알 것 같았다. 제 3장에서는 아쿠타가와가 주변인들에게 보낸편지들이 있었는데 인간적인 면을 느낄 수 있어서 친근했다. 제 4장은 동료작가들이 그를 추억하며 쓴 글이었다.

그는 가정 환경이 가장 큰 원인으로 그는 자살을 한다. 책을 읽기 전에 인물 검색으로 좀 더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이 책은 필히 다시 한번 손이 갈 것 같다. 다음 번에꼭 다른 작품들을 읽어봐야지.

35살의 나이에 생을 마감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심오하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이렇게 열정이 있었을까?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지 않았더라면 정말 좋은 작품들이 많지 않았을까. 정말 아쉬웠다.

아내에게 썼던 그 편지들을 읽으면서 참 소박하면서도 멋진 남자구나. 그 편지에서 느껴지는 설렘과 사랑이 참 기분 좋았다. 이 책은 아쿠타가와 작가의 작품을 읽을 마음이 생기게 하는 멋진 책으로 혹시라도 아직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를 잘 모른다면, 꼭 꼭!! 인물 검색 후 작품을 읽으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짧지만 도움이 된다)

시와서에서 멋진 작가를 알 기회와 좋은 책을 읽을 기회를 주셔서 정말 좋았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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