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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어른들 - 고통의 중심축에서 보내는 절실한 위로
부순영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1년 8월
평점 :
우와, 이 책 뭐지? 어떻게 이렇게 잘 썼을까? 읽으면서 공감가는 글이 너무나 많아서 이런 인생을 작가님이 사셨나? 경험하신 거 아니야? 싶었다.
책은 사하, 휘광, 연숙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딸 사하, 아버지 휘광, 어머니 연숙 그들의 이야기가 어찌나 마음을 저미는지..
몇년째 공시생인 사하, 사하의 오빠 형진때문에 고통받는 가족이다. 난 가족은 2인3각 달리기를 계속해서 하는 구조라고 생각한다. 모든 가족 구성원이 서로 맞춰서 달려야하지만 화목한 가정이 될 수 있다고. 근데 그게 진짜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오빠로 인해 힘든 가정이 되었다. 사하는 그 때문에 자신이 꿈꾸는 삶이 아니라 다른 이가 만족하게 할 만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근데 사하만이 아니었다. 아버지 휘광도. 어머니 연숙도 어렸을 적부터 희생하는 힘든 삶을 살았다. 그래서 더 슬펐다. 자기 자식에게는 그 힘든 삶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을텐데..
이 셋을 주축으로 이러지는 이야기에 너무 몰입해서인지 자꾸 자꾸 이해가 되고 마음이 아팠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자주 '각자의 사정'을 생각한다. 각자의 사정을 모두 이해하는 순간 등장인물 모두가 되어버린다.
이 소설이 와 닿은 이유는 조금만 눈 돌리면 있을 법한 우리주변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몇년째 공시생, 속썩이는 골칫덩이 자식, 자식때문에 속앓이하는 부모, 가난으로 찌든 삶(정말 부자 아니고서야 어느 누가경제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친구들 가장한 못된 사람, 어리숙한 이를 등쳐먹으려는 사람, 또 그 사람도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능한 이야기, 내 주변에서 어느정도 거리를 갖고 있을 땐 모르지만 한 걸음 가까워지면 한 두개쯤은 갖고 있거나 있을 수 있는 가정사들. 어디 누가 완벽한 어른으로 가족의 구성원으로 있겠는가.
완벽한 인간도, 이상적인 어른도 없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누구나 조금은 이상한 어른인 것이다.
단지 내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가정을 지키고 사랑하는 이들이다.
장수로 한 20장 정도 남을 때까지 어두운 터널 속에서 있는 느낌이었는데(사하의 시선에서 많이 생각했다) 결국 한걸음 나아가는 그녀의 모습에 정말 잘했다고 위로해 주고 싶었다.
살아가는 건 딱 한걸음의 이해와 딱 한걸음의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사하의 그 한걸음으로 사하가족에게 조금의 희망이 생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웃으면서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