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기술 - 나이 들수록 지혜, 행복, 가족, 관계, 내면이 충만해지는
이호선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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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기술 - 이호선 (지은이) 오아시스 2025-10-20>


마흔이라는 나이가 가지는 느낌은 무엇일까? 어렸을 때는 너무도 막연한 나이였고, 만으로 딱 마흔인 지금의 내가 느끼기에는 나이가 별 거인가, 싶다가도 내심 이 나이가 되면서 얻은 것들을 막상 젊어져서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하겠다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된다.

평소에도 집안일을 하면서 듣는 #유투브 강연 #이호선 교수님의 글은 단어로 요약하면 명쾌통쾌했다. 요즘의 세태를 적절히 반영하여 말해주는 것들이 소위 뼈때리게 다가온다.

생각, 감정, 행동, 관계, 품격 다섯가지 챕터로 나뉘어져 뻔한 말 같은데 진짜 뻔하지 않고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글들이 가득하다. 내가 어린시절 생각했던 것들을 사회와 현상 속에서 이해를 해보고, 현재 적용해야 해 볼 것들을 명쾌하게 알려주니 매우 유익하다.

정말 좋은 것들이 너무 많은데 챕터 당 하나씩 인상 깊은 걸 적어보자면,

생각 - 삶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반면 불안해지기 시작하는 마음이 커지는 마흔, 불안은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니 몸을 피곤하게 만들자. 격식에 맞는 옷을 입자. 독서를 꼭 하자. 손절하지 말자.

감정 - 정신 똑바로 차리고 스스로의 경계를 정해라. 감정을 다스리는 건 마음이 아닌 몸이니 일상 속 루틴을 잡아라. 자신의 에너지가 얼마큼인지 분수를 알아라. 인생 정리를 잘하고 싶으면 작은 것부터 정리해라.

행동 - 지난 인생을 바꿀 수 없으니 마음가짐과 관점, 해석의 창구를 바꿔라. 마흔 정도 되면 입을 꾹 닫고 기다려라.

관계 - 평생 인기가 없었다면 앞으로도 없을 거지만, 평생 사람들과 큰 탈 없이 지냈으면 ’검증된 사람’이자 ’안심의 대상’ 어디에 내놔도 괜찮은, 누구와도 잘 섞일 수 있는 사람이니 괜찮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상대에게는 형식적 친절에 집중해라.

품격 -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적절하게 표현하라. 자기 비난을 멈춰라. 실패가 두렵다는 말로 최종 결정을 미루지 말아라.

길다고 생각했지만, 이건 정말 추리고 또 추린 요약이다.
읽다 보면 도움이 될 만한 문장들이 너무도 많다.
마흔이 곧 다가올 이들, 그리고 40대를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정말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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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간이 나에게 일어나
김나현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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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간이 나에게 일어나 - 김나현 (지은이) 은행나무 2025-10-15>


사실 표지를 보고는 내가 선호하지 않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솔직한 마음) 읽다가 나의 큰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재밌잖아…!!!

23세 나을은 윤희재 감독의 작품에서 7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아모 역으로 캐스팅 되었다. 그런 나을 앞에 “윤 감독의 차기작 출연 배우 학폭 고발” 이란 글로 앵두라는 글쓴이의 글이 올라온다. 그 글로 인해 작품에서 하차될 수도 있는 나는 10년 전에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한다. 13세의 나을은 앵두라는 아이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2년 전 아빠와 이혼한 엄마는 앵두와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다고 자신도 괴롭히던 애랑 싸우고 화해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앵두는 점점 더 나을을 괴롭힌다. 그때 나타난 전학생 시우, 그리고 엄마가 나을의 과외선생님으로 데리고 온 사람은 시우의 엄마이자 한주 선생님. 그런 나을 앞에 그들은 갑자기 사라지고, 과거와 현재의 미래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글의 구성방식이 굉장히 독특하다. 한 사람에게 존재하는 기억이 다른 이에게는 다르게 기억될 수 있음을 알면서도 또 막상 읽으면서 새로운 충격을 다가온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일 것 같지만 사실은 무엇을 기준에 두고 그런 이야기를 해야할까. 모든 일은 너무도 많은 것들이 중첩되어 벌어지는 것들이고, 다양한 마음들이 섞여서 완전히 다른 사건들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걸.

살기 위해 선택한 삶도 있다는 걸. 그러나 연극엔 끝이 있듯이 연극에 끝을 내는 것도 자신이어야 한다는 걸. 이 소설은 그렇게 말해주고 있다. 등장인물들이 그들의 삶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왜 그 선택을 해야만 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에 자신만이 가진 책임감과 양심으로 향해 달려가는 모습들이 감동적이었다. 그 과정이 억지스럽지 않아서 더더욱 공감했다.

이 책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았다. 강추!!!

✴︎ ”나을이도 잘못한 게 있어. 너를 오해하게 내버려두었잖아. 흥분하지 말고 정확하게 말해야지.“ (54)

✴︎ “나는 선생님을 영원히 좋아하고 싶어요.” 한주 선생님이 내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야. 계속 좋아하려면 많은 노력을 해야 해. 시간이 우리를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74)

✴︎ 그저 어떤 기회들이 날아가버릴 뿐이지 나 자신이 흩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290)

✴︎ ”그냥 아는 거죠. 사실 그렇잖아요. 사람들은 자기가 뭘 해야 할지 다 알면서도 하지 않는 거니까요.“ (330)

#모든시간이나에게일어나 #은행잎2기 #김나현 #은행잎서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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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나라는 통증 - 비로소 나아가는 읽기, 쓰기
하재영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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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나라는 통증 - 하재영 (지은이) 문학동네 2025-09-30>


에세이를 읽다 보면, 저자의 깊은 사유가 평소 내가 품고 있던 생각에 힘을 실어줄 때가 있다. 또 어떤 책은 평소에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을 언어화하여 나를 감동시키며 밑줄을 긋고, 물음표와 느낌표를 번갈아 떠올리게 만든다. 이 책은 후자였다. 오랜만에 내 생각을 조금 더 넓고 깊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무엇보다 제목부터가 강렬하다. ‘통증’은 곧 ‘아픔’이며, 그것은 건드려졌다는 의미이고, 그 지점이 약하다는 뜻이다. 나는 늘 사람의 ‘약한 면’이 그 사람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왔다. 약하다는 것은 감추려 애써도 감춰지지 않는, 결국 그 사람의 가장 진실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살기 위해 글을 쓰고, 내면을 지킬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자기만의 방을 갖는다. 여성으로 태어난 이상, 사회가 주는 듯하지만 이미 깊숙이 내면화된 ‘정형화된 여성상’이 나를 옭아매고 있는 건 아닌지. 저자의 발레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나를 평가하는 첫 번째 시선은 언제나 나의 시선이었다”는 문장은 너무도 맞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나는 내 스타일이 확고한 편이다. 유행을 따르지 않는 편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거울을 보던 어느 날 문득 ‘어라… 좀 안 어울리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날, 괜히 마음이 무거워졌다. 더 나은 버전의 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 지금까지 누려왔던 것들이 조금씩 상실되어간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했다.

성추행이나 성희롱, 생각해보면 나 역시 등굣길, 버스 안, 길가, 회사에서 그런 일들을 겪은 적이 있다. 여성이라면 한 번쯤은 마주했을, 그러나 쉽게 입 밖에 내지 못했던 경험들. 저자의 글을 읽으며 묘하게 위로받는 기분이 들었다.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과 애도, 인간 중심의 사고가 만들어내는 폭력, 그리고 “때로는 고통을 말하지 않는 것이, 고통을 말하는 가장 나은 방식일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문장은 오래 남았다.

에세이를 ‘정직함’을 윤리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장르여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정직함은 무엇을 감추고 무엇을 남길지 스스로를 집요하게 추궁한 끝에 도달하는 지점이라 말하는 저자의 글이 너무 좋았다.

나를 이해하고, 타인(타자)을 상상하고 이해해보도록 혹은 이해하지 않은 채로 놓아두는 일. 이 책 강추🤍

✴︎ 고독이 글쓰기의 조건이라면, 욕망은 문장을 나아가게 하는 힘, 추동이다. 고독은 나를 책상 앞에 앉히고, 욕망은 나를 언어 속으로 끌어들인다.

✴︎ 더 나은 버전의 내가 없으리라는 사실을 아는 나 또한, 언제까지고 내면의 전신거울 앞에서 괴로워할 따름이다. (102)

✴︎ 내가 진짜 두려워하는 것은 상실 그 자체보다, 내가 잃은 것으로 초래되는 균열이 아닐까? (108)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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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를 마십니다
이유진 지음 / 스토리닷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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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를 마십니다 - 이유진 (지은이) 스토리닷 2025-09-30>


대학생 때, 일본에서 2시간 정도짜리의 다도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다다미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차를 우리고, 요즘 유행하는 말차를 격불하는 행위를 도와주는 차선을 열심히 저었다. 리뷰를 쓰려고 하니 생각나는 그시절 기억들이다. 그때는 ‘뭘 이렇게까지 하나’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한번도 이런 걸 본 적이 없었고, 무엇보다 무릎을 2시간 내내 꿇고, 연습하는게 너무 고통스러웠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 인생에서 고작 2시간이었던 경험이 미화된 것인지는 몰라도 꽤나 좋았던 추억이 되어 꿈처럼 아스라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일까, 차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없지 않은 것 같다.

에세이와 티에 관한 알짜배기 정보들이 함께 어우러져 읽는 내내 편안한 마음이 함께 들었다.

차는 역사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문화이기에 조금씩 곁들어진 역사도 흥미로웠고, 한국의 녹차를 맛있게 먹는 법, 차와 관련된 고전 책들을 소개하고, 차도구와 커피 말고 차를 핸드 드립으로 우리는 방법, 중국 잔에 그려진 그림의 의미, 다양한 종류의 밀크티 만들기 등 유용한 정보들이 넘쳐난다.

차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 좋을 듯 하다. 좋은 언니에게 차 이야기와 함께 곁들인 인생살이를 듣는 느낌이랄까.
커피를 자주 마시는 건 차는 뭔가 고상하고 우아하게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인데 (그렇다고 커피가 그렇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차를 좀 더 사랑해야겠다!

차는 마음의 온도를 천천히 되돌리는 일 같았다.
차를 마실 때의 상황은, 적어도 내 마음이 화로 가득 차 있을 때는 아니다. 뜨겁게 내린 차 한 잔이 식어가면서 나를 식히고, 그 한 잔과 함께 하루를 배워나간다.

그리고 나는 처음으로 홍차 티백을 위아래로 담궜다 빼면서 흔들어 먹지 않았다..!!! (다들…흔드시죠…?)
그그리고, 오랜만에 아쌈으로 밀크티를 만들어 먹었다. 한때 밀크티에 빠져서 밀크티에 넣으면 맛있다는 각설탕까지 사다 날랐던 나인데.. ㅎㅎㅎ 오랜만에 먹으니 진짜 너어무 맛있다!!! (여기 나와있는 방식대로는 처음인데. 진짜 맛있네)

✴︎ 우리 삶의 모든 면이 그렇듯, 중용은 언제나 어렵다. 이럴 땐 그냥, 차 한잔을 우려내 먼 산을 바라본다. 답이 보이는 듯 하다. (59)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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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신
리즈 무어 지음, 소슬기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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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신 - 리즈 무어 (지은이), 소슬기 (옮긴이) 은행나무 2025-09-24>


슬로번 스릴러의 정석이라고 하는데, 혹시 모르는 이를 위해 참고하자면 “이야기 전개가 천천히 진행되며 긴장감이 서서히 고조되는 스릴러 장르“를 의미한다. 즉, 점층적으로 쌓아가는 서사와 세밀한 캐릭터 묘사로 서서히 불태우는데, 694페이지에 걸쳐 이야기가 전개된다.

1975년 8월 에머슨 캠프의 참가자 중 한명인 바버라 반라가 없어진다. 없어진 전날은 캠프 수료 기념 파티 이후, 지도교사 루이즈는 보조교사 애너벨에게 댄스파티 이후 참가자를 부탁했고, 오전 6시 25분, 루이즈는 바버라의 빈 침대를 확인한다. 술을 많이 마신 애너벨은 아이들을 돌보지 않았다. 바버라는 애머슨 캠프와 그 캠프 일대의 삼림 보호구역을 소유한 반라 가문의 딸이다. 그 아이를 찾기 위해 사람들이 동원된다. 그리고 14년 전 바버라의 오빠가 베어가 사라진 그 숲으로. 점점 진실로 가까워져가는데…

주요 등장인물이 바뀌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며,

1. 바버라가 사라진 일, 왜 사라졌으며, 어디로 사라진걸까? 그리고 어디에 있는 걸까?
2. 14년 전의 바버라의 오빠인 베어가 실종된 일.

두 이야기가 교차하며, 현재 용의자로 떠오른 인물들과 오빠 베어의 과거 사건과 용의자들과 반라 가문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얽힌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주인공들이 나오는데
바버라가 다정하게 대해준 친구 트레이시, 지도교사 루이즈와 남자친구 존 폴(존 폴의 가문이 반라 가문의 집안과 은행을 대변하는 변호사), 베어와 바버라의 엄마인 앨리스, 아빠인 피터의 관계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은 읽다 보면 바로 인지할 수 있는데 그 관계, 에머슨 캠프의 관리자인 T.J. 휴잇, 최초 여성 주 경찰관인 유디타 럽택의 활약기까지.

특히 진실에 다가갈수록 흩뿌려둔 수많은 떡밥을 회수되는 쾌감이 있다. 나는 범인을 추리하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읽어서 더욱 즐거웠다. 이런 소설은 누가 범인인지를 찾으려고 혈안이 되서 보면 작가가 세밀하게 구축해서 펼쳐놓은 인간관계의 묘미를 놓치게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진실과 이해관계와 욕망의 미묘한 결을 따라 읽는 그 재미를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 반라 집안은 자기네 삶에 들인 사람에 관해서는 면밀하게 신경 썼고, 잘라낸 인연에 관해서는 무자비했다. (261)

✴︎ 이곳은 아름답지만, 사람들은 끔찍해요. (283)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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