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츠는 나와 함께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2
젤다 피츠제럴드 지음, 최민우 옮김 / 휴머니스트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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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츠는 나와 함께 - 젤다 피츠제럴드 (지은이), 최민우 (옮긴이) 휴머니스트 2025-03-10>


음,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솔직히 말하면, 어느 부분은 매끄럽게 읽혔고, 어느 부분들은 응?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고, 어느 부분은 매우 감탄하면서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완전 좋았다. (호불호는 굉장히 강할 듯)
완전 좋았다 라고 내가 평을 쓰는 이유는 읽고 나서 한참동안 왜 그랬을까? 왜? 등장인물들의 선택과 행동과 말들이 계속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 느낌이 들 때 나는 완전 좋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왜를 끊임없이 찾아보고 이해해보려고 노력한다.

피츠제럴드의 아내로 알려진 젤다 세이어 피츠제럴드, 피츠제럴드의 빛에 가리워져 있었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 책은 처음이자 마지막인 그녀의 장편소설로서 피츠제럴드에 의해 많이 수정되었다. 수정되지 않은 날 것들이 너무 궁금하다.(물론 없다)

앨라배마의 삶을 소녀시절부터 그려낸다. 실제 아버지가 판사였던 젤다는 소설 속에서도 아버지는 판사이다. 엄격했던 아버지, 그리고 데이비드와의 화려한 삶들은 실제 ”피츠제럴드 부부“ 로서의 보여지는 삶들 속 뒤편에 감추었던 걸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발레에 대한 열정과 열망을 숨길 수 없어 아이와 남편을 떠나 꿈을 이뤄나가지만 아이에 대한 엄마의 마음과 자신의 꿈과 충돌되는 현실, 그리고 상실.

나는 이 책은 젤다가 희망을 말하고 싶어했던 게 매우 분명하다고 느껴진다. 반성의 소설같기도, 꿈을 찾아 떠나려했던 자신의 모습들을 계속 반추했던 것 같기도. 자신이 갖지 못할 거라고 여겨졌던 희망을 …조금이라도 소설에 녹여놓은 게 아닐까. 피츠제럴드보다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지도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피츠제럴드의 결이 많이 느껴졌는데, 어쩌면 피츠제럴드가 젤다의 감성을 좀 닮아간게 아닐까… 라는 어줍잖은 생각도 해본다.

6주만에 쓰여진 이 책. 얼마나 하고 싶었던 말이 그녀 안에 많이 있었던 걸까. 그녀의 삶이 궁금해졌다. 더 읽고 싶은데 알려진 단편집 말고는 더 이상 읽을 것이 없다는 게 아쉽다. 나는 이 책을 여러번 다시 읽게 될 게 분명하다.

해설에서 무엇을 썼는가 보다 어떻게 썼는가가 압도적으로 중요한 소설이라고 적혀 있는데, 나는 내용 또한 끊어짐이나 갑자기 튀어버리는 전개가 조금 불편했을 뿐, 인생 첫 장편으로 생각하고 읽는다면 아주 좋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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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세고 촛불 불기 바통 8
김화진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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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세고 촛불 불기 - 김화진, 남유하, 박연준, 서고운, 송섬, 윤성희, 위수정, 이희주 (지은이) 은행나무 2025-06-23>


은행나무 출판사의 테마소설 시리즈로 “우리를 우리이게 만든 시간들”의 모음집이었다. 다 쓰기에는 너무 많아서 4개만 소개해보자면,

개인적으로는 #위수정 작가의 #비트와모모 가 정말 좋았다. 이전에도 읽었던 책 중에 #우리에게없는밤 정말 좋았는데, 내마음 단연 1위.
피해자모임에서 만난 모모와 비트, 각자 다른 사연으로 배우자를 잃은 그들, 비트는 남편의 대한 상실을 그리고 상처를 극복해간다. 중간의 과정이야 어쨌든 전후는 분명 달라졌으면 나아가는 방향이라는 걸, 어쩜 이렇게 섬세한 문장으로 쓸 수 있는지,

✴︎ 하지만 잊기 위해서는 그것만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피할 수 없다. 상하고 망가져도 어쩔 수가 없다. 나는 이제 그것을 안다. (229)

그리고 #축제의친구들 #김화진 작가 특유의 친구 관계들의 글, 친구라는 이름 하에 느끼는 미묘한 감정들, 한번쯤은 모두가 겪어봤을 그런 감정들을 어쩜 이렇게 잘 건드리는지. 축제는 언젠가 끝나고, 일상으로의 복귀는 필연적인 것.

✴︎ 그럴 수도 있는 거야. (…) 그냥 그런 거야, 진주야. (…) 같은 걸 좋아한다는 건 의외로 힘이 센 거야. (…) 그리고 진주야, 사람은 다 이상해. 너도 못지않게 이상하잖아. (34)

#월드발레데이 #박연준 가난하지만 재능이 있었던 발레를 하던 아이. 죽은 무용수, 그녀의 시선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발레라고 적고 꿈과 재능, 현실과의 괴리로 읽혀졌다.

✴︎ 무엇이든 대가가 있다. 대가가 좋은 것을 불러올 수도 있다. (95)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글은 #서고은 작가의 #위드걸스. 고치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안 될까 봐. 그 실패를 못 견딜까 봐. 완전히 불행한 사람이 될까 봐… 많은 것을 견디며 사는 삶을 선택한 인혜. 견디는 삶에서 변하는 삶으로 아주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고 희망을 느끼게 해주었다.

거의 모든 이야기들은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달까. 결국 나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현실은 그보다 훨씬 부정적이고 각박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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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되기 전에 명상을 만나라 - 명상하는 변호사 최순용의 직장인을 위한 명상 입문서
최순용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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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되기 전에 명상을 만나라 - 최순용 (지은이) 수오서재 2025-06-26>


명상이 좋다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다.
나도 해보려 했다. 일단 눈을 감는다. 바르게 앉는다. 숨소리에 집중해본다. 들숨, 날숨… 그런데, 음. 잘 모르겠다. 늘 보던 유튜브 홈요가를 따라 해본다. 음… 모르겠다. 그냥 하라니까 한다.

명상템 같은 것도 해봤다. 하지만 뭔가 의무감 같았다.제대로 되는지 모르겠는? 그리고 읽게 된 이 책, 이제야, 명상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 알 것 같다.

명상 입문서로 꽤 좋은 책같다. 명상에 관해 처음 읽어본 책이라 다른 책과 비교할 순 없지만, 초심자인 내가 느끼기엔 꽤 친절했다. ‘명상은 뭔가 특별한 행위가 아니다’라는 걸 알게 해주었달까.

‘수용하는 마음’과 ‘알아차림’이 중요하다는 말.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죽는 순간까지 숨을 쉰다. 내가 의식하든 말든 숨은 계속된다. 그런데 그걸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숨을 통해 내 마음 상태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또 화와 욕심은 결국 같은 뿌리에서 온다는 것. 원하는 대로(욕심) 되지 않을 때 화가 난다는 것. 그리고 생각은 곧 ‘나’가 아니라는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2장까지의 내용이 특히 도움이 많이 되었다. 중간중간 검사에서 변호사로 직업을 바꾼 저자의 개인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명상과 삶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에세이처럼 읽혔다.

명상이 뭔지 모르겠는 사람,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 이 책은 좋은 첫걸음이 되어줄 것 같다. 도파민을 자극하는 것들이 많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려면 이런 책 한번쯤은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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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이름으로 (라울 뒤피 에디션) - 꽃과 함께 떠나는 지적이고 황홀한 여행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라울 뒤피 그림, 위효정 옮김, 이소영 해설 / 문예출판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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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이름으로 -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은이), 라울 뒤피 (그림), 위효정 (옮긴이), 이소영 (해설) 문예출판사 2025-06-16>


이 책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잖아! 꽃이다. 꽃!!

이 책은 출판업자 앙리 루이 메르모가 콜레트에게 일주일에 한두 번 꽃다발을 보낼 테니 그에 대한 답으로 꽃의 ‘초상’ 몇 편을 써달라고 제안한다. 관절염 때문에 침대 생활을 하는 콜레트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1년 후 스물두 편의 글이 엮어 출간되었다.

꽃에 대한 이야기만 할 것 같지만, 사실은 콜레트 특유의 감각들이 돋보이는 글들이었다. 꽃이 마치 사람처럼 표현되는 느낌, 자연을 생생하게 살아오는 느낌이다. 냄새가 없는데도 냄새를 느끼게 하고, 실물이 없는데도 본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오감을 깨우는 느낌이랄까.

✴︎ 얼룩 하나 흠집 하나 없는 미녀, 나는 네가 바가텔 공원이나 라이 공원에 있을 때가 더 좋다. 저 6월의 어느 날, 나는 너를 볼 거야. 뜨겁고 서늘한 날, 바람이 회오리를 일으켜 너를 거덜내는 날. 그리하여 우리는 네가 그러고도 아낌없이 네 존재를 베풀 줄 안다고 생각하게 된단다. (13)

장미에 대한 글 중에 하나인데, 감탄이 나왔다.

✴︎ 새벽빛이 트기가 무섭게 하늘에서 마지막 별빛을 꺼트리는 엉큼한 초록색이 바다의 푸른색을 잔인하게 물어뜯을 걸 아니까, 또 사방의 하늘은 불안정한 푸른색을 버리고 동쪽은 보랏빛, 북쪽은 냉랭한 장밋빛, 서쪽은 불그스름한 빛, 남쪽은 회색빛을 제각기 택할 걸 아니까. (74)

푸른색에 대한 글인데, 바다의 푸른색을 잔인하게 물어뜯다고 표현을 하다니!!

감각적인 글을 좋아하고, 꽃, 자연, 그리고 그것들로 인해 생각하는 콜레트의 다양한 사유를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 완전 강추. 라울 뒤피의 그림까지!! 눈호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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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하이웨이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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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하이웨이 - 에이모 토울스 (지은이), 서창렬 (옮긴이) 현대문학 2022-07-04>


82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이 술술 읽힐 줄이야. 역시 #에이모토울스 진짜 좋다…!!

두꺼운 책을 보면 사실 한숨부터 나온다. 가끔은 좀 적당히 이야기하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도대체 어떤 내용을 어떻게 풀어낼까 너무 궁금하다. 어떤 이야기를 하나 한번 읽어나보자 싶다가 대단하다고, 재밌다고 박수를 치며 끝낸다. 이런 책을 만나면 행복하다. 이 책은 박수치며 끝낼 수 있는 책이다. 근데 더 좋은 건, #모스크바의신사 가 그렇게 좋단다…!! 사놓고 아직 모셔둬서 더 기쁘다ㅋㅋㅋ 또 이번에 나온 #테이블포투 는 얼마나 좋을까!!!💚

18살의 에밋은 과실치사로 소년원에 있다가 이제 막 나왔다. 8살 동생 빌리와 함께 동네를 떠난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8년전 집을 나간 엄마의 흔적을 찾아 가자는 빌리의 요구대로 일단 캘리포니아를 목적지로 정한다. 출발하려는데 설라이나 소년원에 함께 있었던 울리와 더치스가 그를 찾아온다. 여차저차하여 같이 떠나게 된 여정에서 벌어지는 일들

10일동안의 일들로 시점이 계속 전환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들이 왜 소년원으로 가게 됐는지에 대한 과거 이야기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하는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개인적으로 울리가 참 마음이 아팠다. 그토록 감성적이고 마음이 여린 아이. 그리고 빌리가 어찌나 귀엽고 영특하던지,

빌리가 찾아간 애버커스 교수와의 이야기와 애버커스의 시점에서 적힌 글 부분 너무 좋았다. 결국 현생을 살도록 도와주는 건 결국 현실의 삶이라고. 현실의 만남이라고.

이 책은 시작이자 끝이고, 끝이자 시작이다. 이들의 여정은 끝난 것 같지만 이제 시작이다. 에이모토울스 짱…!!

✴︎ “빌리, 굉장히 멋진 게 뭔지 알아? 어마무시하게 멋진 게 뭔지 알아?” ”뭐예요, 울리 형? 어마무시하게 멋진 게 뭐예요?“ ”매일매일이 특별한 날.“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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