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이름으로 (라울 뒤피 에디션) - 꽃과 함께 떠나는 지적이고 황홀한 여행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라울 뒤피 그림, 위효정 옮김, 이소영 해설 / 문예출판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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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이름으로 -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은이), 라울 뒤피 (그림), 위효정 (옮긴이), 이소영 (해설) 문예출판사 2025-06-16>


이 책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잖아! 꽃이다. 꽃!!

이 책은 출판업자 앙리 루이 메르모가 콜레트에게 일주일에 한두 번 꽃다발을 보낼 테니 그에 대한 답으로 꽃의 ‘초상’ 몇 편을 써달라고 제안한다. 관절염 때문에 침대 생활을 하는 콜레트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1년 후 스물두 편의 글이 엮어 출간되었다.

꽃에 대한 이야기만 할 것 같지만, 사실은 콜레트 특유의 감각들이 돋보이는 글들이었다. 꽃이 마치 사람처럼 표현되는 느낌, 자연을 생생하게 살아오는 느낌이다. 냄새가 없는데도 냄새를 느끼게 하고, 실물이 없는데도 본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오감을 깨우는 느낌이랄까.

✴︎ 얼룩 하나 흠집 하나 없는 미녀, 나는 네가 바가텔 공원이나 라이 공원에 있을 때가 더 좋다. 저 6월의 어느 날, 나는 너를 볼 거야. 뜨겁고 서늘한 날, 바람이 회오리를 일으켜 너를 거덜내는 날. 그리하여 우리는 네가 그러고도 아낌없이 네 존재를 베풀 줄 안다고 생각하게 된단다. (13)

장미에 대한 글 중에 하나인데, 감탄이 나왔다.

✴︎ 새벽빛이 트기가 무섭게 하늘에서 마지막 별빛을 꺼트리는 엉큼한 초록색이 바다의 푸른색을 잔인하게 물어뜯을 걸 아니까, 또 사방의 하늘은 불안정한 푸른색을 버리고 동쪽은 보랏빛, 북쪽은 냉랭한 장밋빛, 서쪽은 불그스름한 빛, 남쪽은 회색빛을 제각기 택할 걸 아니까. (74)

푸른색에 대한 글인데, 바다의 푸른색을 잔인하게 물어뜯다고 표현을 하다니!!

감각적인 글을 좋아하고, 꽃, 자연, 그리고 그것들로 인해 생각하는 콜레트의 다양한 사유를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 완전 강추. 라울 뒤피의 그림까지!! 눈호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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