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바다에 있어 - 이별의 계절, 긴 터널을 지나는 당신에게
오지영 지음 / 북노마드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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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바다에 있어 - 오지영 (지은이) 북노마드 2024-11-22>


이 소설은 이별에서 시작된다. 글을 읽을 때 사랑을 시작하기 위한, 사랑이 어떻게 맺어질 지에 대한 설렘을 안고 있는 글과 누군가의 이별을 기본값으로 두고 읽은 글은 읽는 이의 마음가짐을 다르게 한다.

여기 5명의 여자가 있다.
광고기획자로 10년을 일했고, 상대의 끈질긴 구애로 인한 긴 연애 끝은 남자친구의 바람인 지안(35)
꽃집 사장이자 아이 같아서 사랑한다던 남자친구에게 같은 이유로 이별하게 된 새봄(32) 작가 지망생이자 10년 연애 끝에 남자친구와 헤어진 민(35) 와인가게 부점장이자 결혼을 앞둔 남자친구에게 헤어짐을 통보받은 희나(38) 카페 사장이자, 민의 헤어진 남자친구의 형수인 소윤(39)

그들의 이별의 시작과 끝.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이야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건 결국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내 사랑은 어떤 모양으로 품고 있을까? 이런 소설을 로맨스의 범주로 넣는다면 우리는 자신이 하고 있는, 하고 싶은, 하게 될, 해야 할 사랑의 모양을 생각해보고 고민해 봐야 한다. 결국 내가 어떤 사람으로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결국 로맨스의 범주에서 개인의 성장소설이고, 개인의 성장은 결국 사회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장대한가...?

나는 사실 SF소설이나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로맨스가 있다 하더라도, 좀 다르게 느껴진다. 이 이야기엔 사랑이 필요한 부분이야.라고 이상하게 요즘 말로 T적 사고방식이 돌아간다. 그런 내게 현실의 삶은 설렘으로 다가온다. 소설 속 현실 가능한 세계에 내 마음을 투영해본다.

실현 가능한 상상 속으로. 내 과거로. 현재로. 혹은 다가올 미래로.
그래서 너무도 현실적인 현실 로맨스를 아주 좋아한다. 모든 이에게 내가 있었다. 나의 과거, 현재, 어쩌면 미래의 나도. 그리고 내가 결국 향해야 할 방향도. 그렇기에 이 책이 너무 좋았다.

✴︎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택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결국 당신은 탈락입니다’ 말하는 것 같았다. (59)

✴︎ 어묵이고 사케고 특별함은 없었지만 둘이기에 특별했다. 비가 눈으로 바뀌어 흩날릴 때까지 창가에서 밖을 바라보며 좋아하는 계절을 이야기했던 시간. 서로의 모르는 부분을 묻고 또 물었던 날. (126)

✴︎ 사랑은 불안하고, 비겁하고, 옹졸하고, 치졸하다. 사랑은 두려움과 오해의 연속이다.~ 그래도 사랑은 사랑이다. 다른 감정으로, 다른 단어로 애써 감추고 숨겨도 사랑은 사랑. 사랑이 품고 있는 다양한 모양을 지안, 새봄, 민, 희나를 통해 배웠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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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윤성희 외 지음, 강미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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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소설 - 윤성희, 장류진, 조경란, 김화진, 정소현, 박형서, 백수린 (지은이), 창비교육 2024-11-08>


시작이 주는 단어의 힘은 역동적이면서 설레면서 두려움이 혼재해 있다.

그게 일일 수도, 사람과의 무엇일수도. 생각해보면 뭔가 딱 정의할 수 없을만큼 우리의 삶은 무수한 시작과 끝의 반복으로 가득차 있다.

7명의 작가가 쓴 글 중 내게 인상깊었던 4가지의 편을 짧막하게 이야기하자면

#장류진 #백한번째이력서와첫번째출근길
아주 가볍게도 날 취업전선의 압박에 있던 그 시기로 나를 데려다 놨다. 그 하나만으로도 인상깊었다.

#김화진 #근육의모양
와, 뭔데?! 너무 좋았다. 내게 있어 글을 읽을 때 유난히도 좋다고 여겨지는 요소는 모든 주인공이 이해가 갈 때이다. 섬세한 감정선을 다 이해시켜버리는 이 작가의 책을 읽어야겠다!!

✴︎ 독립, 절교, 파혼, 끊어진 관계들의 기록들. 그리고 생각했다. 그 리스트는 흉터가 아니라 근육이다. 누가 날 해쳐서 남은 흔적이 아니라 내가 사용해서 남은 흔적이야. 어딘가에 아직 찾지 못한 근육이 있을 것이었다. (107)

#정소현 #어제의일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고있는 나의 모습이 현저하게 다를 때,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외면받았던 나. 진실을 알게 되면서 상처가 다시 벌어지고 피를 내고...

#백수린 #흑설탕캔디
#여름의빌라 를 사놓고도 아직 안 읽은 나라 새로웠던 이 단편은, 내게 올리브 키터리지가 계속 생각나게 했다. 그래서 좋았다. 올리브 키터리지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단편도 마음에 쏙 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 마음은 펄떡펄떡 뛰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는데 육신이 따라 주지 않는 것만큼 무서운 형벌이 또 있을까? (231)

창비 출판사의 “~하는 소설” 시리즈는 안 가지려고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견이 있던 글에 다가가는 계기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참 좋은 의도를 가진 시리즈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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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창비교육 성장소설 13
보린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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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브 - 보린 (지은이) 창비교육 2024-12-06>


2024년 7월 6일. 고3인 연우. 학교에서 생각하다 문득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깬 연우. 비어있는 교실. 나가려는데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투명한 정육면체 큐브에 갇힌다. 의식이 통제된다. 얼마 후 돌아간 현실세계에서는 1년이란 시간이 지나있었다. 큐브에 갇혔을 때 복제된 자아의 모습으로 나타난 핸드폰 고리 젤리곰과 좋아하는 해곤이와의 관계, 순간 순간 나타나는 큐브의 안정상태. 연우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읽으면서 현대의 불안장애를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복잡하고 다층적인 현실에서 느끼는 불안들을 이렇게 표현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청소년 소설답게 연우와 해곤의 연애와 함께 성장을 주축으로 그리며 친구들과의 우정도 맛볼 수 있었다. 나는 좀 닳고 닳은(?) 나이라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읽힐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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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 거두는 시간
이선영 지음 / 비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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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 거두는 시간 - 이선영 (지은이) 비채 2024-11-27>


대필작가이자 이혼한 나는 외가식구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엄마의 여동생으로 이모이자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오선임에게 자서전 작업을 의뢰받는다. 타인에게는 이모의 그림자이자, 이모에게는 평생의 반려자, 이모의 아들 형서에게는 학습지 교사였던 짱가이모로 인해 엄마의 자리를 놓고 살아야했던 이모. 자서전작업과 함께 교통사고로 오래전에 사망한 고등학교 친구 수진의 물품을 전달하라는 명을 받았다는 유품정리사 민혁이 찾아온다. 그 일을 통해 자신이 망각하고 살았던 과거의 그물이 서서히 올려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나의 과거가 생각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완전히 잊고 있던 것이었다. 내 초등학교 졸업 앨범에 내가 도려낸 누군가가 있다는 것. 꽤나 친했던 아이지만, 너무 싫었졌던 아마도 그 마음은 너를 영원히 내 인생에 지워버리고 싶어? 정도의 미움이 있었던 게 아닐까? 내가 그 아이를 사랑의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다. (이 책은 동성에게 사랑의 마음을 느꼈던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에) 그건 차치하고 과거의 기억들이 과연 정말로 맞을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이 맞을까? 나는 미움과 혐오의 기억으로 남은 것들이 과연 맞을까? 라는 의구심을 들게 했다.

우리는 과거 속의 기억들이 마치 오답이라는 건 없다는 듯이 군림하여 그 인간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그 과거의 기억들이 과연 서로가 같은 기억으로 남고 있긴 한걸까?
나는 누군가를 미워하고 내가 피해자를 자처하고 상대를 악인으로 남겨둘 자격이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 망각의 바다에 그물을 던져 잊힌 기억을 건져 올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감정의 맨 밑바닥에 찜찜함이 남아 있었지만 그게 무엇인지 정확하지 않았다. (223)

✴︎얼마나 수진이를 지워버리고 싶었으면 이토록 기억이 파편적일 수 있는 걸까.(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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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단 집밥 레시피 365 (스프링) - 오늘은 뭘 먹을까 고민할 필요 없는
이미연(오메추) 지음 / 카시오페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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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단 집밥 레시피 365 (스프링) - 이미연(오메추) (지은이) 카시오페아 2024-11-26>


본의 아니게 tmi를 적는 것 같지만, 주부 13년차, 엄마로 살아온 지 11년차. 아무리 급식을 하고, 아침을 안 먹는 남편이 있다 할지 언정, 밥은 하루에 한번은 해야 한다. 물론 여기에 밥은 밥+반찬의 개념이다.

결혼 전에는 음식을 해 본 적은 거의 없었다. 음식을 하는 엄마를 거들 뿐. 그렇게 요리를 시작했다. 가족을 위해, 나를 위해.

엄마는 고춧가루가, 설탕이, 소금을 얼마큼 가늠하지 않고, 그냥 팍팍 넣는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얼만큼을 넣어야하는지, 몇 개의 음식을 제외하곤 잘 모른다. 제철음식도 요리를 시작하고야 이게 제철음식이구나를 인지한 것도 꽤 많다.

자, 이제 중요한 건, 자고로 스피드다.
간략하고, 빠르게, 맛있게.

이 책은 완전 그부분에서 완전 만족할 만하다.
제철음식을 잘 살려, 간단하고 빠르게 레시피가 있다. 대체 가능한 재료와 구하기 쉬운 것들이 정리되어 있다. 매일 무엇을 먹어야할 지 골머리를 싸매는데, 아주 좋다!! 매 페이지마다 QR코드가 있어 사진을 찍으면 유투브의 쇼츠로 연결되어 영상화된 장면으로 빠르게 감을 익힐 수 있다. TIP도 깨알고급정보! 스프링 형식이고 날짜도 적혀있어 일력으로도 아주 그만이다.

신혼부부는 물론이고, 자취생들, 가족의 식사까지 아주 만족할 만하다. 완전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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