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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소설 ㅣ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윤성희 외 지음, 강미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4년 11월
평점 :
<시작하는 소설 - 윤성희, 장류진, 조경란, 김화진, 정소현, 박형서, 백수린 (지은이), 창비교육 2024-11-08>
♡
시작이 주는 단어의 힘은 역동적이면서 설레면서 두려움이 혼재해 있다.
그게 일일 수도, 사람과의 무엇일수도. 생각해보면 뭔가 딱 정의할 수 없을만큼 우리의 삶은 무수한 시작과 끝의 반복으로 가득차 있다.
7명의 작가가 쓴 글 중 내게 인상깊었던 4가지의 편을 짧막하게 이야기하자면
#장류진 #백한번째이력서와첫번째출근길
아주 가볍게도 날 취업전선의 압박에 있던 그 시기로 나를 데려다 놨다. 그 하나만으로도 인상깊었다.
#김화진 #근육의모양
와, 뭔데?! 너무 좋았다. 내게 있어 글을 읽을 때 유난히도 좋다고 여겨지는 요소는 모든 주인공이 이해가 갈 때이다. 섬세한 감정선을 다 이해시켜버리는 이 작가의 책을 읽어야겠다!!
✴︎ 독립, 절교, 파혼, 끊어진 관계들의 기록들. 그리고 생각했다. 그 리스트는 흉터가 아니라 근육이다. 누가 날 해쳐서 남은 흔적이 아니라 내가 사용해서 남은 흔적이야. 어딘가에 아직 찾지 못한 근육이 있을 것이었다. (107)
#정소현 #어제의일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고있는 나의 모습이 현저하게 다를 때,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외면받았던 나. 진실을 알게 되면서 상처가 다시 벌어지고 피를 내고...
#백수린 #흑설탕캔디
#여름의빌라 를 사놓고도 아직 안 읽은 나라 새로웠던 이 단편은, 내게 올리브 키터리지가 계속 생각나게 했다. 그래서 좋았다. 올리브 키터리지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단편도 마음에 쏙 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 마음은 펄떡펄떡 뛰는 욕망으로 가득 차 있는데 육신이 따라 주지 않는 것만큼 무서운 형벌이 또 있을까? (231)
창비 출판사의 “~하는 소설” 시리즈는 안 가지려고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견이 있던 글에 다가가는 계기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참 좋은 의도를 가진 시리즈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