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 부의 탄생, 부의 현재, 부의 미래
하노 벡.우르반 바허.마르코 헤으만 지음, 강영옥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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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금융투자 #금융지식 #부의미래 #투자전략

최근에 경제 공부를 해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 계기가 있었다. 뉴스를 뜨겁게(?) 달구지는 않았지만 연합뉴스나 그 이외의 매스컴에서 거로됐던 "P2P투자"에 참여했다가 뼈아픈 실수로 손실을 입었다. 엎질러진 물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사람은 턱 밑까지 물이 차오르면 급박하고, 절실함을 느끼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쉽고 재미있게 쓰였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제 사례를 소개하면서 역사적인 사실과 비교적 최근에 일어났던 금융사고 그리고 향후에 벌어질 투자자로써 알아야 하는 일들에 대해 풀어써놨다. 초보자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화폐, 즉 우리의 '신뢰'를 바탕으로 금융 거래 전반적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화폐를 주요 키워드로 삼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화폐가 등장했던 시기를 계기로 다양한 사건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평범한 소시민들이 사고의 책임을 짊어지며 가난과 부의 대물림을 그저 바라만 보게 된다고 한다.

경제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책의 제목대로 '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은 들어봤던 것도 같다. 착각일지는 모르곘으나 뉴스나 인터넷 검색엔진에 '인플레이션'을 검색해보면 무수히 많은 정보가 등장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나 결국은 내가 벌어들인 자본(현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올해는 10,000원으로 과자 5봉지를 살 수 있었다면 내년에는 같은 돈으로 과자 4.5봉지 밖에 살 수 없다는 것이 인플레이션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섬뜩하다. 솔직한 심경이었다. 악착같이 돈을 벌어도 결국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그 가치를 잃어버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는 상상이 가지 않았고,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는가?'라는 부정적인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부자여서 나에게 물려준 돈이 많았다면 이런 고민은 하지 않았을 것인데, 내 돈을 내가 벌어서 결혼도 하고 먹고 살아야 하는 처지기 때문에 결국은 인플레이션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말과 같았다.

반항심이 생기더라. 하지만 친절하게도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위안을 받았다. 그리고 '어떻게'라는 부분이 조금은 채워져서 다행이었다. 물론 '실천'이 남았다. 알고 있다는 것에서 멈추면 곤란하니까.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를 명심하라고 조언한다. 첫째 안정성, 둘째 수익성, 셋째 유동성 (최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경험하였다.)이다. 투자를 하기 전에 그 상품 혹은 투자처에 대해서 투자결정하기 위한 기준점을 위 세가지로 분류하여 적용하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분산투자'를 철저히 실행하고, '단기보다는 장기투자'에 방점을 찍어 금융투자로써 인플레이션의 위기를 극복하고,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에 정면 도전하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그 결과, 투자 결과의 책임은 내가 짊어지는 것은 백이면 백이다.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다.

아직 젊기 때문에 도전할 것이며, 도전해서 성공할 것이다. 끝으로 최악의 투자 상담가는
"두려움, 탐욕, 질투, 시기, 이웃"라고 하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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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9-01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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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 #판사유감 #문학동네 #개인주의자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본 일이 있을까? 내가 겪고 있는 상황들, 내가 벌여놓은 것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이유는 나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는 심리적 방어기제 덕분 일지도 모른다. 설령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고, 뒤에서 조롱하더라도 앞에서는 '헤헤' 거리며 칭찬하고 있으면 정작 사건의 당사자는 '그런 줄' 알고 착각한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란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일상의 나라는 자아와 대화를 나눴던 적이 있을까였다. 주변에서 칭찬해주거나 나와는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말을 걸어주는 것으로 '기쁨'과 '환희'를 느낀 적이 많았고, 그것이 인생의 행복으로 자리 잡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했다. 아뿔사, 인간은 홀로 설 수 없고, 혼자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포, 외로움을 느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가족, 친구, 연인, 배우자, 자녀들에게 의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나도 그렇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다른 경험을 내게 간접적으로 하도록 만들었다. 내가 행복하다는 것에 대한 기준은 타인의 인정이 아니라 오롯이 '내'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나 내 꿈, 내 미래, 내 취미, 내 웃음, 내 행복과 같이 '다른 집에는 뭐했어?'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나는 오늘 뭐했고, 앞으로 뭐할 것이다.'라고 묻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남과의 무한 비교를 당하는 문화 속에서 자랐던 이유에서인지 '남에게 인정 받지 않으면' 안된다고 경험적으로 배웠다.

   흔히 '엄마 친구 아들'의 취업 소식 또는 대학 입학 소식은 그렇게 떠들어 대던 우리 어머니. 그리고 결혼에 대해서도 '남의 집 자식' 이야기를 은연 중에 말씀하시는 어머니. 남의 집 자랑질을 하듯이 당신의 아들 자랑도 하고 싶다고 지나가면서 이야기하시는 어머니. 어머니 연배의 사람들은 그런 문화가 익숙해서인지 그 사람도 자랑하고, 우리도 자랑하고, 뭐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내'가 빠져있는데 말이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남부럽지 않게'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을 정도로 비교에 이골이 났다. 하다못해 그 집에 어떤 자동차, 어떤 TV, 어떤 냉장고를 샀는지도 관심사이다. 그리고 어떤 아파트를 갔는지, 전세인지, 자가인지... 그러면서 월세라고 할 때 짓는 그 '뭐 같은' 표정은 뭘까... 결국은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고, 인정 받지도 못하는 악순환의 연속이 아닐까. 천편일률적으로 정해진 삶만 있는 것은 아님에도 우리는 늘상 이야기한다. '취업은 어디로 했어?' 젠장, 이 책의 작가님의 통찰력에 감탄하고, 읽기 쉽게 쓰여진 문장도 반가웠다. 그리고 우리나라, 우리가 처한 상황을 다른 시각에서 본 것도 좋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개인주의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자신도 개인주의자라고 말하는 부분이었고, 오히려 이 책에서도 소개된 책들을 또 읽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작가님의 생각에 모두 동의한 것은 아니었으나 우리나라의 문화(집단주의)를 바라본 시선은 시원했고,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행복의 기쁨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서 살아보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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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 - 멍때림이 만드는 위대한 변화
마누시 조모로디 지음, 김유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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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toself #스마트폰 #defaultmode #인내심 #priority

나는 스마트폰에 얼마나 의존한 삶을 살았을까? 스마트폰을 빼버리면 일상에 지장을 준다고 '믿어' 왔엇던 나에게 스마트폰과 멀어지라고 주문하는 이 책의 저자에게 묘한 감정을 느꼈다. '어떻게?'라는 말부터 나왔으니 말이다. 일어나면서 확인부터 하는 스마트폰, 누구에게 어떤 소식이 왔는지 궁금해서 연신 들여다봤던 스마트폰, 그러한 기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하니 조금은 믿지 않았다. 그리고 호기심도 생겼다. 과연 어떤 방법과 노하우를 갖고 이 똑똑한 친구와 '이별'할 수 있는지 말이다.

지루함과 기발함 프로젝트라고 이야기하는데, 원문을 살펴보면 Note to self라는 말이었다. 나 자신을 위하여 기록하라? 명확하게 와닿진 않았는데, 책을 읽어보면서 느낀 점이 굉장히 많았다.

이 책에서 소개됐던 실천 방법을 따라서 읽으면서 천천히 연습하였는데, 원래 의도는 (캠페인의 의도)는 하루에 한 단계씩 연습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읽으면서 '인내심'이 부족했던 나에게는 7단계(7일 간의 독서)는 너~무 지루한 기다림이었기 때문에 이것을 줄여서 이틀에 독파해버렸다. 오늘 하루 동안 내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을 얼마나 자주 열어봤는지,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를 위 사진처럼 기록하였다. 자동으로 기록되는 앱(https://findyourphonelifebalance.com)을 설치하여 실천해봤다. 생각보다 나는 내 자신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단 사실에 놀랄 따름이었다.
솔직하게 스마트폰을 그렇게 자주 열어본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수치로 확인해보니... 나는 중독수준에 버금가는 사람이었다. 90분과 30번의 목표를 설정하였는데, 이미 4시간 37분과 72번의 잠금해체를 하였고, 스마트폰을 들여보고 있었던 것이다...(놀랐다.) 솔직하게 말해서 너무 놀라서... 내 습관이 조금 심각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Note to Self 프로젝트를 실천하기 위한 7단계가 자세하게 나와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스마트폰을 내 몸에서 멀리 놔두는 것과 스마트폰의 알림기능(팝업창이나 빨간색 숫자가 생기는 것)을 완전히 꺼버리는 실천이었고, '중독'을 조장하는 일명 마약같은 앱(유투브, 다나와, 신문앱, 소셜미디어, 쇼핑몰 등)을 모두 지워버렸다. 내 스마트폰에서 완전히 삭제해버렸다. 속이 다 시원했다. 뭐, 약간의 금단현상(?) 같은 증세가 나타나기는 햇다...(불안하고, 초조하고, 뭔가를 해야할 것 같은데, 그냥 폰을 쳐다보는 적도 있었다.)

이틀간의 짧은 실천이었지만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스마트폰이 없거나 알림을 보지 않아도 내 삶에 지장이 없다는 것 그리고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면서 스마트폰에 의지했던 것을 '알았다'는 것. 너무 귀중한 사실을 알게 됐다.

가장 와닿았던 키워드는 바로 '인내심'이라는 문구와 '우선순위'라는 문구였다. 도대체 이 스마트한 기기를 통해서 나의 인내심(책을 끝까지 읽는 것 또는 신문을 끝까지 읽어보는 것 그리고 이해하는 것)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 같은 느낌(경험)과 내 목표, 내가 생각하고, 가장 중요하다고 정해놓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선순위에 있는 일을 하는가 아니면 스마트폰으로 인하여 방해받는가. 하는 문제를 인지하였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조금씩 건너고 있다. 결국 한계, 한정된 자원(시간)을 조금씩, 조금씩 할애하여 살아가고 있는데, 무의미한 시간(예를 들어서 스와이핑 또는 웹서핑, 다나와 최저가 검색, 신문사설 훑기, 쇼핑몰 검색, 알라딘 책 검색 등)을 어떻게 절약할 수 있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으며 통제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다.

이 책은 5인치에 갇혀버린 내 자아를 탈출시키고, 나아가서 잊고 있었던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만드는 책이다. 꼭 읽어봐야 하며, 신선한 충격을 줬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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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그리고 고발 - 대한민국의 사법현실을 모두 고발하다!
안천식 지음 / 옹두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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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품 소개
이 책은 한 변호사님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으로 그분이 '거대한 권력'인 사법부를 향하여 외쳤던 정의의 목소리를 실제 사실을 근거로 서술해놓은 책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정의로움'은 과거에는 아니었다는 것을 여러가지 사건과 정황을 통해 보여준다. H건설과 한 개인의 법정공방을 다루면서 변호사는 대리인인으로써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한다. 그 의문 속에는 대기업과 유착 또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와 전개를 통하여 무마하려는 저의가 숨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영화  속에서 등장하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 경제적인 손실을 보는 개인을 위한 사법부의 태도를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객관적인 사실과 증거, 증인의 진술서를 토대로 '이것은 진실이요, 저것은 거짓이다.'라고 말하지만 끝까지 정의, 진실을 묻히고, 덮혀버린다. 애매모호한 사법부의 판결문을 읽으면 도대체 정의가 살아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2. 내용 요약
향산리 지주 24명의 부동산 매매계약 전개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그 매매계약 과정에서 불거진 사실과 다른 위증과 허위사실 및 사문서 위조 등의 사건을 책으로 엮어놓은 것이다. 그리고 안천식 변호사님(작가님)은 그러한 사법부를 향하여 맹렬히 '잘못됐다.'라고 말하지만 먹혀들지 않아 고심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거대한 권력에 맞서며 정의는 살아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책이다. 1장부터 4장은 부동산 매매계약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음(직접 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의해서 계약서가 날인된 내용)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매매계약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하는 부분을 보여준다. 각각의 증거 사진과 세부적인 내용이 나와서 독자들이 읽어보면서 '왜 사실, 증거들과 다른 판결이 나온걸까?' 의구심을 쉽게 느낄 수 있다.

5장부터 6장, 7장에서 14장까지는 매매계약에 등장했던 이름바 증인 A, B, C의 이야기와 그들이 허위사실(위증)의 벌을 받기까지 과정을 그린다. 다만 약식기소에 그쳐서 정확하게 얘기하면 기존의 사건 의뢰자의 억울함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읽으면 '답답하다'라는 말까지 나온다. 왜냐하면 객관적인 사실과 증거 앞에서 법원은 '도망치려'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또 '~명백한 거짓이라고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라는 판결문을 읽을 때면 요즘 나오는 뉴스가 오버랩된다. '~의원은 법리적 공방이 사료 되어... 구속 영장을 기각한다...'라는 부분이 떠올랐다. 나같은 일반 사람들은 적어도 '헛소리'처럼 들린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선에서 판결이 되거나 공방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납득이 되지 않고, 신뢰를 못하게 되는 선까지 내몰렸다고 생각된다. 그것을 차치하더라도 이 책은 실제 변호사님이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쓰여진 글이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2부는 한 개인과 변호사가 거대한 권력에 무릎을 꿇어 낙심하는 모습이 묘사된다. 아무리 두들겨 '재심'하려고 해도 뒤집어지지 않는 모습을 그려놓았다. 결국 객관적인 사실과 증거들이 차고 넘쳐도 '일단 판결했기 떄문에' 번복할 수 없다는 것이 사법부의 방침처럼 나온다.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지만 이 사건으로만 봐서도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정확하게 되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3. 발췌 및 해석(키워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의 문장 속에서는 '정의'는 '이러이러하다.'라고 쉽게 정의내려주지 않았다. Justice란 무엇일까? 도대체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뒷받침하고 있는 정의는 무엇이란 말일까? 소위 엘리트를 자칭하고,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 그들만의 리그가 바로 정의일까? 힘없고, 빽없는 개인들, 시민들은 헌법에서 보장해놓은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데, 그것이 과연 정의일까?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요즘 들어서 와닿는 것은 기이한 현상일까? 삼권분립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일삼던 한 사람의 인생은 막이 내려졌고, 사람을 '먼지'처럼 여겼던 사람도 추풍낙엽처럼 떨어져나갔다.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이 세상은 한 번도 '제대로' 굴러 간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믿음은 보이지 않는 권력, 정의는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하는 믿음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참, 정의는 사법부에서 정의내리는 것인가? 헌법에서 보장된 (명명된 문구) 이지만 그것을 지키지 않는데, 그것이 과연 정의일까? 궁금하다.

4. 추천 이유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할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사실에 근거하여 기술됐고, 군더더기 없이 미사여구도 최대한 없었고, 한 사람, 한 개인이 겪을 수 있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맛볼 수 있다. 바위에 계란으로 아무리 쳐도 바위가 꿈쩍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는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비관적인 사람이 되라는 것은 이 책의 의도가 아닐 것이다. 다만 뉴스를 보면서, 우리가 접하는 소식들은 긍정적인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비관적이고 비판적인, 비평적인 사람이 되라고 주문하는 것 같다. 모른다고 해서 정의가 바로 세워지는 것을 구경하는 것은 지식인으로서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다. 배우고, 구하고 두드리고, 네 이웃이 어떤 고난과 역경을 '당하고' 있는지 아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닐까? 헌법에 명시된 권리 조차도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사회가 오길 바라는 마음은 책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평범한 사람을 위한 책을 만났다는 사실에 기쁘다. 그리고 지금부터 조금 더 똑똑해져야 '당하지 않고' 살 수 있겠다는 불안함을 가지게 된 책이다.

*yes24블로그 서평단 모집에 당첨되어 쓴 독후감(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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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 출간 50주년 기념판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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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낚였다. 사실이다. 이 책을 읽기 전 사랑을 할 때 필요한 기술을 배울 수 있을법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에리이 프롬이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다. 첫 기대가 깨져버린 것은 첫 장에서였다. "당신이 생각하는 사랑의 기술을 이 책에서 배울 수 없을 것입니다."

기가 막혔지만 그래도 책을 읽기 시작한 이상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을 하였다. 사랑의 기술이 영어로 기술되면 The Art of Loving 이었다. 사랑의 예술이라는 표현이 어색하겠으나 테크닉(기술)이라는 용어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리고 실용서이기 보다는 "철학책"에 가까웠다. 사랑을 한다라고 생각하는 인간의 심리와 사고를 파헤치고, 어떤 방식의 사랑을 해야 성숙한 인간이 될 것인가를 논하고 있다. 인간은 사랑을 열멍하는 이유를 "분리(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분리(고립)에서 벗어나는 상태를 지속하기 위해 자아도취(예, 알코올, 마약 등)의 상태를 지속한다. 이 상태가 성적 오르가즘의 상태와 유사하다고 지적하였다.

우리가 느끼지 못할 정도의 감정은 아니겠으나 사랑을 할 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신적인 합일의 상태를 이룬다. 이 합일의 상태가 수동적이냐 능동적이냐에 따라서 성숙의 정도를 논한다. 따라서 인간의 사랑은 능동적인 사랑의 모습 즉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의 형태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합일의 상태를 바랄 때 각자의 개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사랑이라는 분야에서는 1 더하기 1이 1이 될 수도 있고, 2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두 존재가 하나가 되면서도 둘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역설이 성립된다고 이야기 한다.

또한 인간은 끊임없이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서 노력하는데 매슬로의 욕구위계이론에서도 소속감의 욕구를 높은 단계로 보았다. 인간은 어딘가에 속하는 소속감이 없을 때 고립감을 느끼고, 벗어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안한 감정 내지는 사회로부터 격리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과학적 사실과 '사회적 동물'이라는 연구결과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다.

책을 들여다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상당했고, 특히나 가운데 부분에 사랑의 이론을 정립하고, 철학적인 논쟁을 자문자답하는 부분이 있는데, 다시 읽어봐도 어려웠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육체적으로 가까워지는 사랑의 한 형태를 추구할 때 인간은 불행해질 것이라는 사실이며, 자신이 갖고 있는 사랑의 형태(이상향)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면 그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고 조언하고 있다. 서로가 서로여야만 정신적으로 연결된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탐닉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의 제목에서 '사랑의 기술'이라는 부분이 어디에 등장할 것인가 고민했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실마리가 나오고, 정리된 내용이 나오는데, 첫 째는 정신집중, 둘째는 인내, 셋째는 자아도취(있는 그대로 보는 것)의 회복, 넷째는 신앙(합리적인 신앙)이라 말한다.

정신집중은 현재를 살아야 한다는 말과 일치한다. 가령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않고, '내일은 뭐할지, 모레는 뭐할지'를 고민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사랑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기술이라 말한다.

인내는 사랑을 할 때 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인내라는 쓰디쓴 약을 견뎌야 한다. 즉 사랑을 할 때도 상대방의 단점과 약점, 기분 나쁜 일들, 스트레스를 주는 행동들을 견디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기술을 소개한다.

자아도취의 회복은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봐라봐 줘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그 사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것이 사랑의 기술이라 말한다. 말은 쉽지만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숙달시켜야 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신앙이다. 사이비 종교를 믿을 때 신앙이 아니라 내가 믿는 것을 행하고, 나아가서 믿는대로 행동하는 정신력을 의미한다. 길을 가다가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끈기가 바로 합리적인 신앙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사랑의 기술을 배운다는 곳에 방점을 찍는 책이 아니었고, 사랑의 본질을 건드리는 시도였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심오한 책이었다. "나는 진정으로 사랑을 해본 적이 있을까?"라고 물어봤다. 그만큼의 성숙한 사랑을 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무르익어야 좋을까? 사랑의 기술이 아니라 사랑의 예술을 볼 수 있는 소중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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