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타는 세계 - 세계화는 어떻게 전세계의 민족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가?
에이미 추아 지음, 윤미연 옮김 / 부광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자유시장과 민주주의의 세계적 확산이야말로
비서방 국가들에서 집단적 증오심과 민족적 폭력을
더욱 심화 시키는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
특히 '국외자' 소수 집단들이 다수의 가난한 '토착민'들을
경제적으로 완전히 지배하는 나라들에서
자유시장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소수 집단들의 손아귀에 부를 집중시키고
민주주의는 경제력을 상실한 좌절감에 빠진 다수 집단의 정치적 세력을 증가시킨다 ..
이런 상황에서 자유시장과 민주주의의 동시적인 추구는
잠재적으로 재앙을 가져올 민족국가주의의 엔진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
저자는 미얀마나 필리핀을 포함한 많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중국인 소수집단에 의한 경제적 부의 독점 상황이나 ..
라틴아메리카의 많은 국가들에서 레바논인을 포함한 백인들에게 부가 집중되고 ..
아프리카에서 백인 식민지 이주자들과 인도인, 레바론인들에게 부가 집중된 사례를 통해
개발도상국 전역에 시장점유 '국외자' 소수집단들이 만연해 있는 현실을 소개한다 ..
이와 같이 소수민족에 의해 시장이 지배되고 있는 사회에 민주주의를 도입하면,
선거전에서 민족주의를 앞세운 선동적인 정치가들이 등장하게 되고,
원한을 사고 있는 소수집단에게 화살을 겨누고
민족적이고 국수적인 분위기를 조장하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
크게 3가지 형태의 백래시(backlash) 현상으로 나타난다 ..
첫째, 짐바브웨의 무가베나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 파키스탄의 부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정권처럼 시장점유 소수집단의 부를 표적으로 삼는
시장에 대한 백래시가 있으며 ..
둘째, 토착민 지도자들과 시장점유 소수집단 사이의
부패하고 공생적인 결탁관계로 나타나는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백래시로 ..
시에라리온의 레바논인 집단, 케냐의 인도인 소수집단,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와 중국인 집단,
필리핀의 마르코스와 중국인 집단 사이의 관계들을 들 수 있다 ..
셋째, 르완다나 유고슬라비아에서의 집단학살과 같은
시장점유 소수집단 그 자체에 반대하는 폭력이나
때로는 대량학살의 형태로 나타나는 백래시가 있다 ..
저자는 자유시장과 민주주의 자체가 나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해당 국가의 특수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유시장과 민주주의가 만병통치약인 양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확산시키려는 미국의 시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
보통선거는 서양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 천천히 진화되어 온 것인 만큼
개발도상의 과도기 국가들에서의 급속한 민주화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유시장과 민주주의의 급격한 확산이 가져올 파괴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교육기회를 확장하고
세금과 조세제도, 사회 환원 프로그램들을 통해 부를 어느 정도 재분배할 필요가 있으며 ..
시장점유 소수 집단들이 그들이 번영하고 있는 지역 경제들에
의미 있고 가시적인 기여를 할 것을 제안한다 ..
저자의 핵심 주장과는 좀 동떨어진 부분이긴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의문이 들었던 것은
왜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대부분의 제3세계 국가들에서는
외국인 소수 집단들에게 부가 집중되었는데 ..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이 다행스럽다 ..
http://blog.naver.com/moo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