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미술이 아니다 - 미술에 대한 오래된 편견과 신화 뒤집기
메리 앤 스타니스제프스키 지음, 박이소 옮김 / 현실문화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미술이 도대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 ..
특히 현대미술에 대한 개설서로 ..
속임수 같기만 한 현대미술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책이다 ..

현대 미술가들은 '미술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사는 것 같다 ..
그 고민의 결과는 철학처럼 보인다 ..
그런데 그 철학은 사람 사는 세상을 그 이해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
'미술'이라는 개념 그 자체를 대상으로 관념론적으로 흐른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 ..

어쨌거나 이 책을 통해 내가 깨달은 것은 ..
미술이 근대의 발명품이며 ..
미술가가 만든 작품들은 화랑이나 비평, 출판, 미술관, 대중매체 등과 같은
미술의 여러 제도들을 순환하면서 의미와 중요성을 획득하고 가치가 증폭된다는 것 ..

미학, 미술사(art history) 역시 근대의 발명품이고 ..
예술(art) 라는 용어 역시 18세기부터 그 근대적 의미,
즉 천재적 개인의 독창적인 산물이라는 의미를 지니기 시작하였다는 것 ..

우리가 오늘날 알고 있는 형태의 박물관 역시 18세기와 19세기 초에 확립되었고 ..
순백색의 벽 위에 눈높이에 맞춰 그림을 거는 관습도
1930년대에 이르러 제도화되었다는 사실 ..

18세기 전반까지만 해도, 우리가 지금 미술이라 부르는 것들은
모두 일상생활의 맥락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 들이었는데 ..
오늘날 우리의 문화에 의해 ‘차용’되어 미술로 변형된 것이라는 사실 ..

그래서 ..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가 미술이면 '마르셀 뒤샹의 샘'도 미술이다
 
http://blog.naver.com/mootr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운회 교수의 삼국지 바로 읽기 (합본)
김운회 지음 / 삼인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삼국지를 읽고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바보가 될 뻔했다 ..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그 책이 쓰여진 시대적 상황을 이해해야 하고 ..
비판적 책 읽기가 필요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책이다 ..

본래 진수(233-297)라는 사람이 쓴 삼국지가 정사라 할 수 있는데 ..
우리들이 알고 있는 삼국지는 명나라 때 나관중이 편찬한 것을
청나라 때 모종강이 다시 읽기 쉽게 재편한 것(나관중 삼국지)이라 한다 ..
그런데 정사에 비추어 보면 이 나관중 삼국지의 내용이 ..
실제 역사를 너무도 심하게 왜곡하고 있다고 한다 ..

정사를 살펴보면 황하를 중심으로 조조군과 원소군이 치른 ..
조조의 중원 통일 전쟁이라 할 수 있는 관도대전이 가장 중요한 전쟁인데 ..
나관중 삼국지에서는 적벽대전이 오히려 중요하게 묘사되어 있다 ..

관도대전으로 중국은 사실상 통일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
나관중 삼국지를 읽다 보면 위, 촉, 오가 거의 대등하게 투쟁한 것처럼 묘사된다 ..
이는 심하게 과장된 것으로 실제 역사는 위, 촉, 오 삼국이 맞서 싸운 것이 아니라
위나라에서 일방적으로 반란군을 진압한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는 것이다 ..

또 정사를 살펴보면 제갈량이 제대로 이긴 전쟁이 없는데 ..
나관중 삼국지는 유비와 제갈량을 미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적벽대전을 강조하고 ..
제갈량의 업적을 지나치게 과장했다고 한다 ..
실제 제갈량의 역할은 단지 외교관으로서 손권을 설득하는데 한정되며 ..
삼국지에 묘사된 제갈량의 역할 대부분은 실제로는 황개가 한 것이라고 한다 ..
진짜 주인공인 황개의 역할은 크게 축소되고 엉뚱하게도 제갈량만 부각시킨 것이다 ..

관우 역시 제갈량 못지않게 우상화되어 있는데 ..
조조가 관우를 두려워했다거나 관우를 구세주인 양 대우한 것은 사실이 아니며 ..
삼국지에 묘사된 수많은 관우의 무공 가운데 정사에서 검증된 것은
원소의 부하 안량을 죽인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내용이 없다고 한다 ..

그럼에도 관우가 우상화된 이유는
국가의 안정이나 번영보다도 조건 없이 자기를 지켜줄 충신이 더욱 필요했던
황제와 군주들의 필요에 의해 오로지 유비에게 돌아가 충성을 다한 ..
유비 개인에 대한 관우의 의리가 통치에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저자는 해석한다 ..

제갈량, 유비, 관우가 한 없이 미화되는 데 반해
조조와 여포, 동탁은 천하의 악인으로 묘사되는데 ..

조조가 아버지 친구인 여백사 가족을 몰살시킨 것이나 ..
잠잘 때 가까이 접근하는 사람은 모두 죽여버린다거나 ..
여색을 탐하여 원소의 며느리를 두고 아들 조비와 갈등을 빚었다는 등의
내용은 모두가 거짓 말이라고 한다 ..

여포와 동탁 역시 저속한 방법으로 매도되고 있는데 ..
여포는 절정의 무예를 제외하면 아무런 장점도 없는 인간처럼 묘사되는데 ..
유독 여포를 중상모략하는 것은 여포가 정통 한류(漢流)가 아니라
몽골 계열의 유목민 출신, 즉 흉노였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

여포와 동탁을 이간질 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초선이라는 여인도
정사에는 일체 나오지 않는 허구의 인물이라 한다 ..

이처럼 삼국지는 한쪽으로 치우쳐서 한번 악인이 되면 영원히 악인으로 ..
인물을 지나치게 전형적으로 묘사하는데 ..
이는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힘들게 만든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

흔히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
나관중 삼국지가 인간에 대해 분석하는 수준은
그저 일반적인 통속드라마 정도에 불과하며 ..
복잡한 상황을 그저 단순한 시트콤 방식으로 풀어갈 뿐이라고 말한다 ..

삼국지에 나오는 대다수의 전략이라는 것도 사실 이간질과 스파이전이 전부이며 ..
겉으로는 대의명분을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간계와 속임수로 가득 찬 권모술수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 ..
삼국지를 처세술로 받아들인다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

그럼 도대체 삼국지는 왜 실제 역사를 그렇게 왜곡한 것일까 ?
단지 소설적 재미를 위해 인물들을 과장하고 왜곡한 것 뿐일까 ?

저자는 삼국지를 '중국판 용비어천가',
'동북공정보다 더 위험한 촉한공정(蜀漢工程)'이라고 주장한다 ..

최근의 '동북공정'이 중화민족주의를 앞세워 고구려사를 집어삼키기 위한 것이라면 ..
삼국지는 송대와 명대의 중화민족주의를 펼치기 위한 촉한공정 이라는 것이다 ..

남북조시대에 송을 건국한 유유의 후손들이 ..
왕조의 권위를 세우고자 삼국지를 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하면서 ..
유비는 정통 한 왕실을 계승한 사람이고, 유유는 그의 후손이며,
유비가 위대한 만큼 유비를 계승하고 있는 송 왕조야 말로 정통성을 가진 유일정부라는
촉한정통론(蜀漢正統論)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
이때부터 정통으로 인정받은 유비는 모든 의리의 표상으로 묘사되고
유비의 적인 조조는 악인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

삼국지는 그저 소설일 뿐이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
문제는 일반인들이 소설로 읽으면서도
등장인물 들이 모두 실재인물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로 믿어버리기 쉽다 ..

삼국지를 읽고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균형 잡힌 시각을 갖기 위해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

http://blog.naver.com/mootr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우영 십팔사략 세트 - 전10권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십팔사략(十八史略) 은 원 나라 증선지(曾先之)가 편찬한 중국 역사책으로
원본은 2권이었으나, 명 나라 진은(陳殷)이 음과 해석을 달아 7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의 천지창조 신화와 삼황오제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1279년 남송의 멸망까지 약 4천년 동안의 장대한 중국 역사를 담고있는데 ..
십팔사략 자체가 원나라 초기에 쓰여진 것이니 ..
원나라 이후의 중국 역사가 빠진 것이 아쉬울 뿐이다 ..

여불위, 진시황, 항우, 유방, 조조, 칭기스칸과 같은 수 많은 영웅호걸들의 이야기와
강태공, 편작, 화타, 서시, 양귀비, 포청천, 소동파, 이태백과 같은 선인들의 에피소드 ..
그리고 관포지교, 와신상담, 토사구팽과 같은 수 많은 고사성어의 유래까지 ..
한꺼번에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

전체적인 중국 역사를 쉽고 흥미롭게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삼국지의 경우처럼 정사와는 다소 다른 내용들이 실제 역사처럼 묘사되어 있어
모든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소 위험해 보인다 ..

십팔사략을 통해 살펴본 중국 역사는 온통 권모술수와
피비린내 나는 권력투쟁의 역사처럼 보인다 ..
정말 그것이 역사이고 인간사일까 ?

http://blog.naver.com/mootr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우영 삼국지 三國志 세트 - 전10권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유비는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사람 ..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닮았다 ..

저자인 고우영 화백의 역사인식이 담겨있는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
이승을 떠도는 관우의 혼령에게 보정스님이 하는 말이 삼국지의 가장 핵심이 아닐까 ..

"유비가 백성을 위해 고난을 겪고 ..
중생을 위해 대업을 일으켰다고 하나 타당치 아니하다.
어차피 인간이란 권좌를 가지기 위해 움직이는 것 ..
인과 덕은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예나 지금이나 삶은 비슷하다 ..

http://blog.naver.com/mootr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다리는 부모가 큰 아이를 만든다 - 부모의 조급함이 아이를 망친다
데이비드 엘킨드 지음, 정미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메시지는 매우 간단하다 ..

아이들의 성장은 나이에 따른 일련의 단계를 거치며 ..
각 단계마다 지적 능력, 정서적 애착, 사회관계에서 극적인 변화가 생기는데 ..
이러한 새로운 능력들은 모두 복잡 미묘하여
완성하자면 신중한 과정을 거치며 서서히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 ..

아이들을 빨리 성장하도록 압박할 경우
정작 중요한 성취들이 누락되거나 무시됨으로써
훗날 심각한 문제가 유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재촉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갖거나 ..
학업무력증이나 학습된 무기력 증세를 보이며 ..
잘 다투며 참을성이 없고 공격적인 성격이 된다는 것이다 ..

한마디로 아이들에게 아이다울 권리, 맘껏 즐길 권리를 주자는 것 ..

저자의 주장에는 완벽하게 동의하지만 ..
책 자체는 기대했던 것에 비해 별로 색다른 내용이 없어 다소 실망스럽다 ..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몰라서 계속 피우는 것은 아닌 것처럼 ..
아이들을 재촉하는 부모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

아이의 먼 미래를 내다보고 ..
지금 당장 내 아이가 뒤떨어져 보여도 ..
이를 참아낼 수 있는 부모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
하지만 인간의 본성 상 그러기는 힘들지 않을까 ?

http://blog.naver.com/mootr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