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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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세계사'와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이후
오랜만에 읽는 유시민의 책이다 ..
과거의 책들에 비해 다소 마무리가 덜 된 느낌이라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라는 부제가 붙어있어 ..
대한민국 '헌법'을 깊이 파고 들어 논하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다 ..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되는데 ..
1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가 갖는 의미를 중심으로 ..
민주공화국과 법치주의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

헌법 제1조는 장구한 세월 동안 지도자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살아왔던
인간의 진화적 본능과 충돌한다는 내용이 인상적이고 ..
괭이갈매기 이야기를 통해 진보와 보수를 구분한 내용도 흥미롭다 ..

민주공화국은 개인의 자유를 토대로 한 법률 시스템과
인격적 가치의 평등을 지향하는 복지 시스템이라는
두 개의 토대 위에 선 문명의 건축물이라는 주장은
참여정부의 기본 정신을 잘 나타내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

현 정권은 국민이 법을 지키게 만드는 것을 법치주의 확립이라고 주장하는데 ..
법치주의의 본질은 국가와 권력자들이 법에 따라 통치하는 것이며 ..
법치주의의 반대는 권력자와 국가의 자의적인 통치 또는 인치라는 설명은
자유주의 경제학의 대부, 하이에크의 법의 지배(rule of law)를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하이에크가 지적한 것처럼 ..
국가의 모든 행동이 입법에 의해 정당하게 권위를 인정 받기만 한다면
법의 지배의 이상은 보존된다는 믿음은 법의 지배의 의미를 완전히 잘못 이해한 것이다 ..
히틀러가 그의 무한정의 권력을 완전히 합헌적 방식으로 획득한 것처럼 ..
민주주의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독재조차 합법적 제도로 만들 수 있다 ..
그래서 현 정권이 표방하는 법치주의는 매우 위험해 보인다는데 동의한다 ..

2부에서는 국회의원과 장관으로 자신이 경험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정치 현실을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한다 ..
무능력한 국회의원과 장관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
현재의 정치 및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
참여정부 시절의 다양한 에피소드들과
가까이에서 지켜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도 소개한다 ..

권력의 도덕과 능력은 ..
장기적으로 국민의 평균 수준을 넘어설 수 없으며 ..
우리는 아직 민주주의를 온전히 우리 것으로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다 치르지 않았다고 그는 말한다 ..

앞으로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를 생각하니 답답하다 ..

http://blog.naver.com/moo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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