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팅컬처 - 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
데이비드 캘러헌 지음, 강미경 옮김 / 서돌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허위 학력의 연예인들 .. 대학 교수들의 논문 표절 .. 의사와 제약사간의 리베이트 ..
언론을 통해 자주 고발되면서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사건들이다 ..
아마도 사건의 당사자들 대부분은 이런 일을 하면서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을 것이다 ..
왜냐하면 남들도 다 그런 식으로 하기 때문에 ..

이런 일들이 연예인이나 교수나 의사들과 같은 특수한 계층만의 문제일까 ?
그렇지 않다 ..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음악과 소프트웨어를 불법으로 다운로드하고 ..
많은 직장인들이 사적인 비용을 회사 경비로 신청한 적이 있을 것이다 ..
이처럼 속임수 문화는 일부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

그리고 또 미국의 문제이기도 하다 ..
이 책에서 저자는 미국 사회 전역에 만연해 있는 속임수 문화를 고발하고
속임수 문화가 만연하게 된 근본 원인을 파헤치는데 ..
저자가 지목한 범인은 바로 ‘시장 근본주의’라는 괴물이다 ..

자유시장주의 열풍에 힘입어 전에는 시장의 압력에서 자유로웠던 분야들까지
돈과 손익계산을 중시하게 되었고 ..
재계뿐 아니라 스포츠계, 법조계, 교육계, 의학계, 출판계 등 모든 분야에서
경쟁과 수익에 대한 강박은 사회규범과 직업윤리를 뒷전으로 밀어내어 버렸다 ..
시장의 압력은 정직성보다는 경제적 안정을 선택하도록 사람들은 내몬다 ..

승자독식 사회는 이런 경향을 한층 심화한다 ..
승자가 그 어느 때보다 큰 몫을 챙기고,
승자와 패자 사이에 극심한 격차가 생기는 사회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이기기 위해서 라면 무슨 짓이든 기꺼이 하게 만든다 ..
정직성과 공정성 따위는 쉽게 내팽개쳐진다 ..

그리고 이런 경향은 ‘심판’으로서 공정한 경기를 보증하는
정부의 능력이 급격히 쇠퇴함으로써 더욱 더 강화된다..
보수주의 정치인과 지식인들은 정부 구조를 축소해 힘을 약화시킴으로써
기업 스캔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다 ..
허점이 많고 파수꾼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시기에는
속임수가 기승을 부리기 마련이다 ..
규제 위반과 위법 행위에 대한 감시가 소홀해지면서
속임수에 기대려는 유혹이 증가하게 된다 ..

그리고 이런 변화는 결국 사회의 가치 체계 자체를 변화시킨다 ..
개인주의가 극심한 이기주의로 바뀌고 ..
돈을 버는 게 최고의 목표가 되며 ..
경쟁은 훨씬 더 치열해진 반면 약자나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줄어든다 ..

반면 성공한 사람에게는 관대하다 ..
속임수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승승장구하고 ..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은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오히려 안락한 삶을 누린다 ..

규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느낄 때 사회계약은 효력을 상실한다 ..
사람들은 체계가 자신에게 공정하지 못하다고 판단할 경우
윤리관을 쉽게 바꾸는 경향이 있다 ..
속임수가 만연하게 되면 ‘다들 그렇게 한다’는 인식이 고개를 치켜든다 ..
부패는 사회 곳곳에 침투해 들어가고
소박한 꿈을 꾸면서 검소하게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도 사기를 친다 ..

미국의 경우 수천만에 이르는 평범한 중산층 시민이 탈세와 자동차 보험 사기에서부터
케이블 TV무단 사용, 인터넷을 통한 음악과 소프트웨어 불법 다운로드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범죄를 매일 저지른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

저자는 미국사회의 속임수 문화를 고발하지만 ..
책을 읽는 내내 마치 우리나라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고 ..
나 자신 역시 속임수 문화에 젖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저자는 시장 근본주의라는 유행병을 몰아내고 ..
탐욕, 시기, 물질주의, 불평등, 출세 지상주의 같은 문제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새로운 사회계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
그리고 ‘나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
말은 쉽지만 참으로 행동이 어려운 부분이다 ..

http://blog.naver.com/moo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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