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와 우연의 과학사 - 과학자들은 싫어할
페터 크뢰닝 지음, 이동준 옮김 / 이마고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과학사의 오류와 우연만이 아니라 훨씬 더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

금 덩어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연금술에 심취하고 ..
화성에 외계인이 살고 있다거나 ..
지구 속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고 믿었던 과학자들 이야기는
뉴턴이나 오일러, 칸트와 같은 위대한 학자들조차도
경우에 따라서는 얼마나 터무니 없는 것들을 믿을 수 있는지 보여주고 ..

엄청난 방사능을 가진 라듐이라는 물질이 만병통치약으로 팔리고 ..
슈퍼워터와 관련된 소란을 읽다 보면
인간의 탐욕과 군중심리가 과학과 결합될 때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 느끼게 한다 ..

저온핵융합 해프닝은 객관적이어야 할 과학자들 조차도
상대의 권위 앞에 얼마나 무력한 지를 보여주며 ..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이 학계와 주위 사람들로부터
너무나 간단하게 무시당하고 주목 받지 못한 사례나 ..
의사들이 손만 제대로 씻고 청결관리를 하면 산욕열을 막을 수 있다고 해도
모욕과 비웃음으로 일관한 학자들과 산부인과 의사들의 행동은 ..
아무리 명백한 사실조차도 보지 못하는 인간의 취약성을 알게 한다 ..

쌀겨가 각기병을 치료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의사들의 행동을 읽다 보면
질병과의 싸움보다 ‘미생물이 모든 질병의 원인’이라는
당시의 고정관념과의 싸움이 오히려 더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

이런 사례들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이 책은 단지 과학사의 소란이나 오류들만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

현재 과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진화론이나 빅뱅이론,
생명의 기원에 관한 자연발생설, 이산화탄소와 지구온난화와 같은 주제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비판과 문제제기가 이루어진다 ..

진화론에 대한 저자의 비판에 대해서는 다소 논거가 부족해 보이기도 하지만
진정한 과학이란 끊임없는 문제제기와 논쟁을 통해 발전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우리가 당연시 받아들이고 있는 과학적 상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계기가 된다 ..

에이즈 바이러스의 확산과 관련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
자신들의 사업적 이해관계가 위태로워 진다고 보고
수혈에 의한 에이즈 감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주장하며
경고의 소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에 바빴던 혈액은행 ..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많은 학자들 ..
위험을 경고하는 학자와 언론에 대해
무시와 부인으로 일관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반응 ..
과학자들이 존재하지도 않는 위험을 과장해서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비판 세력이라고 몰아부친 정치인들의 사례를 읽다 보면 ..

현재 벌어지고 있는 광우병 논란과 너무도 비슷하다는 생각에 두렵기도 하고 ..
우리가 과거의 실수에서 전혀 배우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씁쓸함이 느껴진다 ..

http://blog.naver.com/moo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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