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비
청예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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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다룬 책들이 시중에 많지만  이 책은 디스토피아와 사탕이 연결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청백성이라는 피난처 속 이야기는 살벌하다.청백성은 생명에 대한 존중마저 결여되어 있을 정도로 삭막한 분위기다.모든 사람들은 우선 자신의 생존이 급하다.자신의 존재가 위협받을 때 사람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변하는지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달콤한 사탕이 위협적인 것으로 변신하니까  오히려 더 위협감이 느껴진다.비민주적으로 관리되지만 살인 만큼은 민주적으로 저지르는 역설이 돋보이는 책이다.핵 실험으로 생긴 환경 파괴의 문제를 다룬 만큼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도 있는 책이다.

기후변화와 함께 이상기후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그런 측면에서 현실감이 느껴지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책을 읽으면서 비극적인 상황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 저자의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잔인한 운명을 알아가는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대한 묘사 역시 탁월했다.판타지인 디스토피아 세계관은 냉정했지만, 운명을 알아가는 주인공의 마음은 독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서술되어 있다.캔디인간을 찾기 위한 책 속의 노력은 미래의 인공지능을 두려워하는 현재의 인류와 닮았다.캔디인간이라고 불리는 휴머노이드를 잡기 위해서 무고한 사람들이 많이 희생되었다.마녀사냥이 미래에 일어난다면 저런 형태로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극한의 상황에서 연민이나 불신은 함께 존재하지만 불신이 계속 커진다.불신은 증오로 이어지고 청백성에는 불신과 증오가 가득하다.하지만 주인공은 그런 불신과 증오가 아닌 진실을 하나씩 찾아간다.책을 읽고 불신이나 증오를 극복하는 최선의 길은 역시 진실을 추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주인공의 사연은 단순히 해결책이라고 하기에는 복잡했다.복잡한 과거를 직면하는 주인공의 태도에서 용기가 느껴졌다.고통스러울 수 있는 과거를 직시하는 용기야말로 가장 큰 용기라는 생각도 들었다.그런 용기가 있다면 용서하고 포용하고 또 공생할 용기도 낼 수 있다.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속에서 인간의 정체성 문제를 잘 다룬 소설에 관심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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