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지은 집 - 구십 동갑내기 이어령 강인숙 부부의 주택 연대기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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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어령 선생은 한국 문화계의 큰 어른이었다.이 책에서는 그런 이어령 선생의 부인이자 국문학자인 강인숙 교수가 두 부부의 이야기를 전한다.서재가 있는 집을 마련하기 위한 부부의 노력이 눈물겨우면서도 그 이야기 속에는 정겨움이 있었다.학자 부부의 삶은 책과 떨어질 수 없다.긴 세월 글을 읽고 쓴 학자 부부의 삶이 잘 담긴 책이라고 생각된다.비록 환경이 어렵더라도 서로 존중하면서 함께 노력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사랑이 결혼으로 그리고  가족으로 이어지는 과정 역시 재밌었다.고독한 글쓰기가 직업이지만 가족들은 북적거렸다니 역설적인 재미를 준다.

교직에 봉사하면서 글쓰기에 매진한 두 부부의 이야기는 작가들의 삶에 관심이 있다면 매력적이다.저자가 구십의 나이가 되어서 쓴 책이지만 젊은 시절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다가온다.책을 읽으면서 고되고 아픈 순간도 이겨내면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힘든 시간일수록 친구들과의 우정이 소중하다고 생각했다.또 지금은 비록 옆집과도 모르는 사이로 지내는 사람들이 많다지만 이웃과의 정 역시 소중하다.이웃과의 정이 살아있던 시대의 이야기라서 더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성북동에서 평창동에 이르기까지 문단의 친구들과 이웃들이 독자에게도 가깝게 느껴지는 책이다.

고 이어령 선생이나 강인숙 교수도 한때 신인이었다는 사실이 생소하면서도 인간적으로 느껴졌다.노부부의 애틋함 역시 인간적으로 느껴졌다.책을 읽고 더 좋은 집이라는 두 부부의 과업이 결국 자유를 위한 것이었던 만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평생 돈만 좇는 삶이 아니라 작업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삶이었다.문학과 학문 그리고 부부의 사랑에 기대서 가난을 이겨낸 이야기가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었다.창조적인 예술가 겸 학자의 이면에도 이런 인간적인 삶이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두 학자 부부가 서재 있는 집을 구하기 위해서 애쓴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혹은 한 독립적인 여성이 예술가형 남편 및 전통적인 가족과 만나서 생겼던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역시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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