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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1 ㅣ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E L 제임스 지음, 황소연 옮김 / 시공사 / 2022년 11월
평점 :
미국에서 사랑을 소재로 한 문학이 많지만 이 책은 그중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책이다.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독특해서 더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된다.두 남녀가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 보기 좋기는 하지만 수위가 높아서 성인들만 읽을 수 있는 책이다.다만 그 높은 수위가 능숙한 글솜씨와 만나서 독자들을 더 잘 끌어들이기도 한다.결혼을 향해서 나아가는 두 남녀의 갈등은 미국이나 우리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자유로운 생활에서 책임 있는 생활로 건너가는 길이 잘 드러난 책이다.무겁지 않은 책이지만 결혼의 의미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는 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레이와 아나스타샤의 사랑은 과민한듯 싶으면서도 활달하다.책을 읽으면서 젊음과 사랑이 만났을 때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물론 그레이는 나름대로의 비통함을 가지고 있었다.어쩌면 그래서 사랑이 더 빛났는지도 모른다.또 사고 이후로 더 깊어진 둘이 보여주는 애틋함도 작품의 관전 포인트다.농밀한 대사와 표현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그만큼 진한 로맨스 소설이다.또 그레이의 부모와 그레이의 관계는 그레이의 사고방식과 사랑을 이해하는데 배경이 되어준다.그리고 그레이가 어떤 남편이 되고 싶은지도 알려주는 장치가 된다.부모의 도움 없이도 두려움을 이겨내고 결혼이라는 길을 걸어갈 수 있어야 진정한 어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기독교 국가인 미국의 소설이라서 그런지 책에서도 신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책을 읽고 기성의 가족과 종교로부터 벗어나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젊음의 특권이 아닐까 생각했다.선정적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뜨거운 젊음이 잘 표현된 책이다.현대의 여성관과는 안 맞는 측면도 있는 책이지만 그만큼 아내를 사랑하고 보호하려는 그레이의 의지가 강한 책이다.언론, 과거의 아내 엘레나, 사건사고들이 그레이를 더욱 과민하게 만들었다.자유와 안전, 통제와 보호 사이의 균형은 항상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도 들었다.책 속 플린의 어른스러운 조언은 그런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됐다.한 커플의 뜨겁고 매혹적인 사랑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