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한국의 근대사는 험난했던 역사다.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도 사람들의 삶이 있었다.이 책에서는 한국 20세기 역사를 둘러볼 수 있다.호랑이와 같은 전통적인 자연적 요소는 물론 사람들의 우정과 사랑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힘든 환경 속에서도 우정을 쌓아나가고 또 그걸 지켜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이다.독립운동을 둘러싼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도 그렇다.단순히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닌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폭넓게 전개되는 책이다.한국의 이야기를 넘어서 인류의 이야기다.그러면서도 한국적이고 거친 역사 속에서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삶을 살려는 등장인물들의 마음도 느껴진다.

근대사는 우리 민족이 뭉치면서도 분열된 시기였다.독립을 바라는 민족들의 열기가 뜨거운 만큼 자의로 타의로 일제에 협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현실감이라고 생각했다.마치 근대의 어느 때 독자가 그 장소에 있었던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한다.그 과정에서 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려고 하는 우리의 민족성도 잘 드러낸다.또 근대사 속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도 볼 수 있는 책이다.당대 기준으로 주변인의 관점에서 본 역사적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지만, 주변인의 관점이 오히려 역사를 더 잘 설명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호랑이 사냥꾼은 일제의 지배 아래 일제 군경 때문에 주변인으로 밀려났지만 분명히 지난 시대의 무력을 상징하는 존재다.책을 읽고 근대사 속 우리 선조들의 상실감이 상상 이상으로 컸다고 생각했다.그 상실감은 주권의 박탈이라는 추상적인 무언가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다가왔다.기생이나 깡패와 같은 주변인들에게마저 윤리적 고민을 하게 만드는 세상이었다.세상의 불의와 맞서싸울 의무가 있음을 수시로 상기시켜 주는 시대였다.또 혼란스러운 시대 속 청춘들의 사연과 고민도 책의 인간적인 면모를 더욱 깊이 느끼게 만들었다고 생각된다.엄혹했던 시대 속 용기 있던 사람들의 젊고 용기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