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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태어났는데 엄마가 황서미 - 이상한 나라의 엄마와 도도한 사춘기 소녀의 별거 생활
황서미 지음 / 느린서재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소녀라고 하면 여리고 감성적인 단어로 느껴진다.그런 소녀와 엄마는 또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이 책에서는 따로 살지만 서로 아끼는 소녀와 엄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사춘기 소녀가 엄마와 떨어져서 산다니까 놀랐지만 책 속의 이야기는 유쾌함과 애정 그리고 솔직함을 보여준다.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보다 딸이 씩씩하기 때문이다.캥거루족이 늘어나는 요즘 같은 시대에 10대 독립이라니 정말 씩씩하다.재밌고 독특하면서도 여기저기 안타까운 구석도 있는 책이다.우여곡절이 있었다지만 모녀지간의 사랑이 느껴지는 이 책을 만나게 되어서 반가웠다.한창 반항도 많이 할 시기인데 딸에게서 보이는 신중함이 귀여우면서도 의젓하게 느껴졌다.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모녀지간에 떨어져서 살다 보니까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이 나온다.책을 읽으면서 떨어져 사는 사이일수록 약속이 얼마나 중요한가 생각해보게 되었다.원거리 양육은 엄마에게나 딸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고달프다면 고달프고 성숙하다면 성숙한 양육이다.공간적 거리가 심리적 거리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가족, 특히 엄마 냄새가 충분히 나지 않는 집에서 사는 10대라니 딸이 똑부러지게 잘 크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한편으로는 딸이 작가의 꿈을 꾸는 부분도 모전여전이라고 생각된다.남들이 보기에는 이상한 가정일 수 있어도 당사자들에게는 최선의 선택인 이 책의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쓰기도 하고 달기도 하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끼도록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