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웨이 다운 - 2022년 케이트그린어웨이 수상작 에프 그래픽 컬렉션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대니카 노프고로도프 그림,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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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도 스토리에 따라서는 긴 시간이 될 수 있다.이 책에서는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짧은 시간 동안 한 남자의 인생과 여러 인연들을 모아서 보여준다.밀도가 대단한 책이라고 느꼈다.동시에 한 개인의 인생을 통해서 사회적 문제까지 보여준다고 해석된다.짧은 엘리베이터의 시간 동안 미국 사회, 구체적으로는 미국 흑인 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범죄와 거리가 가까운 문화가 낯설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맥락을 이해하다 보면 그 안에 있는 개인의 정서도 이해하게 된다.책의 정서는 크게 상실과 공포로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물론 그 두 가지 정서는 복잡하다.그래서 이 책의 깊이가 깊게 느껴진다.

책의 주인공 윌은 많은 사람을 잃었다.그래서 상실의 정서가 강하다.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상실의 정서를 날카롭게 표현하는데 능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이 상실은 뿌리깊은 상실이다.윌의 인생 전반에는 상실이 가득하다.가족마저 상실한 윌의 삶은 정서적으로 망가졌다.상실은 슬픔과 공포로 이어진다.공포 역시 뿌리가 깊다.인명의 상실과 그상실 앞에서의 무기력함이 공포를 불러오는 일은 당연하다.책은 미스터리하면서도 공포감을 잘 조성한다.울지 못한다는 설정이 오히려 공포감 혹은 긴장감을 극대화시키지 않나 생각된다.슬퍼도 울지 말라니 얼마나 비인간적인가.한편으로는 비인간적인 태도가 오히려 살아남기 유리한 세상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기도 하는 설정으로 해석된다.

살인사건이 잦은 이런 동네는 인종 문제 역시 보여준다.흑인이 총기 사건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현실이다.책을 읽고 개인에 대한 이야기 속에 이렇게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담아낼 수 있다니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친형의 죽음으로 시작된 사건이 친한 형, 삼촌, 어렸을 때 알던 여자아이, 아버지로까지 확대되는 과정 속 스토리의 치밀함도 인상적이었다.복수 의지가 검증되는 과정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때때로 복수하려는 의지가 무고한 사람에게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책이 보내는 경고와도 같다.긴장감과 의미를 모두 담은 그래픽 노블이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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