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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루저의 나라 - 독일인 3인, 대한제국을 답사하다
고혜련 지음 / 정은문고 / 2021년 12월
평점 :
조선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우아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조선과 일제강점기 사이, 대한제국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평가는 엇갈린다.쇄국정책이 끝난 이후 조선 국토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혼란스러운 시기에 이방인들은 우리 땅에서 무엇을 보고 느꼈을까.이 책에서는 이방인들의 대한제국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그들의 역사인식이 부정확한 부분도 존재했지만 외부인의 이야기인 만큼 경청할 가치가 있었다.1883년에 조선과 공식적으로 수교를 시작한 독일이지만 조선에 대한 독일인들의 관심은 그전부터 있었다.대한제국에 방문한 독일인들은 외관 뿐만 아니라 조선인들의 삶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관심을 보여주는 부분이 돋보였다.
책을 읽어보면 비록 조선과는 국적, 민족, 문화가 다른 독일인들이지만 그들의 경제나 예술 혹은 지형에 대한 관심은 이해가 됐다.조선이 상업을 중시하지 않고, 조선과 독일의 통상 활발해진 것은 나중의 일이라서 아쉬움이 남는다.그러나 그들도 우리도 같은 영혼을 가진 사람임을 알 수 있다.책을 읽으면서 부족하지만 그래도 자체적으로 근대화 과정을 밟고 있었던 대한제국의 풍경이 그려졌다.실패한 근대화는 대한제국을 식민지배의 길로 빠지게 만들었다.책 속 독인인들의 글에도 당대의 격정적인 시대상이 잘 드러난다.변화하는 동아시아 국제정세가 책에서도 느껴졌다.
독일인들의 교류는 경제적 측면에만 치중되지 않았다.조선의 자연은 물론 예술에도 관심을 보였다.우리의 전통예술은 서양의 예술과 다른 만큼 관심의 대상이 되기 충분했다.개화 이후에 변해가는 사회와 문화 속에서도 전통예술은 남아있었다.대한제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독일인의 글에 담긴 반응도 재밌다.이색적인 풍경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와 솔직한 생각도 눈에 띈다.동아시아에도 제국주의가 널리 퍼지고 열강들의 조선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대한제국과 독일의 관계가 우호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었다.이렇게 타 지역의 예술사를 탐구하고 예술혼을 존중해주는 마음이 소중한 시기였다.한편 백두산을 포함한 지리에 대한 연구 이야기도 읽어볼 가치가 있다.대한제국을 지형학적 관점에서 접근한 부분도 기존의 역사책에서는 보기 힘든 부분이다.대한제국의 역사, 이방인의 눈으로 보는 우리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