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픽션
조예은 외 지음 / 고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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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저자들의 상상력에 감탄했다.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펄프 픽션이 생각나게 하는 이 책에서는 여러 장르 소설을 만날 수 있다.그리고 그 장르 소설들은 독자의 흥미를 쉽게 끄는데 그만큼 자극적이면서도 강렬하기 때문이다.이야기의 수위가 다소 높지만 이야기 전개의 독특함과 속도감이 더 돋보인다.그리고 그 이면의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도 발견할 수 있다.책 속 햄버거에 대한 이야기는 입시를 둘러싼 평범한 이야기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서 어떻게 뒤바끼는지 보여준다.청소년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가정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안타까우면서도 현실적이다.

햄버거는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패스트 푸드다.그래서 햄버거를 소재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전개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떡볶이도 그렇다.한때 한식 세계화라는 말이 많이 유행했는데 그래도 떡볶이 세계화는 참신했다.햄버거와 떡볶이가 이렇게 심각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외국은 물론 외계까지 등장하는 폭넓은 배경을 갖춘 소설집이다.단편소설 하나하나에 창의력이 듬뿍 들어갔다.양식과 한식을 가리지 았고 음식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탁월하다.뱀파이어와 국정원의 등장도 그렇고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면 독자가 책을 내려놓지 못하는지 저자들은 잘 노리고 있는 느낌이다.음식을 둘러싼 이야기들은 우리의 주위를 돌아보게 만들고, 외계에서 온 존재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살인사건에 얽힌 이야기를 읽으면서 인간의 기억과 진실은 무엇인지 생각해봤다.우리는 흔히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직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또 우리는 진실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한 진실을 이해하는 일도 역시나 쉽지 않다.그런데 살인자가 정직하다니?정직한 살인자라는 말은 참 역설적이다.내용을 읽어보면 그 역설이 더욱 극적으로 다가온다.지하철도와 청소로봇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도록 이끌어준다.지하철 속 할아버지는 우리 역사와 전통이 현대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고민하게 만든다.또 청소로봇은 미래의 인공지능과 인간이 어떤 관계가 생겨나는지 상상과 걱정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다소 수위가 높은 부분이 있지만 장르문학의 맛깔스러움이 돋보이는 책이다.장르문학 애독자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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