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크리스마스

엄마의 크리스마스 ㅣ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3
쥬느비에브 브리작 지음, 조현실 옮김 / 열림원 / 2021년 12월

크리스마스는 행복한 날의 상징이다.종교적 의미로 출발했지만 종교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날이 되었다.그러나 크리스마스가 모두에게 행복한 날은 아니다.크리스마스에 행복하지 못한 모녀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문학 속에는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주 다룬다.사회에서 외떨어진 사람들이 보여줄 수 있는 정서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이 책에서도 그 정서가 잘 보여진다.그 소외감이 더욱 도드라지는 이유는 거기서 벗어나려고 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이 모녀는 독자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책을 읽으면서 크리스마스가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 모자는 이혼으로 인한 한부모 가정이다.이 책은 꼭 크리스마스가 아니더라도 이혼 이후의 가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든다.물론 크리스마스도 가족이란 무엇인지 묻는다.크리스마스 풍경에 맞지 않는 음식도 쓸쓸함을 더한다.이 책은 가족과 크리스마스 같은 익숙한 대상들을 돌아보게 만든다.크리스마스를 행복하게 보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다면, 심지어 누가 더 행복하게 보내는지 경쟁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그런 마음이 꼭 필요한지 묻는다.처량한 모자를 통해서 작가가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이라고 생각된다.그리고 좋은 어머니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도 담겼다.

때때로 문학은 우리의 통념을 흔들고 그 통념 너머를 볼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맡는다.이 책도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좋은 어머니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도와준다.책 속의 어린이 혹은 더 나아가서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어머니의 헌신 이전에 어머니도 사람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될 것 같다.그리고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목적지로 둔 경주가 무의미함을 깨닫게 된다면 더는 크리스마스를 전투처럼 억지로 바쁘게 보내지 않을 수 있다.크리스마스에 대한 통념이 하나의 기준이 되어서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요구하면 누군가는 막막함을 느끼고 심적으로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책에서 새삼 배우게 되었다.좋은 가족, 좋은 어머니, 좋은 크리스마스가 무엇인지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