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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형제들 - 친일과 항일, 좌익과 우익을 넘나드는 근현대 형제 열전
정종현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12월
평점 :
우리는 역사를 도식적으로 배운다.시대별로 국가 혹은 세력으로 구분해서 역사를 배운다.그러나 시대 안에 존재하는 사람들은 국가 혹은 세력으로 딱 구분되지 않는다.친일을 하는 사람도, 좌익인 사람도 일제와의 관계나 이념과는 다른 사연이 있다.한국의 굴곡이 많은 역사 속에서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는 뒷전이기 일쑤였다.이 책에서는 뒷전으로 밀려난 그 이야기들을 다룬다.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상대를 매국으로 규정짓는 일은 거의 상시적인 일이었고 그런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일은 제한적이었다.사람들의 연고와 권력구도가 엇갈리는 상황 속에서 그들의 고뇌가 어땠을까.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관용이 부족했던 시대를 돌아보면서 그 시대의 영향은 가족관계마저도 비켜가지 않았다.고귀한 이상은 복합적인 시대 상황은 물론 사람의 삶에 갈등과 혼란을 가져왔다.식민지 시기 우리는 민족의 독립과 항일이라는 지상과제를 가지고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현실과 타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이렇게 엇갈리는 길을 형제가 걷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개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사는 사람들도 가족들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지만 이때는 서로 다른 노선을 타게 되면 서로 존중하거나 공생할 수 없었다.복잡한 내면이 무시당하는 폐쇄적인 구조적 환경이 안타까웠다.
정반대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해방 이후에도 있었다.해방 이후에도 국내의 정치적 환경은 치열하다 못해 살벌했고 결국 분단으로 이어졌다.이 책을 읽어보면 주변부, 비주류의 이야기까지 다루는데 그점이 다른 책들에서 놓치는 실제의 삶을 더 와닿게 표현한다.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모두 졍치적 폭력과 차별은 끊이지 않았다.이력서에서 가족을 숨기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개인적인 한계와 비루함을 느낄수도 있지만 그런 모습이 우리 공동체의 현실이었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동아시아가 냉전의 분위기 속 북한의 침략은도 전쟁에 휘말리면서 이 비극의 역사는 더욱 길어졌다.파국으로 치닫는 정치적 격동은 계속되었고 이 책은 그 격동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을역사적 맥래 아래에서 인간적으로 관찰하고 있다.거대한 역사적 흐름 속 개인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