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공무원의 우울 - 오늘도 나는 상처받은 어린 나를 위로한다
정유라 지음 / 크루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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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정신질환 문제가 오랫동안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때문에 숨겨졌다.정신적 문제를 의학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숨기거나 회피하면 그 정도가 심해지는데도 말이다.이 책에서는 평범하고 어쩌면 모범적인 직업의 저자가 정신적 문제를 혜쳐나가는 이야기가  나온다.정신질환은 사회적으로나 한 개인에게나 크나큰 문제다.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한국사회는 경제성장 이외의 문제들을 뒷전으로 미루면서 경제성장에만 몰두했다.또 치열한 경쟁사회의 분위기 역시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는 사람에게 관대하지 않았다.이 책과 같이 정신질환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일은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데 도움을 준다.

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들의 문제로 고통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그 가까운 사람들에는 가족도 포함된다.책을 읽어보면 저자 역시 가족들과의 문제로 힘들어한다.가족들은 가깝기 때문에 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고, 상처 받은 이후에도 떨어지기 힘들다.저자의 마음 속 깊은 상처를 보면서 가슴 아팠다.가정폭력이 개인에게 남긴 아픔이 얼마나 오래 가는지 새삼 알게 되었고, 그 아픔을 진솔하게 고백하는 저자의 용기도 대단하게 느껴졌다.상처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그 상처를 직면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은 그저 묻어둬서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드러내야 한다.또 우울함에서 벗어나는데 자전적인, 자기 고백적인 글쓰기는 유용하다.이 책이 저자에게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 믿지만 무엇보다 다른 우울증 환자에게도 좋은 글이 될 수 있다.다른 우울증 환자도 이 글을 읽고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털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 책은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함께 용기를 내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책 속에서는 제때 치유되지 못한 저자의 상처, 흉터가 있었다.그 흉터는 치유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그저 묻어두기만 할 때에 비하면 훨씬 낫다.상처를 무시하기 위해서 괜찮다고 말하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나의 상처를 인정한 다음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서 괜찮다고 말한다면 위안이 될 수 있다.그 위안은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이다.어린 시절의 상처가 있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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