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람
잉그리드 고돈 그림, 톤 텔레헨 글, 정철우 옮김 / 삐삐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은 화가들은 주위를, 사람을 관찰한다.그리기 전에 관찰을 해야 되기 때문에 관찰을 그만두지 않는다.오랫동안 관찰하면 남들이 보지 못한 모습을 볼 수 있다.오랜 관찰의 결과로 남과 다른 생각을 하기도 하고 내 생각을 다른 각도로 볼 수도 있다.이 책 역시 그런 깊은 관찰에 기초하고 있다.책에서는 다소 딱딱하면서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그 절망적이지 않으면서도 절제된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이 책의 독특함을 느꼈다.심각한 그림과 진지한 글은 분명 생각해볼만한 거리들을 제공하고 있었다.그림과 글 속에 담긴 생각이 철학적으로 느껴졌다.

저자는 인간의 삶과 욕망에 대한 관점을 표현하고 있었다.우리의 욕망이 그림 속에도 들어있었다.그림은 사뭇 진지하게만 보여지는데 글과 함께 보면 달리 보인다.작가의 공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글 속의 생각들은 공상이지만 분명 관찰과 사색 위에서 이루어지는 공상이다.그 공상은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준다.사람의 바람은 그 사람의 인생을 담고 있다.예술작품을 보면서 저자의 인생과 사람을 보는 관점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감정이 없는듯한 표정 이면에는 인간적인 바람들이 있었다.그 바람들은 애달프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진정성이 있었다.

이 책은 분명 기묘한 느낌을 준다.무뚝뚝하고 어찌 보면 멍한 표정들이 반복되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표정은 저자가 자신의 영감을 전달하는 방법이다.저자는 자신의 영감을 연민어린 정서의 글로 써나갔다.글을 읽고 그림을 보면 연민이 느껴지기도 한다.연민은 공감에서 출발하는데 이 책의 표정들과 공감은 역설적이다.이 역설은 저자가 공감을 표현하되 절제해서 표현했기 때문이다.저자는 섬세한 독자가 글과 함께 그림을 읽어내도록 노련한 모습을 보여줬다.이런 독특한 책은 작가에게나 독자에게나 용기를 요구한다.하나의 모험이기 때문이다.책을 읽게 되면 용기를 낼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하게 되고, 깊이 있는 그림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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