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우에노 스테이션
유미리 지음, 강방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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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은 시대의 모순을 가장 빨리 알아챈다.노숙자 문제는 한국과 미국은 물론 일본에도 존재한다.일본 노숙자 문제를 다룬 이 책은 다른 노숙자 관련 책들보다 더 생생하다.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적이다.왜냐하면 저자는 현실에서 소재를 찾고 그 소재에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다.이 책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소설이지만 어느 다큐멘터리보다 생생하고 독자로 하여금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그 과정에서 우리는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그리고 그들의 처지를 헤아릴 수 있다.문학의 가장 큰 효능은 어쩌면 공감능력이 아닐까 생각된다.이 책은 소설을 통해서 우리가 저 멀리 나라도 언어도 다른 지역의 노숙자들에게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이는 문학이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다.

저자가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다뤘다고 해서 이 책이 무조건 어둡기만 하지는 않다.분명 어두운 소재도 어둡지 않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그것이 작가의 상상력이고 능력이다.그런 작가의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는가.연대와 인간애에서 나온다.노숙자들과의 인간적인 교류가 이 작품의 바탕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이 책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으로 구상되었고 지진 같은 자연재해는 물론 원자력 문제 같은 소위 인재까지 다루면서 일본 사회의 약자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여기저기 쫓겨나는 노숙자들의 처지도 그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그들 역시 한때는 일반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안타까운 마음이 커진다.

이 책은 저자의 삶과도 무관하지 않다.재일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삶 역시 소외된 사람들과 가깝기 때문이다.그런 저자의 삶이 책에 투영되어 있다.마치 소외의 역사를 밝히듯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상상력 혹은 취재력이 대단하다.일본의 역사가 흐르는 동안,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서민의 삶이 가지는 고달픔은 여전하다.가족관계에서 생기는 비극이 사회문제로 이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연민이 들지 않을 수 없다.일본의 경제, 복지, 사회문화의 문제까지 모두 이 책에 들어있다.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서 한 나라의 사정을 통찰력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니 감탄이 나왔다.우리가 즐겨본 도쿄올림픽 이면의 이야기가 씁쓸했다.어딜 가나 존재하는 사회적 차별은 당사자들을 고통스럽게 한다.우리는 차별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차별받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마치 사회학자의 글로 보이기도 하는 이 책은 노숙자 사회문제를 비롯한 현대사회의 어두운 면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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