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공 하늘 아래
신현수 지음, 최정인 그림 / 스푼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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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과거사는 양국 모두에게 상처를 남겼다.전쟁은 승패와 상관 없이 인간적인 아픔을 느끼게 한다.선량한 사람들도 그 아픔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전쟁은 더욱 더 비극적이다.이 책에서는 김수동 아저씨와 뚜언이 그런 비극적 상황 속에 놓여 있다.김수동 아저씨도 뚜언도 나쁜 사람이 아니고 전쟁을 결정한 사람이 아니다.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겪는 혼란과 내적 갈등은 더 고통스럽게 느껴진다.미국과 협력해야 되는 상황 속에서 파병은 불가피했다.전쟁의 참화 속에서 김수동 아저씨라는 한 인간은 수동적인 존재가 되어버린다.베트콩들을 때려잡자고 시작한 전쟁이었지만 전쟁은 결코 정의롭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베트남은 프랑스의 식민지였다.일본의 식민지로 고통받았던 한국의 입장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될 여지도 많다.또 베트남 전쟁은 통일을 두고 주도권 다툼을 벌인다는 측면에서 남북관계와도 겹친다.그래서일까 책 속에서 외부인을 경계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공감이 갔다.그 마을 사람들은 이념적인 이유가 아니라 자신들의 생존과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다.냉전시대가 사람들을 방어적으로 만들었다.순수한 뚜언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고 그 마음이 한국군 김수동 아저씨와의 좋은 인연으로 이어지지만, 폭격기가 날아다니는 하늘 아래에서 순수한 관계가 유지되기는 쉽지 않다.한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김수동 아저씨와 뚜언의 순수했던 관계처럼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느껴졌다.다문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다문화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은 한국 사회에서 뚜언과 같은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베트남 전쟁 중 한국은 베트남 전쟁에 파병된 우리 국군을 응원하는 군가를 불렀다.그러나 베트남에서 미군이나 국군의 작전은 베트남의 무고한 일반인들에게도 피해를 줬다.뚜안의 두려움과 의구심은 그래서 생겨났다.한국군의 베트남 대민 지원과 수동 아저씨의 인간적인 면모가 흐려지게 되었다.베트남 전쟁의 참여로 얻은 원조를 통해 성장한 한국 사회가 베트남 전쟁을 잊지 말아야 될 필요가 여기에 있다.부상과 후유증에 시달리는 우리 군인들 그리고 고엽제로 주위 환경이 파괴된 베트남인들 모두가 피해자인 측면이 있다.그런 피해자 중 한명인 고모의 목소리는 뚜언이 더 이상 김수동 아저씨를 마냥 친근하게 여기지 못하도록 한다.베트남의 전통과 베트남인들의 삶이 잘 담긴 이 책은 한 아이의 이야기에 지난 불행한 과거를 압축하고 있다.경제발전이라는 대가를 얻은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이 베트남에 있던 사람들에게는 어떤 광경으로 보였을지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태권도를 통해 문화적으로 교류하던 베트남믜 한 마을이 지옥으로 변해가는 상황을 읽어보면서 우리 역사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이 글은 컬처블룸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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