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과 환상 - 의학자가 걷고, 맡고, 기록한 세상의 냄새들
한태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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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의학자가 인문 분야에 이렇게 풍부한 소양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따.의학이라는 전문 분야에 통달하고 인문학에 대한 애정도 많은 저자가 대단하게 느껴졌다.사실 의학 중 기초의학 분야에는 의학과 인문학이 결합된 인문사회의학이 있지만 다소 소홀하게 다루어지는 편이다.의학도 결국 사람을 위해서 있고, 사람을 대상으로 사람이 실천하는 학문인 만큼 인문학적 이해도 필요하다.의학의 역사, 지역사회, 보건복지 체계에 대한 이해는 의사에게도 요구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저자는 이 책에서 냄새와 사람들의 삶을 함께 다루었다.왜 냄새를 다뤘을까 생각해보니 저자는 의사인 만큼 인간의 감각에 대한 이해도 충실하다.또 여러곳을 여행하며 이야기를 전달할 정도로 작가로서도 부지런하다.


동유럽이나 아프리카 같이 일반인들의 여행지로는 다소 뒷전인 지역도 다녀오면서 저자는 인간의 감각 중 하나인 후각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냄새와 인간은 어떻게 교류하는지에 초점을 뒀다.저자의 책을 읽으면서 문화인류학 도서에 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많은 문화인류학자들이 다양한 지역과 여러 민족들을 상대로 조사하듯 이 책에서도 여러 지역과 사람들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즐기는 여행과 목적이 있는 답사 중간 어디쯤에 있다고 보여지는 이 책의 발걸음은 우리가 맡아보지 못하는 냄새 혹은 맡더라도 충분히 생각해보지 못하는 냄새를 체험하고 마치 개인적인 경험처럼, 그러나 인간 신체와 신경에 대한 전문가인 저자의 전문성을 살려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냄새에 대해서 알아보는 일은 인간의 사고에 대해서 알아보는 일이고 더 나아가서 인간의 감정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그 기원에 대해 탐구하는 일이다.우리의 감성과 사고는 모두 감각에서 출발한다.감각을 기록한 이 책은 감각을 통해서 인간의 감성과 사고 양 측면을 모두 파악해가는 과정이다.감각을 음미하고 그걸 종합하는 존재가 인간이라면 그런 인간에게 비교적 덜 중요하게 여겨지는 감각이 후각으로 생각된다.그러나 후각 역시 인간이 감각을 감정으로 그리고 이성으로 발전시켜나가는데 중요한 작용을 한다.냄새를 향유하면서 인간은 판단의 근거를 늘려나간다.냄새에 대한 공부는 인간이 하는 이성적 판단에 대해서 보다 풍부하게 설명하는데 도움이 된다.냄새 공부가 문화 공부 더 나아가서 인간의 인지능력과 철학에 대한 상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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