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 일기 - 바닷가 시골 마을 수녀들의 폭소만발 닭장 드라마
최명순 필립네리 지음 / 라온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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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고 이런 일기도 다 있구나,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한 수녀님의 닭장 일기는 따스하면서도 충분히 재밌었다.닭장은 초라한 곳이 될 수 있지만 소박한 곳이 될 수도 있다.그 소박함 속의 평온함을 발견하는 일은 깨우친 사람만이 할 수 있다.그런 깨우침은 어디에서도 얻을 수 있지만 종교에서도 얻을 수 있다.수녀님의 일기는 유쾌하면서도 종교인다운 차분함이 느껴졌다.바닷가는 그 풍경이 모두 글쓰기에 적합하다.시골의 분위기는 사람에 대한 정과 사랑이 느껴지고 닭도 친구로 여기게 만든다.동물인 닭과 함께하면서 수녀님의 글도 보다 자연과 가까워지고 편안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성을 추구하는 종교인의 삶은 보통 사람들의 삶과 다른 측면이 있지만 결국 사람의 삶이다.사람의 인생에 굴곡이 있듯 종교인도 마찬가지다.물론 모든 순간이 드라마 같이 극적이지는 않겠지만 본인에게는 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그렇기 때문에 편한 마음을 가진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남에게 편한 마음을 가지라고 말하는 일은 쉬울지 몰라도 내가 직접 편한 마음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인은 쉽지 않다.자연과 하나되는 고간에서 살며 봄바람을 음미하고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며 사는 삶은 보다 편한 마음을 가지는 좋은 방법이다.그러나 현대의 문화는 이런 삶을 쉽게 긍정하지 못한다.우리는 학교에 앉아서 많은 지식을 배우지만 삶의 방식에 대한 지식은 충분히 배우지 못한다.


삶의 방식에 대한 지식을 배우려면 우리는 원천에 집중해야 한다.삶의 원천은 가을에 낭만을 즐기고 나와의 인연을 존중하는 인간적인 삶을 생각하면 쉽다.그런 원천을 잘 알게 되면 비록 부족함이 있더라도 회의감보다는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실망하더라도 지나친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고 그저 한해를 정리하는 겨울의 마음으로 차분하게 넘어갈 수 있다.수녀님은 이미 그런 경지에 오른게 아닐까 싶다.물론 그런 삶은 그저 하나의 로망일 수 있다.그러나 어떤 일을 겪더라도 그걸 내 안에서 잘 마무리하는 일은 중요하다.그것이 감사로 끝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세상은 하나의 생태계다.따라서 돌고돈다.이런 깨달음을 얻고나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잘 견디고 또 성장할 수 있다.수도자는 이런 깨달음을 종교적 배움으로 혹은 무의식 속에서 경험을 통해 체득한다.한 시골 수녀님의 따뜻하고 정겨운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 카페를 통해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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