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크라잉 북 - 지극한 슬픔, 은밀한 눈물에 관하여
헤더 크리스털 지음, 오윤성 옮김 / 북트리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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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문화, 예술에 대한 박식한 지식에 놀랐다.그리고 예리한 인용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저자는 대학에서 작문을 가르치는 시인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일까 책에서는 갖가지 문학 작품과 심지어 과학서도 인용된다.분야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독서가 울음이라는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로 조명할 수 있게 도와준걸로 생각된다.과학은 물론 역사와 문학 그리고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평을 내놓는다.저자의 사회비평은 인종, 젠더, 환경 이슈를 뛰어넘어서 사회 전반에 걸쳐 이뤄지는데 그것은 저자가 그만큼 사회문화 전반에 소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저자는 풍부한 감성과 날카로운 시선을 모두 가지고 있다.눈물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책이 흐릿하거나 막연하지 않다.


우리는 흔히 울음을 감정적 결과 혹은 기껏해야 생리적 결과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울음, 눈물에 대해서 연구했다.이 책은 그런 연구결과를 모아놓은 보고서는 아니지만, 보고서보다 함축적이면서도 깊이있게 눈물에 대해서 성찰한다.과연 인간에게 눈물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인간적으로 보이지만 인간만의 특성은 아니다.그러나 여전히 눈물은 인간성을 상징한다.눈물에 대해서 책이 하고 있는 질문이나 독자가 하고 있는 질문은 과학적 질문을 넘어선다.정작 눈물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는 기껏해야 근대에 들어와서 이뤄졌다.눈물에 대한 인문학적 탐구는 그보다 오래되었고 덕분에 우리는 눈물에 대해서 이전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다.그리고 우리가 눈물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관점과 비교할 수 있다.우는 순간 우리는 무너지지만 그런 순간에 대한 관점은 사람마다 다르다.비이성적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고 감정을 정화시킨다고 긍정하는 사람도 있다.


우는 순간이 침착하지 않은 순간임은 분명하다.그러나 과연 낭비적인 순간이냐고 물으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눈뭃이 우리를 정화해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감정을 내뱉게는 해준다.감정을 내뱉고 여유가 생기면 우리는 생각할 수 있다.지금 상황에서 더 나은 길에 대해 생각해보고 움직일 수 있다.눈물에 대한 아이디어들은 눈물이 연민을 불러일으키고 또 당장에는 대화를 어렵게 만들지만 서로 공감하면 더 친밀한 관계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우는 사람을 어떤 지성인들은 비이성적이라고 말하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감정을 표출하는 과정도 인간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라고 인정할 수도 있다.예술은 물론 종교와 인류학의 영역까지 인용하는 이 책에서 개인적인 대화와 인연들의 등장도 흥미롭다.개인에게는 학문뿐만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도 당연히 많은 영향을 준다.저자의 눈물에 대한 생각이 보다 풍성해지도록 도와준 사람들이다.책은 다소의 공백을 포함하고 있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이 독자로 하여금 더 깊이, 나만의 생각을 할 수 잇는 기회로 여겨진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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