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 - 우울증을 겪어낸 이들의 편지
제임스 위디.올리비아 세이건 엮음, 양진성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평점 :
요즘은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났을뿐 아니라 그 우울증을 스스로 밝히는 경우도 늘어났다.그러나 빨리빨리를 강조하며 급속하게 성장한 우리 사회는 아직 이런 개인의 정신적 문제에 대처하는데 미숙한 면이 있다.특히 우울증 환자에게 말을 잘못해서 상처를 주는 경우도 많다.그건 아마도 특별한 악의가 있다기보다 우울증을 겪지 않은 사람이 우울증 환자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크다.책에는 우울증을 겪었던 사람들의 편지가 나와있다.상담 전문가 두 사람이 이 편지를 엮었다.어떤 고통이건 머리로만 아는 고통과 가슴으로 아는 고통은 다르지 않은가.그런 측면에서 우울증 환자들에게 이 책 속의 편지는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있듯 아픈 사람들끼리 위로하면서 치유의 길로 걸어나갈 수 있다.
우울증은 단순한 정신상태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병이다.그렇기 때문에 치유의 길은 생각보다 쉽거나 단순하지 않다.또 치유 과정에서 의학적인 도움이 꼭 필요하다.의학적인 도움과 함께 사람들의 공감도 필요하다.그러나 주변인들의 공감도 한계가 있다.치료 과정에서 의사의 진료와 처방도 시간에 쫓기기 때문에 더 나은 공감과 조언을 기대하게 될 수 있는데 그럴 때 우울증이라는 절망의 시간을 이미 견뎌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도움이 된다.우울증을 이미 겪었던 사람들은 우울증 환자의 처지에 대해서 보다 깊이 있게, 감싸주는 마음으로 대할 수 있다.우울증 환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고립감에서 해방되어 더 나은 길을 바라볼 여유가 생긴다.가족과 의료진도 다하지 못하는 일을 그들이 대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주변의 무지와 편견, 일에 치여서 기계적인 의료진에 대한 실망으로 상처 받았다면 치유의 길을 걷는데 무기력해지기 쉽다.그러나 이미 이 길을 걸어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내 처지에 대해서 보다 평온해지고 내 삶에 대한 희망을 되찾게 된다.
우리는 우울증에 걸리면 행복하기 어렵고, 행복하려면 우울증 환자가 우울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우울증은 금새 극복하기 어렵다.따라서 우울증 환자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좋겠다.우울증 환자도 자신만의 소망이 있고 꿈이 있다.다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사람에게 사랑받는다면 얼마든지 행복을 유지하는 일도 가능해진다.활력 넘치는 우울증 환자는 모순적인 말처럼 들리지만 우울증 환자들이 나약한 사람들인가?그렇지 않다.비록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우울증에서 벗어나는데 오래 걸리더라도 행복할 수 있다.그러려면 우울증이라는 현재의 상태를 받아들여야 한다.우울증 환자가 우울증을 피하려고만 하면 오히려 우울증에 지는 상황이 되어버린다.우울증을 받아들여야 우울증이 있어도 괜찮은, 우울증을 관리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우울증 환자에게 중요한 부분이 이런 부분이다.우울증이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괴로워하거나 피하기보다 자책은 그만두고 나 스스로를 존중하면서 우울증을 이겨내는 일이다.내 건강에 진심을 쏟고 내 상태를 개선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거기에 의미를 두자.그러면 비록 현재 상태가 어둡더라도 내 마음은 점차 나아질 수 있다.그런 일에 이 책 속 편지가 분명히 도움을 줄거라 믿는다.혹시 본인이 우울증 환자거나 주위에 우울증 환자가 있을 경우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