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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 폴리스 - 홍준성 장편소설
홍준성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4월
평점 :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 이야기의 크기가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또 그러면서도 이야기에 빈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짜임새가 있었다.저자는 철학을 정공한 작가인데 그래서 그럴까.책에서는 철학적 사유가 매우 깊이 묻어난다.또 철학적, 역사적으로 중요한 말을 인용하기도 한다.소설을 통한 철학 공부의 느낌도 준다.그러나 단순히 철학에서 그치지 않는다.역사는 물론 여러 문화와 다양한 예술적 이야기까지 모두 책에 담아냈다.그렇기 때문에 저자의 박식함에 놀랐다.
여러 분야의 지식을 두루두루 잘 갖추고 있는 저자의 행보는 마치 움베르토 에코를 생각나게끔 만든다.지식과 사유에 기반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두번째 작품인데도 아직 할말이 많다는듯 거침없이 이야기를 쏟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인간의 역사를 다룬다고 하지만 결국 그 역사는 현대에 닿는다.어쩌면 책을 읽으면서 현대 인간사회를 생각해봐도 좋을 것이다.무게감이 있는 이야기지만 독자가 부담을 느끼기보다 오히려 빠져들게끔 글을 썼다.젊은 작가가 이렇게 장대한 서사를 글로 써낼 수 있다니 놀라웠고 응원하게 된다.
이 책은 인간사를 관통하는데 특정 시대나 지역을 뛰어넘는다.주인공 42의 이야기는 모든 역사와 삶의 이야기를 담고있다.결국 42의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비판적, 우화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글에는 활력이 엿보인다.한 문장, 한 문장마다 작가의 고민이 서려있다는 느낌을 받았다.인물의 대사를 활용해서 역사와 철학에 대한 견해를 표현하는데 내 생각에 그것은 단순한 가르침이 아니라 대화다.다양한 텍스트들을 읽어서 또 그것들을 엮어서 만든 내 생각을 밝히고 독자의 생각을 기다린다.지적 탐구 그리고 철학과 역사의 상징성 있는 이야기들을 동반한 문학이라니 정말 매력적이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