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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릴 수 있었던 여자들 - 죽음에 이르는 가정폭력을 어떻게 예견하고 막을 것인가
레이철 루이즈 스나이더 지음, 황성원 옮김, 정희진 해제 / 시공사 / 2021년 3월
평점 :
일시품절
사회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더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정폭력에 대한 주목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그러나 가정폭력에서 주로 분개를 일으키는 부분은 아동학대고 남편의 아내에 대한 폭력은 덜 주목받고 있다.어쩌면 가정폭력이라는 말 자체가 이 폭력을 가정 내에서 해결하도록 떠넘기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가능하다.다행히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고 교육이 강화되면서 가정 폭력 중 성폭력에 대한 대처는 개선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가정폭력은 범죄사건 중에서 다루기 까다로운 영역에 속한다.이 책에서는 문학 교수 출신의 여성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가정폭력의 이면, 숨겨진 배경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가정폭력은 단순한 폭력을 넘어서 사회의 건강에 해악을 끼치고 심지어 여성들의 활동을 위축시켜서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또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가해자 처벌을 넘어서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당사자들이 폭력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지원까지 필요로 한다.그런 측면에서 법제를 갖추는 것은 물론 법제를 갖춘 이후에 당사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종교적, 문화적인 이유로 이혼을 죄악시하고 이미 폭력으로 무너진 가정을 지키려고 애쓰는 여성들을 보면서 애처롭지만 그나마 남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배우자의 폭력에 대해서는 충분히 대처해야 된다.그러나 가정폭력으로 인간성이 무너지고 고통스러워하는 여성들은 더 깊은 수렁에 빠지면서까지 참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그래서 사회적 공론화와 예방이 중요하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가정폭력, 더 정확하게는 가정 내 여성에 대한 폭력이 범죄로 다뤄진 것은 얼마 되지 않는 일이다.그래서 비교적 주의를 덜하게 되고 사소한 일로 처리하려는 분위기가 아직 사회에 남아있다.가정폭력이 범죄 그것도 남성과 여성 사이에 존재하는 힘의 역학 문제라는 측면도 같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가정폭력이 당사자에게 입히는 상처를 감안하면 피해 여성에 대한 지원과 보호에 힘쓰는 일은 아직도 부족하겠다.물론 가정폭력에 피해를 입는 남성들도 있지만 피해자의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것은 더 나아가 남성성의 부정적인 측면 때문인 부분도 있다.이런 부분까지 종합해서 살펴보면 가정폭력의 현실을 변화시키는데 남성도 동참해야 된다.가정폭력 정책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도록 정책도 세심하게 짜야 한다.피해여성이 자신의 상태를 알리는데 수치심 때문에 힘들어하거나 사건처리 이후에 낙인 때문에 사회생활이 힘들어지지 않도록 범죄사건 처벌에만 그치지 않고 사후관리도 신경쓰는게 마땅하다.가정폭력 특히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